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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민연금기금 주주대표소송,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자격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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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창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

[편집자] 국민연금공단이 주주대표소송 권한을 기금운용위원회가 아닌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찬반논란이 뜨겁습니다. 재계에서는 수탁위가 주체가 되면 기업을 상대로 한 대표소송이 남발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뉴스핌>은 찬반 양측의 전문가 기고를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국장은 답이 없다."

코로나19로 촉발된 2년간의 전 세계적 돈잔치가 끝나가는 요즘, 투자와 관련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표현이다. 미국 주식이 오를 때는 별로 오르지 않고, 내릴 때는 더 많이 내리는 국내주식시장에 쌈짓돈을 털어 투자한 동학개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표현일게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가가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쓴맛을 본 투자자들이 자조섞인 해학으로 풀어낸 표현이라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해석일지도 모른다.

김우창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

한국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되는 것은 북한 때문에 발생하는 안보 위협이나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가 없는 신흥국이라는 사실이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경영의 불투명성과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기업이 좋은 성과를 내면 그 성과는 소위 "오너"가 먼저 가져가고, 손실을 보면 그 피해는 주주의 몫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미국 기업들은 순이익을 거의 100% 소액주주들에게 환원하지만, 한국기업은 채 20%도 지급하지 않는다. 한국 기업들이 눈부신 성과를 내더라도 정작 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은 얼마되지 않기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시장이 매력적으로 보일리 없다.

물론 지난 20여년간 우리 자본시장은 급속한 속도로 발전해 왔으며,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와 같은 세계최고의 기업과 BTS, 오징어게임과 같은 세계최고의 컨텐츠를 생산해내는 우리나라의 현재 위상에 비춰보았을 때 한국의 자본시장이 개선의 여지가 있음은 명백하다.

개개인의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후소득보장의 첨병인 국민연금의 자산이 20% 가까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는 국민의 평안한 노후를 위한 당면과제다. 우리기업들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된다면 그만큼 우리의 노후는 안정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는 이러한 맥락에서 2018년 도입되었다. 국민연금기금이 대부분의 국내상장사 지분을 10% 가까이 보유하게되면서 단순한 트레이딩 기반의 수익창출을 넘어 기업 경영활동의 투명성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대한민국의 평가가치를 끌어올리려는 것은 시대적인 필연이었다.

하지만 필연이 사회적 저항이 없는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재계 입장에서는 시어머니가 새로 생기는 것과 다름 없기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불편한 시각으로 바라 볼 수밖에 없다. 자유로운 경영활동이 보장되어도 성공적인 사업을 하기 어려워지는 한국의 경제적 상황하에서 사사건건 참견을 하는 국민연금이 마냥 예뻐보인다면 거짓말이리라.

이와 관련해 지난 2주간 경제지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이슈는 국민연금기금 대표소송이다. 국민연금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주주대표소송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밝힌 바 있다. 대표소송은 이사의 잘못된 행위에 의해 회사에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회사가 책임을 추궁하지 않는 경우, 회사를 위해 주주가 소를 제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이사의 잘못을 감싸주는 경우, 회사의 주인인 주주가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따라서 소송의 대상은 기업이 아닌 이사, 즉 위법행위를 한 회사의 임원이 되며, 그 기준은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며 제정된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활동에 대한 지침"에 정의된 바와 같이 1)국민연금기금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서 2)해당 기업의 이사가 명확한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행위 때문에 3)구체적으로 확인 가능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만 소를 제기하게 된다. 나아가 소송을 통해 실질적인 이득이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 드는 경우, 즉 제소요건, 승소가능성, 소송의 실익, 비용 대비 효과 등을 모두 고려한 다음에야 소를 제기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국민연금기금의 대표소송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명백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중요한 요인을 선제적으로 해소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가치를 제고시키고, 이를 통해 기금자산의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것이다. 주주대표 소송 자체는 상법에 규정되어 있지만, 소액 주주입장에서는 소를 제기할 시간도 경제력도 없기에 유명무실한 것이 현실이었다. 승소한다고 해도 개인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크지 않아 소를 제기할 인센티브도 없다. 하지만 국민연금기금은 충분한 전문인력과 함께 소송비용 역시 승소하는 경우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기에 대표소송의 당사자로서 적격인 셈이다.

