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시장에 의해 2020년 개소 후
오세훈 공약 따라 '제2핀테크랩' 전환 예정
2년 반 동안 지원 전무...'박원순 지우기' 비판
[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서울블록체인지원센터가 제2핀테크랩으로 전환돼 사실상 폐관 수순을 밟는다. 이에 센터 입주 기업들은 2020년 1월 개소 후 공간 지원 외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관리부실로 인한 전환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블록체인지원센터는 6월 말 운영을 종료한다. 이후 리모델링 등을 거쳐 제2핀테크랩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서울블록체인지원센터 로고. [자료=서울시] |
센터는 2020년 1월 당시 시장이던 고 박원순 전 시장의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출범했다. 박 전 시장은 서울을 '블록체인 선도도시'로 만들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블록체인 스타트업 지원·보육공간을 만들고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센터 개소 후 얼마 되지 않아 시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입주 기업에 대한 지원이 끊겼다.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했지만 오 시장은 블록체인보다 핀테크에 집중해 센터의 각종 사업은 크게 위축됐다.
또한 센터 입주 기업들은 시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했으며 오히려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산업진흥원에서 블록체인과 핀테크 기업에 대한 R&D 지원사업 당시 센터 입주로 가점을 받아 만점에 근접한 점수를 얻었음에도 선정된 기업은 단 한 군데 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핀테크 연관 기업으로 순수 블록체인 기업은 선정된 곳이 전무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사실상 2년 반 동안에 아웃풋이 나온게 거의 없지 않느냐"며 "제2핀테크랩으로의 전환 등 관련 내용조차 안내 받은 게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기업들은 갈 곳을 잃고 '각자도생'에 나선 상태다. 시에 따르면 27개 기업이 입주해 있지만 실상 절반 이상의 기업이 센터 폐관에 발맞춰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시 관계자는 "센터 전환은 여의도 금융허브와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핀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업들을 배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입주 기업들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핀테크와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은 전환되는 제2핀테크랩 기업 공모에 지원하면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youn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