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전 거래일인 16일 홍콩증시에서 부동산 섹터가 중국 대표 부동산 개발사 헝다(恒大) 그룹의 파산설 여파로 2거래일 연속 큰 낙폭을 기록했다.
◆ 주가 동향
중국 증권정보 제공업체 퉁화순(同花順)에 따르면 이날 부동산관리 테마주 지수(875181)는 전장 대비 4.28% 떨어져 퉁화순이 산출하는 203개 테마주 지수 중 낙폭 기준으로 3위를 차지했다.
헝다그룹 계열사 종목으로 구성된 헝다 테마주 지수(875196)는 전 거래일 대비 6.07% 급락해 전체 테마주 지수 중 낙폭 기준으로 1위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부동산관리 테마주 중 시마오서비스(0873.HK)가 12.89% 급락한 것을 비롯해 수낙서비스(1516.HK)와 AUX국제(2080.HK)가 11.90%와 10.96%의 낙폭을 기록하는 등 다수의 종목들이 두 자릿수의 낙폭을 기록했다.
헝다 테마주 지수 중에서는 헝다뉴에너지자동차(0708.HK)가 11.31%, 중국헝다그룹(3333.HK)이 6.41%, 에버그란데 프로퍼티 서비시스 그룹(6666.HK)이 3.53%, 항등네트워크(0136.HK)는 3.03%의 낙폭을 기록했다.
[사진 = 동방재부망] 16일 중국헝다그룹(3333.HK) 주가 추이 |
◆ 핵심이슈
헝다그룹의 파산설 여파로 부동산 업계 전반의 디폴트 우려가 확대된 것이 부동산 섹터 하락세의 주된 배경이 됐다.
중국 현지매체에 따르면 헝다그룹의 총 부채는 1조9500억 위안으로, 중국 부동산 업체 부채 규모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2014년 중국 75개 부동산 기업의 총 부채 규모(1조9000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16일 헝다그룹은 회사채 거래를 잠정 중지했으며 17일부터는 협의거래 방식으로만 매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헝다그룹이 채무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같은 날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세연항(002285.SZ)은 공시를 통해 헝다그룹에 발행한 매출채권 12억5500위안 중 2억4600만 위안은 건물로 받는 것으로 합의했으며, 나머지 회수해야 할 대금 9억9900만 위안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12억5500만 위안의 매출채권 중 받을어음은 5억5100만 위안, 외상매출금은 6억9400만 위안이다.
올해 중국 부동산 기업의 부채 규모는 20조 위안을 넘어섰고, 그 중 헝다그룹의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만기에 도래하는 부동산 업계 부채는 1조2822억 위안으로, 2018~2023년의 6년 중 최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올해 1~8월 중국 부동산 기업에 대한 역내외 채권발행 규모는 2020년의 58% 수준에 그쳐 유동성 경색 경고음이 고조되고 있다.
◆ 투자방향
현지의 다수 전문 기관들은 부동산 관리 섹터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향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번 더 바닥을 찍는 흐름이 연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국 규제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부동산 판매 및 부지매입 증가율이 둔화되며 업계의 수익 또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이 같은 관측의 주된 이유로 거론됐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관리 업계의 상반기 실적이 양호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소재 부동산 개발사들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과 유동성 압박이 커지며 주가 상승을 억제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부동산 관리 섹터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하향조정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기준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9배에서 25배로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관리 섹터 종목들의 목표 주가는 폴리부동산서비스(바오리부동산 6049.HK)을 제외하고 10%에서 최대 32%까지 하향조정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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