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베이징현대자동차가 캐퍼 과잉에 시달리던 끝에 충칭 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21일 중국 디이차이징(第一財經, 제일재경)은 베이징현대차 내부 관게자를 인용해 이 회사가 2021년 12월 충칭 공장에 대해 생산 가동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현대차 관계자는 다이차이징에 현재 더이상 새로 생산되는 차량이 없고 직원들은 대부분 휴가중이라고 밝혔다. 충칭 공장 가동 중단은 과잉 해소를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베이징현대차는 이에 앞서 과잉 생산 조정 차원에서 2021년 까지 베이징 제 1~제 3 공장 가운데 제 1공장을 중국 리샹(理想) 자동차에 매각한 바 있다.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베이징현대차는 중국에 모두 5개의 공장을 건설했으며 현재 베이징에 1공장 매각 후 2, 3 공장, 충칭과 창저우(沧州)에 각각 한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베이징 1공장 매각전 베이징현대자동차 5개 공장의 총 생산 캐퍼는 165만 대 였으며 2021년 기준, 이 회사의 누계 판매 대수는 전년동기비 23.3% 줄어든 38만 5000대에 그쳤다. 이는 총생산 캐퍼를 크게 밑도는 것이며 2021년 판매 목표 56만 대에 비해서도 크게 못믿치는 실적이다.
베이징현대차의 중국내 판매량이 급감한 것은 한중간 사드갈등이 본격화한 2017년 무렵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현대자동차의 중국 시장 판매 둔화는 사드 사태에 따른 '한한령'의 영향에다 재구매를 유인할 브랜드 전략에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중국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베이징현대자동차 뿐만아니라 현대차 그룹의 또다른 중국 투자 기업인 동펑웨다(東風悅達)기아의 영업 실적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이차이징은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통계를 인용, 2022년 1월 기준 한국계 승용차(범 현대차 그룹)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1.7%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중국 투자는 현재 혹독한 생산 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베이징 1공장 매각과 충칭 공장 생산 중단이 모두 베이징현대차의 영업실적 부진과 연관있다고 입을 모은다.
베이징현대차는 2013년 판매 실적 100만 대를 돌파했으며 사드 사태 발생 직전인 2016년 사상 최고치인 114만 대를 달성했다. 베이징현대차 중국 판매는 이후 수년 연속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는 판매 순위 15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현대차가 2020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모터쇼에 수입 차량팰리세이드를 전시해놓고 있다. 2022.02.22 chk@newspim.com |
베이징현대는 2013년 중외합작 기업으로 최단 기간에 판매 대수 100만 대를 넘어선 뒤 향후 자동차 시장을 낙관하고 창저우 공장과 충칭 공장 건설 등 대대적인 캐퍼 증설에 나섰다. 특히 충칭 공장은 2017년 완공돼 생산 판매에 나섰으나 사드 사태가 터지면서 영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디이차이징은 베이징현대차 충칭 공장은 건설 투자비가 총 83억 9000만 위안에 달했으며, 이 공장은 완성차 기준 연 30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고 공개된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베이징현대의 중국시장 모델인 페스타, 안시노, 레이나신형 베르나, ix25 등이 그동안 모두 총칭 공장에서 생산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안시노 모델은 수개월 동안 판매량이 100대에도 못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디이차이징은 전했다.
디이차이징은 업계 전문가를 인용해 베이징현대차가 목전의 판매 호조만 보고 생산 캐퍼를 늘리는데 급급했고,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과 수요 변화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베이징현대자동차는 2019년 베이징 1공장에 대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뒤 이후 이 공장을 중국 토종 리샹 자동차에 매각했다. 리샹 자동차는 베이징 1공장을 인수해 스마트 자동차로 개편했다.
베이징현대차 제 1공장은 현대자동차 그룹의 중국 진출 첫 공장으로 20년전인 2002년에 생산에 돌입했다. 당시 현대차의 중국 투자(베이징현대)는 중국 WTO 가입후 첫 중외 합작 자동차 투자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매각 전 베이징 제 1공장까지 포함해 베이징현대 중국내 5개 공장의 총 생산 캐퍼는 165만대에 달했다. 베이징현대는 30만대 캐퍼의 베이징 제1공장을 매각하고도 4개 공장 생산 캐퍼가 여전히 135만대에 달해 현재 판매 수준(2021년 38만 5000대) 기준, 약 70% 과잉 생산 상태에 처해있다.
이런가운데 2021년 부터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베이징 현대차가 과잉해소를 위해 베이징 제2공장을 샤오미(小米)자동차에, 충칭 자동차공장을 베이징 1공장 인수업체인 리샹 자동차에 매각할 것이라는 애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디이차이징은 경영 부진속에서 2021년 중국측 중역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났으며 한국측 최동우 총경리는 베이징현대가 처한 난국을 헤쳐나갈 묘수를 찾지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총경리는 중국 매체에 대해 베이징현대 경영 20년의 성과와 과오를 분석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베이징현대는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발생 2년 동안 영업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형 모델을 대거 출시, 적극적인 시장 대응에 나섰으나 대세를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2021년에도 베이징 현대는 6종의 신차를 출시했으나 이란터(엘란트라) 정도만 목표 판매 수량을 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베이징현대가 수요 변화에 따른 차종 쇄신과 현지화 대응 기회를 놓쳤고 비슷한 신차를 중복 출시해 효율적인 마케팅 자원 분배에 실패했으며 전체적인 시장 급변에 제때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대부분 자동차기업들이 전기차와 신에너지 차량 생산 비중을 빠르게 늘려나가는데 비해 베이징현대는 2023년 에야 전기차 자총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중국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 그룹이 경영부진에 빠진 베이징현대차에 대핸 투자 지분 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으나 최동우 총경리는 2022년 1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중 합작 계약은 2032년 까지로 현재로선 지분 조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디이차징에 따르면 한국계 자동차(베이징현대와 둥펑웨다기아차동차)의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16년 최고 7.35%에서 2017년 사드 사태가 터지면서 4%대로 줄었으며 2021년에는 2.4%로 하락했다. 2022년 1월에는 1.7%로 2% 밑으로 내려 앉았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