역설적이지만 국민연금기금의 대표소송의 대상이 기업이 아닌 이사 개인이라는 사실은 이사, 특히 전문 경영인을 보호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문화적 상황상, 조직의 논리에 의해 부정한 행위를 울며겨자먹기로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문제가 생기면 조직이 개인을 보호해 준다는 논리는, 비록 이사라고해도 월급쟁이로 조직에서 살아 남아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부정한 행위를 저지를 수밖에 없게 만들거나, 최소한 적극적으로 해당 행위를 막기 어렵게 만드는 기제로 작동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국민연금기금의 대표소송은 더 이상 기업이 특정 개인을 위해 부정한 행위로 발생하는 후폭풍을 막아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본의 아니게 조직을 위해 개인이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기제가 된다. 마치 김영란법이 공직자들에게 학연, 지연, 혈연을 바탕으로 한, 과거라면 도저히 거부할 수 없었던 청탁을 인간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끊어낼 수 있게 만든 것처럼 말이다.

개인이 1000조원 가량을 운용하는 거대기금의 소송 상대가 되는 것은 아주 무서운 일이다. 당연히 대표소송의 대상이 되는 기업의 이사들 입장에서는 두렵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과거와는 달리 실제로 문제가 생기면 국민연금기금은 대표소송을 이사 개인에게 제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재계 입장에서는 대표소송의 의사결정이 투명하고 편파적이지 않으며, 전문성에 기반한 것이기를 바랄 것이다. 또한 그렇게 되는 것이 옳다. 재계가 이번 기금운용위원회의 논의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러한 재계의 의견이 이번 지침 개정에 충분히 반영되는 것이 건강한 사회적 과정이다.

다만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가만히 살펴보면 근거가 약한 기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재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것은 주주대표소송 그 자체가 아니다. 대표소송은 1962년 우리 상법에 도입된만큼 이에 대해 지금 왈가왈부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지점은 다름 아닌 주주대표소송의 여부와 대상을 결정하는 주체에 대한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는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기금운용위원회를 정점으로 한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유관 부처 차관들이 당연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 지역가입자 대표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금운용위원회는 연금기금 운용의 중요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여기에서 결정되 사항을 실행하는 조직이 전주에 자리잡고 있는 기금운용본부다. 기금운용위원회가 법과 정책을 만드는 국회라면 기금운용본부는 이를 실행하는 행정부 부처와 같은 셈이다.

기금운용위원회가 모든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우므로 그 산하에는 세개의 전문위원회가 두고 있다.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 성과보상전문위원회, 투자정책전문위원회가 그것이다. 이중 수탁위는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및 보유한 상장주식에 대한 주주권 행사 등에 관한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검토하거나 결정하고 그 결과를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하는 것을 핵심 기능으로 한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기금운용위원회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가 대표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가 되며, 소송과 관련한 실무는 기금운용본부가 담당하는 것으로 지침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재계 인사들이 우려를 표하는 지점은 수탁위가 해당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전문성이 충분한지, 또한 외부, 특히 정권의 기업벌주기식 소송이 남발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들의 주장은 수탁위가 9인의 위원 중 재계측 인사가 3명만 참여하고 있어 기업의 이익과 권리에 반해 친정부 성향을 띈 편향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또한 전문성이 모자란 외부인사로 구성되어 있기에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표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는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역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수탁위의 전문성과 친정부 성향에 대한 우려다.

수탁위의 전문성은 내가 논하기는 적절치 않다. 나는 국민연금기금 의결행사전문위원회(이하 의결위)의 마지막 2년과 수탁위의 첫 2년간 해당 위원회의 위원으로 총4년 가량 봉사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수탁위의 전신이 의결위인데, 2018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 이에 걸맞는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수탁위로 명칭과 기능을 변경한 바 있다.

따라서 수탁위 위원들의 전문성에 대한 의견은 본인의 전문성에 대한 소명과 동치가 된다. 그럭저럭 금융공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밥벌이를 할 수준은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이런 지면을 통해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것은 상당히 모양 빠지는 일이다. 따라서 수탁위의 전문성에 대한 논의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으로 하고, 일각의 우려와 같이 수탁위의 구성에 따른 친정부 편향성이나, 정부의 외압으로 기업 벌주기식 의사결정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수탁위는 총 9명의 전문위원으로 구성된다. 상근전문위원 3인이 당연직이며, 이 중 1인이 돌아가며 위원장직을 수행하는 수탁위에는 6명의 비상근 민간전문위원이 참여한다. 이들은 국민연금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용자, 근로자, 지역가입자 단체가 각 3인씩 추천하며, 교수, 변호사, 회계사 등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인사로 구성된다.

