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신구대결, 세대교체 아닌 변화 열망"
"차기 대통령, 5년 임기 내려놓을 준비도 해야"
"이제는 이명박·박근혜·이재용 다 사면할 때다"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당대표가 되는 사람이 대선 플랫폼을 매력 있게 짜야 한다. 그 기준은 100% 국민 경선이 돼야 한다."
차기 대선에 도전장을 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뉴스핌과 가진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당밖 야권 대선 주자들의 영입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영입은 근본적으로 찬성한다"며 "그 사람들이 당내 기반이 있는 게 아니지 않나. 꽃에 향기가 있어야 벌이 날아들 듯 플랫폼을 향기롭게 짜야 한다. 결국 '내가 저 당에 들어가도 100% 국민 지지도만큼 평가 받을 수 있겠구나'하는 믿음을 시스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5.25 kilroy023@newspim.com |
그는 "윤 전 총장, 홍준표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국민의힘으로 다 들어오라는 것"이라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단계별로 국민적 선호도를 압축해 나가면 된다. JTBC 싱어게인이나 TV조선 미스터트롯 같은 과정을 거쳐서 각 후보들의 철학과 스토리를 보여주면서 국민적 기대를 받은 누군가 (대선 후보로) 탄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3의 공간에서 후보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 한다"며 "어떤 경우든 단일화는 꼭 해야 한다. 현 정부의 연장은 대한민국 미래에 역행하는 재앙이다. 최종 후보가 누가 됐든 단일화는 반드시 대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론조사 상 야권 대선주자 1위로 나타나는 윤 전 총장을 두고는 "고마운 존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국민의힘 플랫폼에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 정부에서 공정과 상식, 정의의 문제를 쟁점해서 싸워줬다"며 "이제 더이상 고마운 존재로만 평가할 수 없는 거다. 당에 들어와 실제를 보여주고 검증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제는 커밍아웃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당내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반등 전략을 묻는 질문엔 "개인이 경선 과정을 통해 실력을 보임으로써 부각되는 것"이라며 "당 자체에서 뭘 한다고 지지도가 올라가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5.25 kilroy023@newspim.com |
◆ 신구대결? 세대교체 아닌 변화에 대한 열망
김 의원은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신구 대결로 흐르고 있는 데 대해선 "세대 교체라는 표현보다도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굉장히 강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소위 386 세대는 너무 기득권화 돼 있다"며 "사회를 보는 감도 많이 떨어졌으면서 여전히 권력의 축은 갖고 있는 모양새다. 경로 의존성에 의해, 한 번 들어선 길에 기득권이 이미 존재해버려 비효율성을 알면서도 유지하려는 항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민이 이를 저지하려는 거다. 더 이상 안 된다고, 변화의 구조를 틀어야 한다는 인식이 굉장히 강한 것 같다"며 "나도 30대에 마이너스 통장 하나 들고 도의원에 도전했고 마흔에 거창 군수로 전국 최연소 기초단체장이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군수에 도전할 때도, 도지사에 도전할 당시도 주변에서는 '서두르지 마라, 아직 창창하다, 다음에 하라'는 말이 지배적이었다"며 "정치에 나이가 왜 필요하고 계파가 왜 필요한가. 겁 없고 무모해보일 수 있지만 젊은 후배 정치인들의 도전이 참 고맙다"고 했다.
1962년생인 김 의원은 경남도의원과 거창군수를 거쳐 2003년 경남도지사에 당선됐다. 당선 당시 만41세 나이로 역대 최연소 민선 광역자치단체장 기록을 가진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40대의 젊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대권주자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나뭇결을 못 찾으면 아무리 도끼를 내려쳐도 안 된다. 결을 잘 찾으면 돌도 쫙 갈라낼 수 있다"며 "당대표 경선에 나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 김웅·김은혜 의원 등은 그런 국민적 결을 잘 보고, 읽고 맞추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당대표 선거는 변화가 핵심"이라며 "변화는 일차적으로 사람의 얼굴을 말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사람을 바꾸자는 건 아닐 거다. 흐름상으로 변화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5.25 kilroy023@newspim.com |
◆ 차기 대통령, 본인 임기까지 줄일 각오로 개헌·정치 재편 준비해야...이명박·박근혜·이재용 사면할 때
김 의원은 내년 대선의 시대 정신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차기 지도자의 덕목을 묻는 질문에 균형 감각과 소통 능력이 좋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자기가 못 하는 걸 진실로 말했다. 유체 이탈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소통이라는 건 자기 관점의 욕심을 드러내야 소통"이라며 "자기가 가진 걸 다 내놓을 줄 알아야 한다. 협치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가 정치적 득실을 계산하면 국민만 고통 받는다"고 했다.
이어 "보수와 진보의 가짜 싸움이 아닌 진짜 싸움을 할 플랫폼으로 정치를 재편해야 한다"며 "차기 대통령은 임기도 내려놓을 준비를 해야 한다. 5년을 다 채우겠다는 자세는 안 된다. 자유 대한민국의 개념과 플라밍고의 리더십을 위한 플랫폼을 짜야 한다. 그를 위해 임기마저 녹여내겠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개헌에 대한 의지로 해석해도 되겠냐'는 질문에 "포함해서 전부 다"라며 "개헌에 대한 얘기는 (대선 메시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할 수 있다. 모든 게 그 속에 포함 돼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나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도 주장했다.
그는 "이제 두 전직 대통령 다 사면해야 한다. 그분들도 공이라는 게 있지 않나. 공과를 다 봐줘야 한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이제 사면할 때"라고 했다. 나아가 "이 회장도 지금쯤은 사면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공학적 시점에서 사면하겠다고 해도 찬성할 건가'라는 질문에 "그런 건 영향이 없다"며 "국민은 스마트하기 때문에 정치공학적 계산은 안 통한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공과를 봤을 때 과에 대한 대가는 그 정도면 충분히 치렀다"고 강조했다.
jool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