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공동부유를 놓고 중국사회에 '백화제방 백가쟁명'의 쟁론이 일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강조하고 나선 공동부유는 중국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정책 추진에 있어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중국 경제운영과 중국 기업들은 물론 점진적으로 외국 기업(자본)의 중국 비즈니스와 중국 투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동부유 정책이 나온 배경과 내용, 정책의 지향점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은 2021년 여름, 전 중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공동부유의 배경은 무엇이고 쟁론의 핵심은 무엇인지 중국 매체와 보고서, 전문가들의 진단을 종합 정리해 본다.
공동부유는 중국 공산당이 일찍부터 중국 사회주의 본질로 규정한 것이다. 다만 시진핑 지도부가 최근들어 집중 강조하고 나서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중국내에서 조차 공동부유에 대한 정의와 해석이 학자 전문가 기관 별로 각기 다르다.
관변 학자들은 장기적으로 전체 파이를 키워가면서 제도개선을 통해 저수입 계층의 수입을 늘리고, 점차 중산계층을 늘려나가는 것이라고 공동부유의 의미를 풀이한다. 이렇게 해서 장차 사회계층 구조를 피라미드형에서 올리브형으로 바꿔나가는게 공동부유 정책의 목표라는 주장이다.
급진파 및 일부 매체들은 중국은 지금 양극화의 폐해 등 개혁개방 경제발전의 부작용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공동부유 정책의 방향이 신중국 초기 평균주의 회귀에 맞춰져야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농민공으로 보이는 승객 두명이 사회주의 핵심가치관 구호가 설치된 샨시(陝西)성 옌안(延安) 기차역 앞 광장을 지나고 있다. 간판에는 부강 평등 등의 구호가 눈에 띈다. 2021년 5월 3일 뉴스핌 촬영. 2021.09.08 chk@newspim.com |
이에대해 시장주의 성향의 일부 학자와 전문가들은 정부가 개입하는 시진핑 시대 공동부유가 '살부제빈(殺富濟貧)'하는 정책으로서 시장경제 후퇴및 생산 효율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사회가 함께 부자가 되기는 커녕 빈곤의 악순환에 빠져들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밖 서방 사회에서도 중국의 공동부유 정책이 과거 계획경제 시절 평균주의로 돌아가는게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다른 한편에서는 과거 '월가를 점령하라'는 미국 월가의 시위가 양극화 폐해 시정을 요구하는 대중의 시위였다면 중국의 공동부유는 관 주도의 제도적 빈부차 해소 정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빈부차 확대를 체제 앞날의 가장 큰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보고 있다. 개혁개방의 성과에서 소외된 계층들의 박탈감과 지역 산업 도농 사회 계층간 위화감이 체제 안정에 도전이 된다는 얘기다. 수입 분배의 불균형이 소비와 함께 총수요에 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중진국의 함정을 거론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국은 이런 판단에 따라 공동부유 실현을 중장기적인 목표로 잡고 정책 추진에 속도를 높혀나간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임금체계와 사회보장및 복지제도, 세제 개혁과 기업의 사회적 책무(자선 기부와 사회환원) 등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공동부유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이번에 다시 백가쟁명의 사회적 핫 이슈로 떠오른 것은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겸 국가주석이 2021년 8월 17일 중앙재경위원회 제10차 회의에서 공동부유 추진을 언급하면서 최초 분배와 재분배, 3차 분배를 적극 시행하라고 강조한데 따른 것이다.
앞서 6월 11일 중국 당정( 공산당 중앙위와 국무원)은 '저장성 공동부유 시범구 의견' 을 제출했으며 동시에 이때부터 공동부유가 주요 회의 때마다 강조되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들어 산업정책과 금융정책, 교육 부동산 정책 심지어는 외환 및 통화 정책까지도 모두 지향점을 공동부유로 삼고 있다. <② 편에 계속>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