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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신대륙] ③ "메타버스 DNA 장착해 글로벌기업 육성 올인해야"

기사입력 : 2022년05월25일 15:10

최종수정 : 2022년05월25일 15:10

치열해지는 플랫폼 전생 속 新유형 개발 절실
실감형 콘텐츠 중심으로 한 디바이스 전성시대
융합형 콘텐츠 개발 및 해외 시장 선점 '박차'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이제는 메타버스 기업 스스로가 새로운 시대에 맞는 DNA를 장착해야 할 때입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한 메타버스 기업 대표의 말이다. 예전처럼 개발을 해서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어내는 산업의 시대는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메타버스 산업의 경우에는 기술을 접목해 고객이 반응하고 직접 소유하거나 공감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말이기도 하다.

매출액 기준 세계 2위인 회계·경영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은 오는 2030년 1조5429억달러(18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81% 수준으로 이제부터는 기업들도 생존게임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은 글로벌 메타버스 기업과 어깨를 견주기에는 국내 기업의 성장은 더디기만 하다. 그만큼 정부의 뒷받침이 절실하다. 플랫폼에서 콘텐츠, 기기까지 다양한 사업유형을 갖춘 메타버스 시장에서 정부는 국내 메타버스 기업이 제대로 일어설 수 있는 마중물 마련에 힘을 모으고 있다.

넥스트 메타버스…新유형 메타버스 플랫폼 '기대'

메타버스 시대를 맞이하며 산업화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요소는 바로 플랫폼에서 찾을 수 있다는 데 메타버스 업계가 입을 모은다. 애플이나 구글이 모바일 시장을 나눠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플랫폼 생태계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결국 또다른 플랫폼 전쟁이 메타버스 시장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명을 바꾼 메타를 보더라도 광고 수익 비중이 높은 페이스북 서비스가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의 정책 변화에 좌지우지되다 보니 메타버스 시장 선점에 혈안인 이유이기도 하다.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문화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등 메타버스 도시 구축이 한창이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2.05.25 biggerthanseoul@newspim.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국민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메타버스 플랫폼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지원 사업'을 올해 추진중이다.

지난 1월 발표된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에 포함된 플랫폼 지원 사업으로 메타버스 기업에 340억원이 투입된다.

신규 공모사업 유형으로는 ▲메타버스 도시 ▲생활·경제형 메타버스 ▲산업융합형 메타버스 ▲메타버스 디바이스 ▲자유공모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지리·지역·도시정보를 바탕으로 현실과 가상세계가 융합되는 메타버스 도시 분야에서는 ▲메타버스 통합 플랫폼 ▲지역 특화 메타버스 서비스 ▲2024년 강원도 청소년 동계올림픽 지원 서비스 ▲독도 메타버스 서비스 등 4개 과제에 대해 2년간 총 252억원을 지원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강의 시뮬레이션을 미리 해보고 실제 강의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2.05.25 biggerthanseoul@newspim.com

생활·경제 분야에서는 ▲이용자 창작 ▲교육 ▲미디어 등 3개 과제를 선정해 2년간 과제별로 40억원을 지원한다. 

산업융합 분야에서는 메타버스와 주요 산업 간 융합을 목표로 산업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등 산업혁신을 통해 메타버스 활용에 대한 효용성을 검증한다. 이를 위해 ▲제조 ▲의료 ▲엑스포 ▲공공 분야에서 각각 활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과제에 2년간 과제별로 40억 원(공공 분야는 20억 원)을 지원한다. 

메타버스 디바이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부품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 간 연계·협업을 통한 XR 디바이스 제작·실증에 2년간 40억원을 지원한다.

민간의 다양한 혁신적인 메타버스 사업 아이디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정과제와 별도로 6개의 자유공모 과제를 신규 선정해 과제별로 2년간 20억원을 지원한다.

