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도미노 디폴트 우려' 바짝 긴장
안정 성장 두마리 토끼 모두 쫓아
'穩字當頭, 穩中求進' 방점은 성장에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은 매년 12월 10일 전후로 대략 3일간 일정으로 중앙경제공작(업무)회의를 연다. 20여 명의 공산당 정치국 위원을 비롯해 국무원 주요 부처 수장과 지방 각 성시(省市) 당정 수뇌가 전원 출석해 당해 연도 경제 형세를 진단하고, 이듬해 경제 운영 청사진을 논의하는 회의다.
정부(국무원)는 여기서 논의 결정한 주요 정책 방향을 토대로 이듬해 경제 정책을 수립한 뒤 3월 양회(전인대와 정협)의 전인대 개막일에 정부공작(업무) 보고 형식으로 대내외에 발표한다. 정책의 바로미터와 같아서 모든 경제 회의를 통틀어 기업과 자본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회의이기도 하다.
10일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2021년 중앙경제공작회의가 베이징에서 비공개로 개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2022년 경제 정책을 결정하기 위한 공식 작업에 착수했다는 얘기다. 올해는 특히 하반기 이후 경기가 급랭하고 중국헝다(恒大) 디폴트 등으로 금융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어서 2021년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어느 때 보다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산당은 매년 4월과 7월, 10월, 12월 정치국회의에서 경제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해 주요 내용을 발표한다. 12월 정치국회의는 통상 중앙경제공작회의 직전에 열려 경제 운영의 큰 방향을 제시한다. 중앙경제공작회의가 논의 검토할 '화두'를 제시하는 것이다.
올해 12월 공산당 정치국회의는 6일 열렸다. 정치국회의는 2022년 경제 운영에 대해 '온자당두 온중구진(穩字當頭 穩中求進)'이란 화두를 던졌다. '안정을 타이틀로 삼되 함께 성장을 도모한다'라는 뜻이다. 쉽게 말해 안정과 성장을 모두 챙긴다는 뜻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장쑤성 타이창 항구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야적돼 있다. . 2021.12.10 chk@newspim.com |
정치국회의는 고 질량 발전을 강조했지만 최근의 중국 경제 하강 속도에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2021년 중국 1~3분기 성장률은 9.8%, 1, 2, 3분기 성장률은 각각 18.3%, 7.9%, 4.9%로 하강세를 보였다. 4분기는 3%대로 후퇴할 것으로 예상되고 경기 수축은 2022년 1, 2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다 헝다 디폴트 사태 등으로 시스템적 금융위기의 현실화 우려마저 제기되면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를 긴장케하고 있다. 정치국회의는 고 질량 발전 전략에도 합리적 구간대의 적절한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년 합리적 구간의 성장률 달성을 위해 안정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정치국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유추해 볼 때 2021년 12월 중앙경제공작회가 통화정책의 유연성과 적절성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시하고 있다.
꼭 1년 전 2020년 12월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적극 재정과 온건 통화'를 내세웠다. 중앙은행은 2021년 한해 온건한 통화정책에 비중을 둬왔다. 금리도 줄곧 안정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22년 통화정책은 2021년 '온건'에서 확연한 '긴축 완화' 쪽으로 방향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동성 관리도 2021년에는 '합리적'이라는 개념이 강조됐지만 2022년에는 시장 수요 '충족' 이 강조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중국 투자기관들은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적극 재정과 온건 통화'라는 정책기조를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통화정책을 보다 유연하고 신축성 있게 운영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밝힌다. 당국이 2022년에 지준율 인하는 물론 금리 인하 가능성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궈성(国盛)증권은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이 올해 7월에 이어 12월 6일 두 번째 지준율 인하 조치를 취했다며 2022년 상반기에도 추가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2022년 중국은 경기 대응에 있어 통화 정책의 강도를 한 껏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