서범수 의원, 경찰관 9285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경찰관, 일방 행정업무 가중 우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일선 경찰관 14%만 정부가 추진하는 자치·국가·수사 경찰을 한 지붕 아래에 두는 '자치경찰 일원화 모델'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경찰관은 자치경찰과 국가경찰을 분리하는 자치경찰 이원화 모델을 지지한 것.
10일 서범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에 따르면 서범수 의원실에서 지난 2일부터 5일 동안 경찰관 928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자치경찰제 도입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13.6%만이 일원화 모델에 찬성했다. 반면 응답자 64.8%는 지방경찰청과 자치경찰본부를 분리하는 이원화 모델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일선 경찰관들의 목소리가 담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 의원실은 일선 파출소장 급인 경감과 경위 이하 경사, 경장, 순경 등 경찰 실무 직급으로 구성된 경찰 직장협의회 소속 경찰관에게 설문조사를 했던 것.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자료=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 2020.09.10 ace@newspim.com |
일선 경찰관들은 자치경찰 업무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원화 모델로 했을 때 자치경찰이 지방자치단체 일반 행정업무까지 떠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치경찰 지휘·감독 권한은 선출직인 시·도지사가 갖기 때문이다.
일원화 모델 도입 시 보완해야 할 점으로 일선 경찰관은 ▲지휘·감독권 변경에 따라 일반 행정업무 부과 가능성 차단(48.1%) ▲국가·자치·수사 사무 업무분장 모호성 보완(27.8%) ▲자치경찰 사무 인센티브 확충(11.3%) ▲토호세력 유착 가능성 선제적 대응(5.3%) 등을 꼽았다.
서 의원은 "자치경찰제 도입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 여론이 매우 높다"며 "국민과 경찰 내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서 향후 자치경찰 도입 관련 국회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김창룡 청장은 이날 오전 행안위에 참석해 "충분히 설명하고 일선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수렴된 의견을 법안 논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수사권 조정 등으로 비대해진 경찰 권한을 분산하고자 자치경찰 도입을 추진 중이다. 경찰을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경찰, 지역 치안을 담당하는 자치경찰, 수사경찰로 나누는 게 특징이다. 정부는 당초 자치경찰과 국가경찰을 완전히 분리하는 이원화 모델을 추진했지만 최근 하나의 조직에 두는 일원화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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