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반값 영화 이벤트 및 뮤지컬 신작 홍보
소비쿠폰 발급 중단해놓고, '문화가 있는 날'은 홍보는 계속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300명대를 기록하며 3차 대유행으로 들어선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연말 영화나 뮤지컬 관람을 장려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방역당국은 외식과 문화생활을 장려하는 소비쿠폰 발행을 중단하고 가급적 집 안에 머물 것을 당부하는 반면, 문체부는 '문화가 있는 날' 반값 영화와 뮤지컬 신작 대국민 홍보를 하며 엇박자를 연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25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해 지난 23일부터 12월 6일까지를 '지친 나에게 휴식을 주는 시간, 문화처방위크'로 지정하고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다. 문체부는 카카오톡 '문화가 있는 날' 채널의 친구 추가된 국민들에게 이벤트 메시지를 일괄적으로 보냈다.
수도권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들어서면서 소비쿠폰 발행은 중단했지만, '문화가 있는 날' 이벤트는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문체부는 다양한 문화시설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했다. 2014년 1월 29일 처음으로 시행됐으며 전국 주요 국·공립 박물관, 미술관, 고궁 등을 무료로 관람하거나 영화와 공연을 할인하는 등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는 매달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해 카카오톡 친구 추가된 국민에게 반값 영화 등 각종 공연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11월 문화가 있는 날 반값 영화, 8월 문화가 있는 날 반값 영화. 2020.11.25 urim@newspim.com |
문체부는 이날 5000원에 볼 수 있는 반값 영화를 소개하며 줄거리와 예고편을 첨부했다. 또 여러 공연을 추천하면서 12월 보고 싶은 뮤지컬을 뽑아 제목과 그 이유를 댓글로 남기면 3만원권 팥빙수 상품권을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24일부터 수도권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수능을 앞두고 있는 만큼 국민을 향해 "연말을 맞아 계획하고 있는 각종 모임을 최대한 자제해 주시고 필수적인 활동 이외에는 가급적 집 안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기획재정부와 문체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부처는 지난 22일부터 소비쿠폰 발행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할인권을 이미 발급받은 경우라도 이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한쪽에선 '집 안에 머물러 달라'하고 한쪽에선 '할인 공연을 보라'고 홍보하는 모순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쿠폰은 정부가 숙박‧관광‧공연‧영화‧전시‧체육‧외식‧농수산물 8대 분야에서 소비할 때 할인 혜택을 제공해 코로나19 시국에서 소비 진작을 늘리려는 정책이다. 정부는 지난 7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소비쿠폰 예산 1864억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8월 첫 발급을 시작하자마자 광화문 집회로 인한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들어섰고 3일 만에 사업을 전면 중단하게 됐다. 각종 공연이 취소되던 당시에도 문체부의 8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반값 영화 등 이벤트 홍보는 계속됐다.
더욱이 문체부는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으며 홍보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여 논란이 가중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라고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아니다. 방역 지침 준수하면서 홍보하고 있다"며 "문화가 있는 날 홍보는 매달마다 보도자료를 냈는데 지금은 코로나 시국이라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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