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보호수용법 제정안 반대
황보승희 의원 "전문가·여론 수렴 등 공론화 해야"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아동 성범죄를 저지르고 12년 동안 감옥에서 지낸 조두순이 출소한 이후 대두된 보호수용법 제정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헌법상 기본권 침해가 명백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보호수용법 제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21일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인권위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인권위는 지난해 10월 법무부가 의견조회를 요청한 보호수용법 제정안에 대해 "자유의 박탈이라는 본질에서 형벌과 차이가 없으며 거듭처벌과 기본권 침해 소지가 크다"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회신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과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보호수용법 제정안은 성폭력 범죄 또는 살인 범죄를 저지르는 등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은 사람들을 형기 종료 후 일정 기간 수용한다는 게 핵심이다.
인권위는 "세부적인 규율에서 김병욱 의원안과 양금희 의원안이 상당한 차이를 두고 있으나 사회 방위를 위해 보호수용을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며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양형의 적절성 보완과 형벌 집행에서의 교정 및 교화 기능의 보완, 범죄 피해자 보호방법의 실질적 강화 등의 방법으로 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산=뉴스핌] 박승봉 기자 = 12일 오전 6시 40분쯤 조두순(68)이 서울시 구로구 남부교도소에서 출소해 경기 안산시에 도착했다. 2020.12.12 1141world@newspim.com |
특히 인권위는 "보호감호를 헌법상 이중처벌 금지의 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판단해 이를 폐지한 후 진일보해 왔는데 제정안 입법 내용은 이를 다시 보호수용이라는 이름으로 되살리는 것에 다름없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보호수용법 제정안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여론 수렴 등 공론화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
황보 의원은 "흉악범이 거주지로 복귀할 경우 지역사회에 미칠 불안과 공포를 막아야 한다는 입법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위헌 소지가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상임위의 심도 있는 논의와 각 분야 전문가의 여론 수렴 등 공론화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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