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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운임 주고 보낸 컨테이너, 도착은 '하세월'…수출기업들 이중고

기사입력 : 2020년12월09일 06:08

최종수정 : 2020년12월09일 06:08

고장난 배 빼고 모두 투입해도 물동량 감당 못해
컨테이너 구하기 '하늘의 별' 해운 운임 매주 최고치
밀려드는 물동량에 화물 정시성 역대 최저 수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스타트업 화장품 기업인 A사. 미국 바이어와 계약한 제품을 현지로 보내기 위해 비싼 운임을 주고 미국행 선박을 간신히 구했다. 최근 컨테이너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배를 구한 것 만으로도 다행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LA에 도착한 선박이 앞서 들어온 선박들로 인해 짐을 내리지 못한 것. 배가 6일이나 바다 위에 떠 있어야 한다는 사정을 듣고 현지 바이어를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해운 운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 항만의 체선(滯船)까지 극심해지면서 수출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하반기 물동량 급증으로 미국 주요 항만에 배가 몰리면서 짐을 내릴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말 그대로 '해상 교통체증'이 극심한 상황이다.

최근 LA 등 미국 서부 주요 항구의 경우 평균 5~6일을 해상에서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업체 입장에서 비싼 운임으로 보낸 짐을 제시간에 보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 매주 사상 최고치 경신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운 운임의 기초가 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사상 최고치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지난 4일 기준 2129.26을 기록해 전 주 대비 80.99포인트 올랐다. 컨테이너 1개 당 운임이 2129.26달러라는 의미다. SCFI가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다. 지난 1월 첫째 주 SCFI는 1022.72로, 1년여 만에 해운 운임이 두 배 가량 올랐다.

운임 폭등의 이유는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 위축을 우려해 선복량을 줄였다. 하지만 하반기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짐을 실을 컨테이너 박스도, 컨테이너 박스를 운반해 줄 배도 모두 구하기 힘들어졌다.

프랑스 해운산업 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세계 미운항선박율이 지난 5월말 역대 최대치인 11.6%까지 증가한 후 11월 현재 역대 최저치인 1.5%까지 줄었다. 선박 고장, 수리 등으로 운항이 불가능한 선박 외에는 모든 선박이 투입되고 있다는 뜻이다.

HMM 관계자는 "올 3분기는 물류시장의 전통적인 성수기인 데다, 상반기 셧다운 상태에 돌입한 공장이 늘면서 출하되지 못했던 물량이 하반기 들어 출하 수요가 급증한 탓에 물량이 급증했다"며 "여기에 미국의 재난지원금 지원으로 소비가 급증한 것도 운임 상승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HMM 컨테이너선이 美 LA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HMM]

◆비싼 운임 줬는데 현지 도착 시간은 더 늦어

수출업계의 고민은 비싼 운임 뿐만이 아니다. 비싼 운임을 주고 짐을 배에 실었지만 정작 배가 제 시간에 도착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해운 전문지 JOC에 따르면 아시아~북미 화물의 정시성이 지난 2011년 지표를 첫 발표한 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정시성 지표는 정해진 시간까지 운송된 비중을 의미하며, 11월 기준 아시아~북미항로 정시성은 34.5%로 이는 전년 동월 대비 약 14%포인트 감소했다. 11월 마지막 주에 LA항, 롱비치항에서만 20여 척의 선박이 항만 혼잡으로 해상에서 대기해야 했다.

10월 기준 세계 화물 정시성은 52.4%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는데, 이는 9월 대비 3.6%포인트, 2019년 10월 대비 26.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10월 기준 전 세계 평균 지연일은 4.86일로 이는 2019년 10월 대비 4.11일 증가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셧다운(shut-down)' 해제 후 경제 활동 본격 재개하면서 컨테이너 물량이 급증했다"며 "북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화물 정시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적선사 HMM도 고민, 컨테이너·터미널 추가 확보 나서

국적 선사인 HMM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HMM도 국적 선사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빠듯한 선박 운항 일정을 쪼개 미국행 임시 선박을 띄우고 있다. 하지만 정시율을 보면 글로벌 해운사들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

HMM은 낮은 정시율이 극심한 항만 체선이 발생한 미주항로의 구성이 타사(10~18%) 대비 35%로 월등히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임시 선박은 사전에 예약된 선박이 아니기 때문에 기항지나 기항 일시 조정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도 낮은 정시율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HMM 관계자는 "디얼라이언스와 정시성 개선 방안을 협의 진행 중에 있으며, 향후 정시성 제고를 위해 가능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대책도 추진 중이다. HMM은 우선 부족한 컨테이너 확보에 나선다. HMM은 지난달 드라이 컨테이너 박스 4만3000대, 리퍼(냉동·냉장) 컨테이너 박스 1200대 등 총 4만4200대의 컨테이너를 구입하기 위해 229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내년부터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대를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예정으로, 이 선박에 실을 컨테이너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혼잡한 미주 서안의 터미널 추가 확보도 검토 중이다. HMM은 지난 10월 이사회에서 '미서안 터미널 신규 확보 계획'을 보고받았다. 현재 미국 롱비치항에 보유하고 있는 터미널만으로는 처리할 수 있는 화물량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HMM 관계자는 "대기업-중소기업의 대미 수출 활로를 찾기 위해 각지에서 유휴 선박을 찾아내고 미주 서안 항만 하역을 위해 밤새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 사태가 해소될 때까지 앞으로도 임시선박 투입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동원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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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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