이번 사업은 '민간주도-정부지원 방식'에 따라 추진된다는 게 과기부의 설명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민간주도 협력체인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활동 결과에서 나타난 민간의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수요에 기반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과제를 발굴·기획한 것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 역시 탈중앙화 개방형 플랫폼 등 다양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선보여야 한다"며 "이번 사업을 토대로 민간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길 바라며 우리나라가 메타버스 플랫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 시대의 꽃…XR 디바이스 전성시대 예고

메타버스 시장의 꽃은 단연 기기(디바이스)이다. 메타의 경우 일찌감치 가상현실(VR) 기기 업체인 오큘러스를 인수해 VR 헤드셋을 통한 메타버스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애플 역시 증강현실(AR) 기기를 내년께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 가운데 디바이스가 필요한 서비스는 게임을 비롯해 훈련, 교육 등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사람의 오감을 극대화해 실제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는 차세대 콘텐츠가 바로 실감형 콘텐츠다. 

가상현실(VR) 헤드셋 디바이스를 활용해 도시의 건축물에 대한 회의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자료=게티이미지뱅크] 2022.05.25 biggerthanseoul@newspim.com

과기부 역시 디바이스 시장의 확장성을 알고 국내 디바이스 기업 육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 메타버스 디바이스 개발·실증을 추진중이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메타버스 신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국산 확장현실(XR) 디바이스를 확보해 대중화에 성공해야 한다. 현재 국내 메타버스 산업은 플랫폼·콘텐츠 활용에 비해 XR 디바이스 보급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태이기도 하다. 다만 국산 XR 디바이스를 개발해 양산하면 국내 메타버스 산업의 독자적인 성장이 가능해지고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게 과기부의 복안이다.

큰 틀에서 수요 맞춤형 XR 디바이스 개발과 지속가능한 XR 디바이스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현재 비 연구·개발(R&D) 사업 형태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XR 디바이스 개발에 지원하는 사업도 한창이다. 모두 20억원의 정부지원금이 투입된다. 민간 역시 매칭 투자를 통해 디바이스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원을 받는 기업들은 XR 디바이스가 일상이나 산업현장 등에 적용 가능하도록 개발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지속적인 수익창출 방안도 마련한다. 여기에 지속 가능한 사업구조나 비즈니스 모델 역시 마련됐다. 

과기부 관계자는 "실감형 콘텐츠를 소비하는 고객에게는 다양한 메타버스 디바이스가 필요하고 이와 같은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고 기회를 찾아가야 한다"며 "단순히 디바이스 제공만 하는 게 아니라 이와 연계된 서비스나 콘텐츠, 다른 플랫폼 및 데이터와의 호환성 등이 접목돼 향후 국내 디바이스 기기도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융합형 콘텐츠로 세계인의 시선을 끌어모아야"

다양한 디바이스가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그에 맞는 콘텐츠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메타버스 시장을 제대로 공략할 수가 없다는 조언이 끊이질 않는다. 콘텐츠로 승부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메타버스 기업의 하청업체 수준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을 보더라도 콘텐츠로 승부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성장곡선이 두드러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메타버스 기업 역시도 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도 요구된다.

이같은 업계의 요구에 과기부는 국내 메타버스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유망콘텐츠 개발과 해외 진출 지원 등을 통해 전문기업으로 육성해나가고 있다.

가상현실(VR)을 통해 21세기 미래 교실을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VRANI의 서비스 소개 모습 [자료=메타버스 얼라이언스] 2022.05.25 biggerthanseoul@newspim.com

이달 초께 접수가 마감된 메타버스 전문기업 육성 사업은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의 체계적인 이행과 함께 향후 메타버스 산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메타버스 전문기업 육성사업은 '융합형콘텐츠 개발지원사업'과 '글로벌 역량강화 지원사업'으로 구성된다. 융합형콘텐츠 개발지원사업은 60억원 규모로 진행되며 XR을 포함한 메타버스가 다양한 분야에 융합·확대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해 산업‧기술 융합을 토대로 ▲메타버스 선도콘텐츠 제작·사업화 지원 ▲메타버스 전문기업 육성 등으로 추진된다.

