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연고점 이후 내리막 타다 이달 서서히 반등 중
건설 매각·중공업 유증 등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두산이 주가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구조조정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 속에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이 작용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일제히 두산의 목표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여 5곳의 증권사가 보고서를 통해 두산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가까운 시일 순으로 하이투자증권이 지난 6일 두산 목표주가를 기존 11만3000원에서 15만3000원으로 35.4% 높였고, KTB투자증권은 9만9000원에서 15만 원으로 51.5% 올렸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이 29.2%(12만 원→15만5000원), 유안타증권이 46.7%(15만 원→22만 원) 그리고 IBK투자증권이 20.0%(15만 원→18만 원) 상향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 구조조정 마무리 수순으로 향후 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듯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환경 하에서 앞으로 두산의 실적 턴어라운드 및 신규사업 자회사(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등에 대한 성장성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고=두산] |
두산그룹은 지난해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 원을 긴급 지원받았다. 그 대신 두산그룹은 자산과 자회사 및 손자회사 매각, 유상증자를 포함한 3조 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마련해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두산건설 매각과 두산중공업의 1조5000억 원 규모의 유증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는 사이 두산 주가는 출렁였다. 10월 이후 오름세를 탄 두산 주가는 11월 17일 14만5500원(종가 기준)으로 연고점을 기록하며 약 한 달 반 만에 46.1% 뛰었다. 이후 상승 탄력이 꺾이며 지난달 말 10만8000원까지 25.8% 떨어졌으나, 이달 들어 조금씩 낙폭을 회복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두산중공업의 1조5000억 원 규모 유증에 대해 "두산 자체 재무부담은 현 수준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도 "사업 매각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 내에서 대응 가능하며, 이번 유증이 핵심 자회사인 두산중공업의 신용도 개선으로 이어지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인도 상존한다"고 평했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의 두산건설 매각과 관련해서는 "과거 지원 부담으로 작용했던 두산건설의 계열 분리 가능성은 두산그룹의 신용도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나이스신용평가 또한 두산중공업의 유증 결정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나이스신평 측은 "유증이 원활히 이뤄질 경우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금융비용 부담이 완화돼 현금흐름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며 불확실 검토 등급감시 대상이었던 두산중공업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조정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유증에서 우선 모집되는 금액 중 7000억 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2026년까지 수소터빈 분야에 3000억 원, 해상풍력에 2000억 원 등을 사용할 계획이며, 이밖에 소형모듈원전(SMR)과 연료전지, 수력, 태양광 등에도 자금이 투입된다.
이상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 유증을 통해 부채비율이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투자자금 확보 등으로 향후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 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두산그룹이 채권단 관리체제를 조기 졸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