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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선이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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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를 두고 공약이나 정책대결이 사라진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온다. 각종 의혹 공방만 난무할 뿐 후보의 자질이나 공약을 검증하는 데는 소홀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이 부정적 평가를 받는 까닭은 다양성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소극적일 뿐 아니라 되레 앞선 대선보다 논의가 후퇴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안이 젠더 문제다. 지난 대선만해도 후보들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했던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젠더 갈등이 부각됐다.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윤석열 후보의 일곱 글자를 비롯해 크고 작은 논란이 이어졌다. 대놓고 공약집에 '오또케'라는 여성혐오 표현이 들어가기도 했다.

'오또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성이 급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라는 말만 반복하며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는다며 조롱하기 위해 사용되는 표현이다. 일런의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이대남'과 '이대녀'를 갈라치기 하며 정치권이 오히려 혐오를 부추긴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정쟁에 매몰되는 사이, 더 나은 사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젠더 문제를 비롯해 기후위기, 동물권 등도 마찬가지로 이번 대선에서 소외된 문제들이다.

20년째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장애인 단체도 있다. 이들 단체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이 마련되고서도 예산문제 때문에 제자리 걸음이라고 말한다.

시민들의 출근길을 막아서는 시위를 21일 간 지속하고 나서야 대선 TV토론에서 겨우 언급됐다. 차별금지법도 논의만 20년째지만 거대 양당 후보의 공약집에는 담기지 않았다.

이제는 시민들이 정쟁으로만 번지는 양당 논리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생각할 때다. 정권교체 혹은 정권유지 두 가지 선택지 중 양자택일이 아니라 근본적인 체제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이번 대선이 답답할수록, 정치권 힘 겨루기에 매몰되지 않고 더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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