메타버스 선도콘텐츠 발굴은 국내 유망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기업을 대상으로 교육, 쇼핑, 헬스케어 등 다양한 영역의 산업현장에서 적시 활용 가능한 수요 맞춤형 융합콘텐츠 제작·사업화(20여개 과제, 총 20억)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메타버스 전문기업 육성은 국내 우수 메타버스 기업을 대상으로 ▲(1단계)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 ▲(2단계) 콘텐츠 제작 지원 ▲(3단계) 제작역량 강화 등 2년간에 걸친 단계별 집중지원(10개 기업, 총 40억)을 통해 우수 콘텐츠 제작역량을 갖춘 전문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서울=뉴스핌]애니메이션 기업 마로스튜디오가 8일 신규 버츄얼유튜버(이하 '브이튜버', V-Tuber)인 'V&U' 4명을 데뷔시켰다. 브이튜버는 가상의 캐릭터가 방송을 진행하는 인터넷 아이돌을 말한다. 이들은 유튜브의 'V&U' 공식채널을 통해 이날부터 활동하게 된다. 'V&U(Virtual & Universe)'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기업 '마로스튜디오'와 버추얼캐릭터 기획 전문기업 메타로'의 공동프로젝트이다. '마로스튜디오'는 SM엔터테인먼트와 세계 최초로 K-pop 애니메이션(샤이닝스타)을 공동 기획 제작한 바 있고, 메타버스(metarerse) 걸그룹 에스파(aespa)의 버추얼 캐릭터인 아이-에스파(ae-aespa)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했다.[사진=메타로] 2022.05.08 photo@newspim.com

이와 함께 메타버스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도 이어진다.

글로벌 역량강화 지원사업의 경우,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을 성장단계에 따라 초기진입·중기도약·선도전문으로 구분하고 기업 수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원기업 대상으로 기술개발, 인력매칭, 투자유치 등 상시 컨설팅과 함께 메타버스 홍보관을 통해 해외 투자자 대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초기진입기업에는 초기 투자금 확보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과 콘텐츠 시장성 검증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초기 기업은 자체 개발하는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관심을 모을지부터가 불확실하다. 이런 차원에서 기업별 콘텐츠 특성에 따른 시장성 테스트 프로그램으로 평가를 하고 해외 판로를 확보해주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중기도약기업에는 해외 수요처 발굴·매칭과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 글로벌 성장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인 만큼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해외진출을 위한 전문 역량을 강화시킨다. 글로벌 전시 공동관·체험관 구축·운영·참가지원과 글로벌 어워드 참가 지원 등이 심증 비즈니스 매칭 개념으로 제공된다.

선도전문기업에는 국내 플랫폼 기업과 해외 콘텐츠 기업의 공동 협력 사업비용 등을 집중 지원한다. 이들 기업은 해외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공동협력사업을 발굴하고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해외 진출 시 글로벌 사업화·현지화에 필요한 비용을 과제당 최대 4억원 이내로 지원한다.

