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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처벌 위주 중대재해법 보완되어야

기사입력 : 2022년07월18일 09:54

최종수정 : 2022년11월04일 10:31

박영범(한성대 명예교수, 경제학)

'중대재해 처벌등에 관한 법률'(중재재해처벌법)은 한국서부발전 하청업체 소속 김용균씨 사망을 계기로 대폭적으로 개정된 산업안전법(일명 '김용균법')이 2020년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산재 사망사고가 늘어나자 위헌, 과잉 중복규제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야 합의로 2021년 1월 통과된 법이다.

한 전문가가 지적한 대로 "과거 산업재해를 초래한 '빨리빨리' 문화를 정부와 국회가 그대로 답습한" (현장에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불리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산업재해 그리고 중대재해를 줄이는 대책으로서의 한계가 법 시행이후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법 시행일인 1월 27일 이후 100일 경과한 시점에서 산재 사망건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 보다 소폭으로 줄어들기는 하였으나 법의 적용대상인 50인 이상 사업장에서도 산재 사망사고가 여전히 상당히 생기고 있다. 전체 사망사고 중 법 적용이 2년간 유예된 50인 미만 사업장 산재 사망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간 늘어났을 뿐이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하는 산재사망자 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법 시행 이후 중대재해가 줄어 든 것을 통계적 착시로 보는 해석도 있다. 법 시행 초기 '1호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사를 중단한 건설사가 많고 원자재 값 폭등으로 공사가 많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증빙서류를 만들어 놓은 서류작업만 잔뜩 늘어났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이다.

박영범 교수.

산재 사망사고가 가장 빈번한 건설공사의 경우 하청업체의 산업안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원청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지급하는 산업안전관리비가 증액되어야 한다. 중대재해법으로 원청의 책임성이 강화되었지만 분양가가 규제되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하여)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청업체의 산업안전관리비의 증액 요구를 수용할 수 없는 원청업체도 답답한 것이 현실이다.

중대재해법의 법으로서 가장 큰 취약점의 하나가 법 규정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법을 보완하기 전에는 사건이 발생하고 사건에 대한 고용부의 기소와 관련 판례가 쌓여야 법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그러나 고용부의 중대재해 관련 수사는 더디기만 하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한 협의도 조사하여 한다. 올해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는 250건이 넘는다. 고용노동부의 행정 역량이 현장의 기대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의 취지는 원청 업체와 하청 업체가 잘 협력하여 중대재해 방지를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원청과 하청업체의 책임 범위를 놓고 갑론을박이다.

원청 업체가 하청업체에게 산업안전 관리 의무를 충실히 하도록 지시하였다면 파견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고용부는 파견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나 법원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

수년 전에 글로벌GM 회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한국에서의 경영상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지적한 통상임금관련 소송도 정부가 행정해석으로 제시한 통상임금의 범위를 법원이 넓게 보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우선은 모호한 중대재해처벌법의 규정을 명확히 하여 법 시행으로 대형로펌과 고용노동부 퇴직 공무원 일거리만 늘어났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 져야 한다. 사용자의 안전의무 확보 의무, 원청의 책임 범위 등을 구체화 하여야 한다. 고의·중과실이 없는 중대재해에 대한 사용자의 감경 내지 면책 규정도 만들어야 한다. 일본 건설업의 경우 법적 의무사항을 준수한 경우 현장 책임자를 제외하고 형사 처벌도 면하지만 우리나라 보다 사망자 수가 훨씬 적다.

처벌 강화만으로 중대재해를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일본 건설업은 규모가 우리나라보다 4배 가까이 크지만 사망자 수는 절반이고 종사자대비 사망자 비율은 우리와 격차가 상당하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원·하청구조를 가진 일본의 사례는 시스템적 접근의 중요함을 보여 준다. 여론에 휘둘려서 감성에서 접근하여 중대 산재에 대해 사업주를 무리하게 처벌하기 보다는 산재 예방에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고 정부가 사업주 들과 함께 구조적 요인을 찾아내서 고쳐야 한다. 사업주가 자체적으로 정한 안전의무를 지키지 않은 경우 처벌하는 영국의 '목표기반 규제'로 규제 방식을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박영범 교수 약력= △1956년 서울 출생 △한국외대 영어학·경제학 학사, 미국 코넬대 대학원 석·박사 △산업연구원 초빙연구위원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및 연구조정실장 △국가기술자격정책심의위원회 위원 △교육인적자원부 정책자문위원회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노동부 자체평가위원회 위원장 △한성대 교무처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선진화위원회 위원장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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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 개편 방식 '안갯속'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 발표가 오는 8월 13일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달 말 대국민보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방식은 안갯속이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위는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막바지 정리 작업 중에 있다. 개편이 유력한 기획재정부와 검찰 조직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2025.07.22 gdlee@newspim.com 국정위는 당초 이달 중 대국민보고 등 주요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국정위의 법적 활동 기한은 60일로 오는 8월 14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1회 한해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국정위는 조기에 활동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국정위의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데는 정부의 첫 조직 개편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기후와 에너지 파트를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도 나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방미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진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기재부의 예산 분리 기능과 검찰청 폐지가 담길 것이 유력하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앞서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검찰청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공약 방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은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 과거의 기획예산처를 되살리고 나머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안 ▲예산처가 아니라 재무부를 신설하는 안 ▲기재부 내에서 기능을 조정하는 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방안들을 놓고 국정위는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위는 초안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골자의 검찰 조직 개편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당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검찰 권력의 핵심인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신설해 여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곳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만 수사권을 행안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편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 해체 차원의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조직 개편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에서 기획재정부 내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위 존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ycy1486@newspim.com 2025-07-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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