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미만 미혼 자녀, 부모와 개별가구로 인정할 것 '권고'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5일 30세 미만 미혼 자녀를 원칙적으로 부모와 '개별가구'로 인정하도록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개선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미혼인 20대 청년들이 부모와 '동일가구'로 묶여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따르면 국가는 가구 소득과 재산을 고려해 수급자를 선정하고 급여를 지급할 때 원칙적으로 '미혼 자녀 중 30세 미만인 사람'은 주거지가 달라도 부모와 동일가구로 간주한다.
이로 인해 20대 미혼 청년들이 사각지대에 있다고 인권위는 지적했다. 20대 미혼 청년들이 학업이나 취업을 위해 집을 떠나 다른 지역에 살 때도 부모와 같은 가구로 묶여 급여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급자로 선정되더라도 부모 소득과 재산이 반영되므로 실제 수급액은 1인 가구 수급액보다 적어진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글로벌 일자리대전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채용공고게시판을 보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외취업 행사로 일본과 미국, 호주 등 15개국 해외기업 188개사가 참가했다. 2018.05.21 deepblue@newspim.com |
최근에는 청년 1인 가구 증가로 사각지대가 커지는 상황이다. 인권위가 빈곤청년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한 결과 20대 청년 1인 가구는 2000년 50만7000가구에서 2018년 102만가구로 지난 18년 동안 2배 늘었다.
특히 2018년 가처분 소득 기준 혼자 사는 청년 빈곤율은 19.8%로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 빈곤율 8.6%보다 2배 높았다. 인권위는 지난해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 충격으로 청년층이 직격탄을 맞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권위는 "20대 청년을 자유롭고 독립적인 성인으로 인정하는 제도 개선이 바람직하다"며 "빈곤에 처한 20대 청년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치부하지 않고 현재 불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혼과 비혼 증가로 20대 1인 가구 수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연령과 혼인 여부에 따라 달리 적용하기보다 만혼 또는 비혼의 증가, 청년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변화를 반영해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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