메타버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도 창의적인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생겨나고 있기때문에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와 정부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며 "정부의 단계별 집중지원을 통해 메타버스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유니콘 기업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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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관세전쟁 첫 포문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전쟁(tarrif war)의 첫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월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관세명령에 서명했다. 발효 시점은 오는 2월4일 0시1분으로, 실제 적용까지는 이틀의 시간이 남았다. 4개 당사국(미국 캐나다 멕시코 중국)이 이틀 간의 협상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명령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 등으로 맞대응할 경우 미국 정부가 관세율을 인상할 수 있는 보복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캐나다 등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보복조치로 응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더 묵직한 보복 관세(25%를 넘는 관세율)로 응징에 나설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월1일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예고했던 관세부과를 명령했다 [사진=블룸버그] ◆ 관세부과 대상 7년전의 4배 육박 캐나다산 석유 등 에너지 수입 품목에는 예고한 대로 10% 관세만 부과된다. 백악관 관리들은 블룸버그에 "이는 미국내 가솔린과 난방유 가격의 상승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예외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현지시간 2월1일) 자산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불법 이주민, 그리고 펜타닐을 비롯해 우리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치명적인 약물이라는 주요 위협 때문에 국제경제긴급권한법(IEEPA, 일종의 비상 경제 권한)을 발동해 관세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는 미국인을 보호해야 하며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나의 책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이 수입한 캐나다산 재화는 4186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060억달러어치는 캐나다산 원유와 천연가스, 전기 등 에너지 관련 품목이다. 같은 해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한 재화는 4752억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까지 보태면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수입품은 (2023년기준) 1조3000억달러에 이른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2019년 중국산 수입품에 4차례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적용 대상이었던 수입품은 약 3600억달러어치였다.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수입품은 금액기준으로 7년전의 4배에 육박한다. ◆ 높은 협상 문턱? 앞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로도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허술한 국경 경비 탓에 불법 이민자와 카르텔(범죄조직),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불법 펜타닐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이 그 온상"이라고 지적하며 "이들 나라가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거듭 공언해 왔다. 비경제적 목적, 즉 정치·사회적 목적으로 두 동맹국에 단행된 이날의 관세조치는 목표한 바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된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 다자무역협정, 즉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으로 유입되던 불법적인 펜타닐이 제거됐다고 확신이 설 때까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관세 조치의 실제 발효까지는 이틀의 말미가 남았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내 불법 체류자 인수를 거부했다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25%의 관세 폭탄을 맞은 뒤 9시간 만에 백기를 들었다. 백악관도 불법 이민자 추방조건을 콜롬비아가 수용하자 관세 등의 제재 조치를 유보하기로 했다. 그런만큼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대한 이번 관세조치 역시 협상의 여지는 열려 있다. 일종의 '선(先) 관세 선포-후(後) 협상'의 수순인데, 다만 미국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전한 외신들에서는 협상의 문턱이 제법 높아 보인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WSJ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캐나다 및 멕시코와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관세 인하의 기준이 높게 설정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진전의 최고 척도는 미국인들이 불법 펜타닐로 사망하는 사건이 멈추고 미국 국경에서의 (불법) 이주와 광범위한 범죄 활동이 '극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멕시코, 보복 예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맞대응을 예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이 4일부터 대부분의 캐나다 제품에 25%, 에너지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며 "이런 것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는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더그 포트 온타리오주 주지사는 "이제 캐나다는 반격하고, 더 강하게 반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포함, 플랜B를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 미국 내부에서도 불만..."자동차·정유·전자상거래 등 타격 불가피" 트럼프의 이번 관세 부과조치는 그간 면세 혜택을 받던 캐나다산 소액 수입품에도 적용된다. 이는 800달러 미만의 소액 캐나다산 수입품이 통관 과정에서 적절한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WSJ는 이러한 최저한 면세(de minimis exemption)조항이 사실상 제거됨에 따라 이번 조치는 실질적으로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더구나 블룸버그는 이번 명령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소형 소포에 대한 면세 축소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잠재적으로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쇼핑물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조치의 적용 범위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 관리는 기자들에게 "미국은 이러한 면세(de minimis exemption) 조치로 막대한 관세 수입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 공급망은 캐나다와 멕시코의 부품 및 조립 공장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 그런만큼 이번 관세로 미국 자동차업계가 겪게될 충격도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오토스 드라이브 아메리카(Autos Drive America)의 제니퍼 사파비안 대표는 이메일 성명에서 "관세 부과는 미국의 일자리와 투자,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해로울 것"이라며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장벽을 줄이고, 생산을 방해하는 규제를 완화하고, 더 큰 수출 기회를 창출하는 정책이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 자산시장 충격파 예고...스태그플레이션 그늘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북동부 지역은 캐나다산 천연가스와 전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캐나다산 에너지 품목은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게(10%) 적용되지만 가계와 기업들의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당장 미국 내 원유 생산과 송유관 설비를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간 지리적 조건으로 캐나다산 원유에 의존했던 정유사들의 경우 정제 마진 압박을 겪게 된다. 캐나다산 원유에 10% 관세가 부과될 경우 원재료 비용 상승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비용을 판매가격에 전가하면 물가상승률이 꿈틀대게 된다. 예고했던 관세가 단행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들썩일 위험, 그리고 이를 선반영해 미국의 시장금리(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가 덩달아 고도를 높일 가능성은 글로벌 자산시장을 흔들어 놓을 위험 변수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 등의 경우 통화 가치 급락으로 자산시장이 한바탕 휘청댈 수 있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은 관세를 장착한 달러 강세가 글로벌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늘을 짙게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관세 장착한 강달러,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야기한다"   osy75@newspim.com 2025-0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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