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카카오페이 주가가 경영진의 자사주 매각 소식에 출렁이고 있다. 가뜩이나 고평가 논란이 뜨거웠던 상황에서 주요 경영진들이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당분간 투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카카오페이는 전거래일 대비 6.0% 떨어진 19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류영준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주요 경영진들이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류 대표가 23만 주를 매각한 것을 비롯해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 7만5193주,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이 3만5800주 등 경영진 8명이 총 44만 주 정도를 팔아치웠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분명 (주가에)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며 "지금이 주가 고점이라고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카카오페이 주가 및 거래량 추이. [자료=삼성증권] |
카카오페이 측은 이번 경영진들의 주식 매도와 관련해 "류영준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은 이달 1일 공시된 바와 같이 보유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중 일부 물량을 행사했다. 10일 공시된 지분 매각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의 일부를 행사한 것이고, 보유 중인 주식매수선택권을 전량 행사해 매각한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류 대표를 비롯해 이번에 보유 지분을 매각한 경영진들은 각자 갖고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의 30% 안팎의 비율로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류 대표의 경우, 71만2030주의 주식매수선택권에서 이번에 23만 주를 처분, 32.4%의 권리를 행사했다.
코스피200 지수 편입으로 공매도가 가능해진 것도 부담이다. 실제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감 등에 힘입어 코스피200 편입 당일인 지난 9일과 그 하루 전 8일 카카오페이 주가는 각각 3% 이상 올랐으나, 경영진 지분 매각 소식에 더해 공매도 물량까지 더해지며 주가는 하락 반전했다. 지난 10일 카카오페이 공매도 거래 비중은 3.93%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고평가 논란 속에서 (경영진들이) 이렇게 던져버리니까 주가에 좋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면서 "당분간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페이는 낙폭을 차츰 줄여가고 있다. 장 초반 4% 넘게 밀렸던 주가가 오후 2시 현재 -1%대까지 올라왔다.
한 증권사의 IB파트 관계자는 "시간외 블록딜이면 누가 가져갔느냐도 중요할 것 같다. 지난 10일 카카오페이 투자자별 매매 현황을 보면, 기관이 (평소보다 많은) 80만 주 순매수인 걸로 봐서 기관으로 간 것 같은데, 우호지분인지 아닌지 등에 따라서 주가 영향도 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카카오페이 측은 이번 경영진 지분 매각 상대방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밝힐 순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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