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준비중…삼성화재·현대해상·교보생명 검토
하반기 서민금융진흥원에 하나 둘 참여의사 밝혀
정부의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형식…'순수 보증형'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자들을 위한 '햇살론 보험'이 이르면연말이나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주요 대형 보험사들은 햇살론 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 고금리 부담에 햇살론을 취급하고 있는 금융기관이 점차 줄고있는 만큼 '햇살론 보험'이 취약계층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햇살론 보험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삼성화재, 현대해상, 교보생명 등 다수의 보험사들이 햇살론 보험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생명 본사 외관 [사진=삼성생명] |
햇살론은 대표적인 정책서민금융상품으로 서민금융진흥원(진흥원)이 각 업권에서 자금을 출연(일종의 기부금으로 금품을 내 도와주는 행위)해 취약계층에게 생계자금 등을 대출해준다. 출시 초반에는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에서 재원을 출연했으나,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5월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서민금융법)'을 개정해 출연금 부과대상 금융회사를 ▲은행 ▲보험사 ▲카드사 ▲여신전문회사 등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전체 금융사로 넓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출연금 규모는 매년 2000억원으로 5년간 총 1조원이다. 개정 당시 논의된 출연금은 금융사 가계대출 잔액의 최대 0.03%로 은행권은 1050억원, 여신전문회사는 189억원, 농수산림조합은 337억원, 신협·새마을금고는 310억원, 저축은행은 78억원이며 보험사는 168억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 13곳은 지난해 연 4.9~8% 금리로 최대 2000만원 한도의 생계자금을 지원하는 '햇살론 뱅크'를 출시했다. 올해 초 대출한도를 2500만원까지 늘렸으나, 정책서민금융을 이용한 경험이 있고 부채 또는 신용도가 개선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다. 카드사 7곳은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할 수 있는 '햇살론 카드'를 선보였다. 연간 가처분소득 600만원 이상, 개인신용평점 하위 10% 이하이면서 보증신청일 기준 개인 신용카드를 보유하지 않은 취약계층이 대상이다.
당초 보험사들도 이르면 8~9월 햇살론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은행과 카드사보다 늦어진 이유는 서민금융진흥원에 재원을 출연해야 할 보험사들이 하반기에 참여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햇살론 특성상 보험사 한 곳이 참여한다고 해서 나올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라며 "서민금융진흥원이 보험사에 참여 의사를 확인했는데, 상반기에는 보험사 대부분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하반기에는 참여하겠다는 보험사들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가 햇살론 출시를 망설였던 이유는 보험업의 주 사업이 대출이 아닌데다 햇살론이 취약계층을 위한 상품인 만큼 최고 금리가 10.5%를 넘지 않아 고금리 기조에서 팔면 손해라는 인식이 만연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햇살론을 통해 서민금융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하나 둘 참여의사를 밝히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험사에서 출시되는 햇살론 보험은 보험사의 영업과 무관하게 구성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방식으로, 보험 기능은 제외된 순수 보증형 대출 상품일 것"이라고 전했다. 보증형 대출은 서민에게 대출 상품을 팔고 진흥원이 이를 보증하는 것이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