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安, 오전 9시 협상 결렬 통보해와"
安 "국민경선 방식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어"
물밑 과정 공개·책임 전가 기류에 갈등 깊어져
[서울=뉴스핌] 김승현 김은지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무산됐다.
양측은 이달 초부터 실무 협상자들을 중심으로 물밑 협상을 이어왔지만 이날 오전 국민의당 측이 국민의힘에 최종 협상 결렬을 통보하며 사실상 종료됐다.
윤 후보는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안 후보에게 담판 회동을 제안했지만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은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했다"며 선을 그었다.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여론조사 방식 여부를 두고 국민의힘은 "협상 테이블에 없었다"고 했고, 국민의당은 "올렸는데 그게 없었다고 한 건 협상 상대자로서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맞받아치며 협상 실패의 원인을 상대방에 있다는 기류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2.27 kilroy023@newspim.com |
윤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이 시간까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특히 어제는 양측의 전권 대리인들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회동을 했고 최종 합의를 이뤄서 저와 안 후보에게 보고가 됐다"며 "저와 안 후보와의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안철수 후보 측으로부터는 제가 오늘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어서 안철수 후보에게 회동을 공개 제안해 달라. 이런 요청을 하셨고 저는 이를 수락했다"며 "그래서 양측 전권 대리인들이 오늘 아침 7시까지 회동여부를 포함한 시간과 장소를 결정해서 통보해주기로 협의를 했다"고 했다.
윤 후보는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아침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며 "국민 열망인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에 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측 전권 대리인은 장제원 의원, 국민의당 측 전권 대리인은 이태규 의원임을 밝혔다.
윤 후보는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결렬 이유에 대해 "전권 대리인이 나갔지만 최대한 관심을 갖고 지켜봤는데 이유를 저도 알 수가 없다"며 "국민의당에서도 오늘 아침에 답이 오기를 '이유가 뭐냐' 하니까 그쪽에서도 '이유를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는 답을 받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는 또한 "전권 대리인들(장제원, 이태규) 사이에 단일화 협의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얘기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며 단일화 협상 결렬의 원인을 모른다고 했다.
윤 후보의 기자회견 후 안 후보도 직접 입장을 표명했다.
[여수=뉴스핌] 최상수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여수시 이순신광장에서 선거 유세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2.27 kilroy023@newspim.com |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전남 여수 이순신 광장 앞에서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국민경선에 대해 입장표명이 없었고 그것(단일화)에 대해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그 이후에도 여러 가지 잘못된 소문이라든지, 마타도어라든지, 이런 것들이 횡행했다. 그러던 끝에 어제 어떤 말을 드렸다"며 "그 말은 한번 이야기를 해보잔 제안을 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말을 제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이태규가 나가서 그 얘기를 듣기로 했다"고 전했다.
안 후보는 "전권대사, 이런 개념은 저희들은 없다, 그냥 그 말을 듣고 나서 그 말에 대해 저희끼리 논의한 끝에 결론 내자는 수준이었다"며 "그리고 오늘 아침에 전해온 내용을 듣고 그 내용이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게 다다"라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는 "제가 계속 주장했던 건 국민경선에 대한 것"이라며 "국민경선에 대해선 어떠한 그런 의견, 입장표명이 없었다. 왜 안받겠다, 왜 받겠다, 또는 받겠다 받지 않겠다 이런 말 자체가 없었다. 그렇다면 다른 어떤 방법이 있겠는가에 대한 얘기도 듣지 못했다"며 결렬의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음을 못 박았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 논의이 협상 테이블에 없었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협상이란건 서로 얘기하는 거 아니겠나"라며 "협상테이블에 그걸 올렸는데 그게 협상테이블에 없었단 건 협상 상대자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여론조사 경선을 받겠다고 하면 단일화 여지가 남아있냐'는 질문에 "제가 이미 이 협상에 대해서는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을 했다"고 선을 그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