수탁위는 본질적으로 기금운용본부가 지침에 따라 판단하기 어려운 안건에 대한 논의와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이다. 대부분의 안건은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역들이 지침과 규정에 따라 실무적으로 처리하지만, 실무자가 결정하기 어려운, 가치판단을 요구하는 안건들은 수탁위로 올려보내게 된다. 이러한 안건의 특성상, 수탁위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는 3개의 다른 집단(재계, 노동계, 지역)을 대표하는 9인 위원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지향한다. 물론 첨예하게 의견이 갈려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는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재계를 대표하는 인사가 3인 밖에 없기 때문에 소위 "짬짜미"를 통해 부당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상상은 하기 어렵다. 본 위원회의 위원 중 6인이 비상근 민간위원인데, 이들은 비록 제도적으로는 아닐지라도 실질적인 비토(veto)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상근 민간위원들은 본인의 전문영역에서 나름의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다. 수탁위 활동을 통해 얻을 것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들은 본인을 추천한 집단을 대변하고, 나아가 국가의 노후소득보장의 안정성을 달성하기 위해 본인의 양심과 전문성에 비춰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이는 각 위원들이 수탁위에 누군가 부당한 외압을 가하거나 그때문에 부당한 결정을 하게되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이를 공론화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이 정계든 재계든 노동계든 말이다. 정권의 입맛대로 몇몇 위원이 짬짜미하여 특정 기업의 인사를 벌주기식으로 대표소송을 하는 것으로 결정한다면, 당연히 사용자측 인사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를 공론화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모든 비상근 위원이 실질적인 비토권을 갖는 것을 이것을 의미한다.

이는 수탁위의 의사결정이 매우 조심스럽게 이뤄지는 토대가 된다. 실제로 과거 일부 언론에서는 수탁위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한적도 있다. 부당한 외압이 있다면 누구든 공론화할 수 있는 권한과 책무가 있으며, 따라서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외압을 가한 당사자 뿐 아니라 이를 위원회까지 들고온 위원이 사회적으로, 나아가 법적으로 큰 책임을 진다는 것이 게임의 룰이다.

비상근 민간위원이 다수인 위원회라서 가능한 일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해 투표를 하는 경우에도, 그 과정이 부당하지 않고 공정하여 모든 사람이 납득할 수 있을 때만 수탁위의 결정이 일어나는 구조다. 나아가 재계추천인사라고 무조건적으로 기업편만 들지 않으며, 노동계 추천인사라고 노조의 입맛대로 의사결정을 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회의 수당도 짜서, 부정을 눈감으면서까지 굳이 위원을 오래할 이유도 없다.

일부의 주장처럼 수탁위가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역들이 대표소송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가 되면 어떨까. 이번 정권의 첫 국민연금공단 이사장(CEO)은 현 여권의 선출직 공무원이며, 지난 정권의 마지막 이사장은 당시 정부의 임명직 공무원이었다. 본질적으로 국민연금공단의 최고경영자는 친정부 인사가 될 수밖에 없다.

기금운용본부장(CIO)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위원장인 기금이사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후보를 복지부 장관이 승인하면 임명되는 구조다. 비록 이사장만큼은 아니겠지만, 정부와 각을 세우는 인사가 CIO로 임명될 것이라는 상상을 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이들이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의 인사권자다.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역들은 여의도의 고액연봉을 마다하고 국민의 노후보장을 위한 영광스러운 커리어를 위해 기꺼이 전주까지 내려간 훌륭한 인재들이지만, 결국 이들도 월급쟁이다. 인사권자인 CEO나 CIO가 정권의 입맛에 맞춰 부당한 벌주기식 주주소송을 종용한다면 이들은 그 외압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금융산업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내부고발자에게 혹독한 대우를 하는 곳이다.

불과 수년전 당시 복지부장관이었던 문형표씨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산하기관인 국민연금에 유무형의 압력을 가했다는 혐의를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하여 당시 기금운용본부장이던 홍완선씨와 함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문형표씨의 압력으로 홍완선씨가 현재 수탁위의 전신인 의결위를 건너 뛰고 기금운용본부의 실무자단에서 합병 찬성 결정을 내리게 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문형표씨는 장관직을 마친 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재직 중 긴급체포를 당했으며, 이는 국정농단으로 대표되는 우리 현대사의 가장 부끄러운 장면 중 핵심 사건 중 하나이다.

아직 그러한 기억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법인도 아닌 개인을 상대로 하는 소송 여부를 기금운용본부의 실무자에게 오롯이 맡기자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한 주장이다. 수탁위가 의사결정 주체가 되는 것이 최선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치 세력의 외압이 두려워 민간위원회가 아닌 기금운용본부가 대표소송의 실질적 의사결정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순이며, 논리적으로도 또 실증적으로도 근거가 약한 주장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양적질적 성장에 발맞춰 우리의 자본시장도 선진적인 모습을 얼추 갖춰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각과 생각이 자유롭게 표출되고, 이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국민연금기금의 대표소송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이 소모적인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자본시장의 성숙과 국민노후 보장을 위한 건강한 결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 김우창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 프로필

-국민연금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위원(전)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전)
-국민연금기금 기금운용발전위원회위원(전)

▶ 반대의견 : [기고] 기업들이 '국민연금 대응팀'까지 만들어야 하나(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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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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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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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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