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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슈+] 박지현의 3개월…결국 '타이밍'이 문제였나

기사입력 : 2022년06월06일 13:30

최종수정 : 2022년06월06일 13:30

대선 패배 직후 파격적으로 비대위원장 자리에
공천 과정서 균열, 대국민 호소문으로 내분 '폭발'
82일 만에 사퇴, 당내선 "박지현 책임론은 과하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지난 1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마무리됐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경북과 대구, 제주를 제외한 전국 광역단체장을 싹쓸이했던 민주당은 정반대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선거가 끝나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총사퇴했고, 당을 이끌었던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반성의 메시지를 남기고 당을 떠났다. 대선 패배 직후 세워진 비대위를 이끈 지 82일 만이다.

◆ 시작은 신선했으나…'송영길 컷오프' 사건으로 균열

박 전 위원장의 등장은 많은 주목을 끌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사상 최초로 여야를 2030 청년이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그동안 주류 정치계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청년·여성 문제는 물론 성범죄 엄단이라는 강한 메시지도 거침없이 내놓았다. 당내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 이날 민주당 비대위는 6·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22.06.02 kimkim@newspim.com

분위기가 달라진 건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다. 당시 전략공천위원회는 서울시장 경선 의사를 밝힌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사실상 컷오프하고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 결정 직후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민주당은 박 전 위원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서울시장 후보를 경선으로 선출, 최종적으로 대선 패배 책임을 밝히고 물러났던 송영길 전 대표가 경선을 뚫고 후보로 결정됐다.

박 전 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가 송 전 대표의 출마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에 이재명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의견을 낸 것도 문제가 됐다. 당시 민주당 내 한 의원은 "당내에서는 누가 뒤에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한다"고 전했다. 마치 박 전 위원장을 앞에 세우고 누군가가 좌지우지 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결국 쌓였던 갈등은 지선을 일주일 앞둔 지난달 24일 박 전 위원장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터졌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민주당 내 한 인사는 "기자회견 전날 비대위 회의를 했고, 박 전 위원장의 기자회견 주장에 대해 내부적으로 의견이 갈리다 결국 하지 않기로 정리가 됐었다"며 "다음날 혼자 기자회견을 해버려서 다들 적잖이 당황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586 용퇴론'을 꺼낸 것도 기폭제가 됐다. 이튿날 비대위 회의에서 박 전 위원장이 "대선에서 졌는데도 내로남불은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도 여전하고 팬덤정치도 심각하고 달라진 게 없다"며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들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고 하자 김민석 총괄선대본부장이 공개적으로 반박을 하고 나선 것이다.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는 고성도 터져나왔다. 박 전 위원장은 "그럼 저를 왜 뽑아서 여기다 앉혀놓으셨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 결국 '선거'가 문제…"시기가 안 좋았다"

박 전 위원장의 발언 이후 박용진 의원이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옆에 함께 서겠다'고 SNS에 지지 선언을 올렸지만, 당내에서는 비판 의견이 거셌다고 한다.

대표적인 586 세대인 우상호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취지는 동감한다. 당이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국민에게 사과도 하고 혁신의 노력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취지 아니겠느냐. 저는 백번 동의한다"면서도 "선거운동이 한창 진행 중일 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분란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한 중진 의원 역시 "선거 직전에 대국민 사과해서 이긴 선거를 본 적이 없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메시지는 좋다. 하지만 선거 전에 꼭 그랬어야 하느냐"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윤호중,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2일 오전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2.06.02 kimkim@newspim.com

결국 선거는 민주당의 참패로 끝났고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박지현 책임론'이 강하게 불거졌다. 그 중에는 박 전 위원장을 지지하며 민주당에 입당했던 2030 여성도 다수다.

다만 당내에서는 과도한 박지현 책임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영표 의원은 3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선 때도 어떤 여성분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모셨다 하루만에 그만두게 하고 이런 것들이 많았는데 그분들한테 무슨 책임을 묻는다는 게 너무 비겁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도 "(지도부 갈등 사건으로) 박지현이 사퇴했다고 뭐가 달라졌겠나.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경기도 위험했을 수 있다"며 "추후에도 당내에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대선 직후에 치러진 선거인 데다 정권 초라 불리한 선거였다. 선거 직전에 이런저런 일들은 문제가 많았지만 박지현 한 사람 때문에 선거가 망한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선거 패배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서 벌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수는 박 전 위원장과 관련해 "지방선거 전후로 '민주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가장 강하게, 또는 서툴게, 거칠게 얘기했던 사람이었다"며 "민주당을 아끼고 지지했던 사람들에게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왜 민주당이 문제인지를 그대로 드러냈던 몇 안 되는 민주당의 기대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거를 앞두고 내홍으로 비춰질 일을 자제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지도부가 손을 잡아줬으면 되는 것"이라며 "결국 민주당의 쇄신 의지가 박지현을 받아줄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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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 개편 방식 '안갯속'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 발표가 오는 8월 13일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달 말 대국민보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방식은 안갯속이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위는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막바지 정리 작업 중에 있다. 개편이 유력한 기획재정부와 검찰 조직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2025.07.22 gdlee@newspim.com 국정위는 당초 이달 중 대국민보고 등 주요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국정위의 법적 활동 기한은 60일로 오는 8월 14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1회 한해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국정위는 조기에 활동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국정위의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데는 정부의 첫 조직 개편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기후와 에너지 파트를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도 나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방미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진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기재부의 예산 분리 기능과 검찰청 폐지가 담길 것이 유력하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앞서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검찰청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공약 방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은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 과거의 기획예산처를 되살리고 나머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안 ▲예산처가 아니라 재무부를 신설하는 안 ▲기재부 내에서 기능을 조정하는 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방안들을 놓고 국정위는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위는 초안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골자의 검찰 조직 개편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당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검찰 권력의 핵심인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신설해 여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곳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만 수사권을 행안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편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 해체 차원의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조직 개편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에서 기획재정부 내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위 존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ycy1486@newspim.com 2025-07-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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