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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파산은 중국의 일대일로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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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는 일종의 사기극"
인도네시아·라오스도 위험

[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스리랑카가 경제 위기로 파산을 선언하자 중국의 일대일로 참여가 스리랑카를 채무함정에 빠뜨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이하 현지시각)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스리랑카 총리가 국가 파산을 공식 인정했다. 라닐 워크레메싱게 총리는 전날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진행 중인 구제금융 협상에 대해 "이제 우리는 파산한 국가로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19일 스리랑카 정부는 국채 이자 7800만 달러(약 1021억원)와 중국 관련 채무 1억500만달러를 갚지 못해 디폴트를 발표한 바 있다.

9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관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스리랑카는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에 참여하면서 채무함정에 시달려왔다. 스리랑카 정부는 510억 규모의 국가 부채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라고 밝혔지만 실제 비율은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인도 ANI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가 중국에 진 빚은 약 80억 달러로 총 국가 부채의 17%로 추산된다. 미국의소리(VOA)는 스리랑카 국가 채무 중 중국이 22%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대만국제법학회의 린팅후이(林廷輝) 부비서장은 중국이 현지 국가의 정치∙경제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수익성이 없는 사업을 지원해 참여국을 채무함정에 빠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린 부비서장은 "미국 주도의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이나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은 정부의 민주화, 청렴도 등을 심사하고 정치적으로 부패했거나 채무 상환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차관 제공을 중단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면서 "스리랑카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과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 형제는 부정부패를 일삼으면서 중국에서 빌린 자금을 자신의 정권 유지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대일로 사업은 중국이 참여국에 감당할 수 없는 차관을 제공하고 갚지 못하면 해당 기반 시설을 자신이 직접 운영하도록 설계된 일종의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스리랑카는 2017년 중국의 차관을 받아 건설한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넘겼다. 차관을 상환하지 못한 탓이다.

일대일로는 아시아와 유럽의 경제권을 연결하는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표적인 대외정책이다. 참여국에게 인프라 건설을 위한 대규모 차관을 빌려주고 그 건설과 운영은 중국 기업이 맡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9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채무함정에 빠진 나라는 스리랑카만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역시 자바섬에 건설 중인 자카르타-반둥 고속철 건설이 장기화하면서 채무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이 동남아시아에서 처음 수주한 자카르타-반둥 고속철은 일대일로 대표 사업 중 하나다.

당초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코로나19, 토지수용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사업비가 86조5천억 루피아(7조5000억원)에서 114조2천400억 루피아로 늘었다. 시장에서는 차관 상환을 위해서 40년간 운영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현지에서는 "인도네시아도 아프리카처럼 채무함정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라오스도 일대일로 참여로 부채가 늘어나자 지난 2020년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다. 라오스는 중국 윈난성 성도 쿤밍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을 잇는 일대일로 철도 사업에 참여했다. 라오스는 이 사업에 국내총생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9억달러를 투입했으며 이 중 60%는 중국수출입은행의 대출로 충당했다.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산하 연구팀인 에이드데이터는 "중국-라오스 철도는 경제적 효익을 가져오기는커녕 라오스에 거액의 부채만 안겨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gu121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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