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사업자, 본사 상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서 일부 승소
"통보 내용은 사실상 계약해지통지…영업이익 상당 배상"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택배회사가 지점 사업자에게 경영난 등을 이유로 직영점과의 통합 운영을 통보한 것은 가맹계약을 해지하겠다는 통지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고려택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2021.08.14 leehs@newspim.com |
A씨는 2017년 6월 고려택배와 지점설치계약을 체결한 뒤 이듬해 8월 회사로부터 경영난과 지점 수수료 인상요구 등을 이유로 직영지점과의 통합 운영을 통보받았다.
이에 A씨는 "계약 해지통지에 해당해 통보는 무효이며 회사의 잘못으로 택배영업을 하지 못했으므로 영업이익 상당 손해와 대출금 이자, 영업권에 대한 보상금 등 총 7200만여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계약상 관할구역조정에 따른 것으로 직영지점과의 통합 운영을 제안한 것일 뿐 계약 해지통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1심은 그러나 "이 사건 통지는 '계약을 해지한다'는 직접적인 기재가 없을 뿐 실질적으로는 회사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해지통지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어 "이 사건 통지에 따르면 '회사 직영점이 A씨 지점의 관할구역 및 배송인원을 모두 사용하고 노선 및 전산도 직영점으로 통합하며 관리운영은 A씨가 아닌 직영점 지점장이 한다'는 취지"라며 "A씨는 더 이상 독자적인 사업을 할 수 없어 이 사건 계약상 권리·의무는 실현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계약을 해지하려는 경우 사업자에게 2개월 이상 유예기간을 두고 계약 해지 사실을 2회 이상 통지해야 한다"며 "회사는 A씨에게 1회의 통지만 했고 이행거절에 해당하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당초 계약기간 만료일까지 얻을 수 있었던 사업소득(일실수익)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회사가 5400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도 회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으나 손해액은 3600만여원으로 제한했다.
대법원도 "이 사건 계약 조항에 따른 회사의 해지 통지는 가맹사업법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효력이 없고 원심 판결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며 회사 측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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