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르면 3월 뉴욕증시 상장 전망...최대 5조 조달도 가능할 듯
배달 업계, 쿠팡 실탄 확보에 긴장...쿠팡 요기요 인수 후보군으로 급부상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하고 수조원의 실탄 확보에 나서면서 배달 업계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인 쿠팡이츠 사업 확장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수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요기요 인수에 투자금을 활용해 배달 업계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배달 업계에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 이미지. 2021.02.18 nrd8120@newspim.com |
◆뉴욕증시 상장 앞둔 쿠팡, 최대 5조 조달도 가능할 듯...배달 업계 긴장
1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이르면 다음 달 뉴욕 증시에 상장할 전망이다.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상장 절차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앞서 쿠팡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한 S-1 신청서류를 제출했다.
아직 주식 수량과 공모가격 범위 등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최소 10억 달러(1조1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러한 투자금 규모는 미국 증권법에 따라 등록 수수료 계산을 위해 적어낸 명목상 수치로,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미국 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도 2014년 SEC에 제출한 신고서에는 목표 금액으로 10억 달러를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217억 달러(23조9655억원)를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미국의 배달 앱 1위 사업자 도어대시의 기업가치는 160억 달러였다.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금액은 3조6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쿠팡의 기업가치는 300억~500억 달러(33조~55조원)다. 도어대시보다 3배 넘는 평가액이다. 쿠팡이 더 큰 규모의 실탄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쿠팡이 이번 상장으로 끌어모을 수 있는 자금 규모를 3조원에서 최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쿠팡이 수조원대의 실탄 장착할 가능성이 커지자 배달 업계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어디로 향할지에 대한 경계심이다. 쿠팡이츠나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이츠 2020.12.02 nrd8120@newspim.com |
◆요기요 인수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배달시장 영향 제한적" 지적도
업계는 특히 매물로 나온 '요기요 인수전' 참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쿠팡은 상장 신고서에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고서에는 "자금의 일부를 보완적 사업과 제품·서비스 또는 기술의 인수 또는 전략적 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며 M&A 가능성을 열어뒀다.
요기요 몸값도 당초 2조원에서 1조원대로 낮아지면서 쿠팡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쿠팡에게 요기요는 매력적인 투자처다. 쿠팡이 매물로 나온 요기요를 인수하면 단숨에 2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
요기요가 매물로 나온 직후 쿠팡은 인수 후보군으로 줄곧 거론돼 왔다. 다만 당시 쿠팡이 유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으로는 요기요 매각가를 충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인수전에는 뛰어들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쿠팡이 뉴욕증시 상장 계획을 밝히면서 요기요 인수 후보군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다만 쿠팡이 요기요 인수전에 참전하지 않더라도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배민도 맞대응 차원에서 자금을 투입할 수 밖에 없어 배달 업체간 출혈 마케팅 경쟁이 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앞서 쿠팡은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의 시장 안착을 위해 사업 초기 배달 수수료를 건당 최대 2만원 이상까지로 높이며 배달 경쟁에 불을 지핀 선례가 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주요 배달앱 월사용자 수 비교 현황. 2021.01.22 nrd8120@newspim.com |
쿠팡이츠는 이러한 공격 마케팅으로 배달 앱 1위인 배달의 민족와 2위인 요기요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배민 이용자는 1715만명, 요기요는 774만명으로 집계됐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의 상승세는 무섭다. 쿠팡이츠 이용자 수는 같은 해 1월(27만명) 대비 10.7배 급증한 284만명이다.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격차도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쿠팡이츠의 전국 점유율은 5%에 머물러 있지만 서울로 서비스 지역을 국한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서울에서는 점유율이 10%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서는 4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쿠팡이 상장 이후 쿠팡이츠의 사업 확장을 위해 마케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상장 후 자금을 조달하면 쿠팡이츠 사업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서비스 지역을 전국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배달 기사, 자영업자, 소비자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투입해 점유율을 늘리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팡 상장이 배달 업계에 미칠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수익성이 크지 않은 쿠팡이츠보다는 성장성이 큰 풀필먼트(full-fillment)물류센터나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에 더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그동안 아마존 모델을 답습하고 있다"며 "아마존도 온라인 커머스가 아닌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쿠팡도 수익이 나지 않는 배달 앱에 돈을 퍼붓는 대신 풀필먼트 물류센터나 OTT 등 자금을 투입해 수익을 내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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