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보다 무역수지 악화 우려
"올해 무역 기반 상당부분 어려움 겪을 것"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고원자재가·고환율·고금리 등 3중고 속에서 다음달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된다.
4개월 연속 무역수지가 적자를 면치 못한 것은 14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통상 여건이 상당히 어려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2022년 6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한다. 앞서 지난달 수출은 615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했다. 5월 기준 최고치인 지난해 5월(507억달러)보다 100억달러 이상 늘어나면서 역대 5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6월에는 조업일수가 2일 감소하고 화물연대 파업 등 일시적 요인이 겹치면서 수출이 주춤해 무역수지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1억1500만달러)부터 4월(-26억6100만달러), 5월(-17억1000만달러)까지 이어졌다. 6월에도 무역수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이렇게 되면 4개월 연속으로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2008년 1~4월 이후 14년만에 처음인 셈이다. 2008년 당시 금융위기보다도 무역수지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무역적자는 2008년(-132억6741만달러)보다는 많고 1996년(무역적자 206억달러)에는 다소 못미치는 147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 역시 올해 상반기(1~6월) 누적 기준 역대 최대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956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 무역적자 규모가 가장 컸던 때는 1996년 7~12월이었다. 당시 적자 규모는 125억5000만달러 규모였다.
부산항에 수출을 앞두고 적치된 컨테이너 모습 [자료=게티이미지뱅크] 2022.05.12 biggerthanseoul@newspim.com |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된 데는 고원자재가·고환율·고금리 등의 요인이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공급망이 교란되면서 원자재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여기에 국제유가 역시 꺾일 줄 모르고 치솟는 모습이다. 지난달 국제 원유 가격을 보면 배럴당 110.1달러를 나타냈다. 1년 전보다도 65.8%나 올랐다. 최근에도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환율 역시 걱정이다. 30일 원달러 환율은 4거래일 만에 1300원을 다시 넘어선 뒤 연고점을 경신했다. 원자재가격 상승에 이어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제조원가가 예전대비 2배나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도 문제다. 금리를 끌어올리며 빅스텝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연달아 국내 금리마저 올라 기업들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무역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무역수지 적자 폭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위축으로 대외 변수의 영향이 큰 만큼 올해 무역 기반이 상당부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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