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과로로 사망한 택배기사 16명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롯데택배 소속 30대 택배기사가 사망한 채 발견되면서 과로사 방지 대책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요구가 높아졌다.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23일 서울 중구 롯데 글로벌로지스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과로사 대책을 이행하지 않은 롯데택배는 국민 앞에서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택배 수원권선 세종대리점 소속 택배기사 박모(34) 씨는 이날 오전 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지난 7월 1일 입사한 박씨는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해 오후 9시까지 장시간 일했으며 고강도 노동에 체중이 20kg이나 빠졌다고 한다. 박씨는 특히 택배 물량이 쏟아지던 추석명절기간에 매우 힘들다고 주변에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롯데택배 무기한 전국 총파업을 선언한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단지 롯데택배 물류창고의 컨베이어벨트가 멈춰있다. 2020.10.27 pangbin@newspim.com |
대책위는 "고인이 일했던 터미널에는 롯데택배가 투입을 약속했던 분류작업 인력이 전혀 투입되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사망 전주에는 고인이 직접 분류작업을 오후 2시까지 하였으며 그 이후 시간부터 250개 수준의 물량을 배송했다. 결국 고인은 장시간 노동과 과중한 노동 강도로 과로사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택배사들이 발표한 과로사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어야만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멈출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여전히 현실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롯데택배는 지금 당장 택배노동자의 과로사에 국민 앞에 사과하고, 유가족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 벌써 16명의 택배노동자 과로사로 쓰러졌는데도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될 생활물류서비스법은 현재 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간 대치로 인해 임시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국회는 정쟁을 중단하고 생활물류법을 연내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올해 과로로 사망한 택배기사는 박씨를 포함해 총 16명이다. 대책위는 추석을 앞두고 택배기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서브(Sub·지역) 터미널 2067명 등 택배 분류작업 인력을 충원하기로 한 정부와 택배업계의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과로사가 재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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