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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전망] '돈맥경화' 중기·벤처, 긴축경영 '고삐'..."신규시장·프리미엄 승부"

기사입력 : 2023년01월03일 07:00

최종수정 : 2023년01월03일 07:00

기업 대출금리 5% 돌파...2012년 이후 최고치
'역머니 무브'로 1~10월 정기예금 183조↑ 유동성 메말라
원가절감·긴축 행보 나서...'납품대금 연동제' 시행 단비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한국 경제 전반에도 혹독한 한파가 불고 있다. 2023년은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 부진과 함께 고금리 등 민간 소비 위축을 우려하는 전망이 많다. 우리 경제성장률은 1%대의 저성장이 예고된다. 악재투성이의 글로벌 경제가 불러올 한국 경제의 위기 속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갈 기업과 은행 등의 한 해 전망과 출구전략을 살펴봤다.

[서울=뉴스핌] 이영기 배요한 박두호 기자 = 최근 국내 금융 시장이 가파른 금리 인상과 함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 한전발 회사채 대란, 흥국생명 콜옵션 거부사태 등 유동성 악재들이 맞물려 업계 전반에 확산하자 미래의 성장엔진인 중기·벤처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기업 대출금리가 10년만에 5%를 넘는 등 갈수록 이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시중의 돈줄이 말라가는 '돈맥경화'로 경영 환경은 급속도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뉴스핌=김아랑 미술기자]

이와 관련해 하태경 한양대 교수는 "유동성 위기로 수익성이 있어도 돈을 구하기 어려운 시장 경색이 일어나 중소기업 흑자도산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은 이전보다 돈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대출금리 5% 돌파…10년 만에 '최고'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전월 대비 0.61%포인트 오른 5.27%를 기록했다. 이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발생했던 2012년 9월(5.3%) 이후 최고 수준이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에서 5% 이상인 비중은 69.5%로 작년 동월대비 23.2배(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회사채 시장에서 돈을 구하지 못한 기업들이 은행 대출 창구 문을 두드리면서 지난 11월 말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169조2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3조7000억원 증가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치솟는 금리와 더불어 정기예금 잔액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시중의 유동성이 말라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서 5대 은행을 포함한 모든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6조원이 급증했다. 이는 2002년 1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역머니무브'가 진행되며 시중의 유동성이 줄어든 가운데 중소기업은 울며 겨자먹기로 높은 이자를 감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넉넉한 사내유보금을 보유한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체 한 관계자는 "바이오 임상은 꾸준한 투자유치가 되어야 하는데 최근 고금리로 인해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 연구진을 제외한 임직원들의 급여를 동결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가의 신성장동력인 벤처기업도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악재에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3분기 벤처캐피탈투자는 경제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벤처캐피탈의 주요 재원인 모태펀드 예산도 2022년 5200억원에서 올해 3135억원으로 약 40%가 줄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특히 벤처기업 투자 자금은 경기 하강 국면에서 축소되는 경향이 있어 내년에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금리로 대환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정부의 정책 금융이 일부 기술 기업들에 집중되며,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받는 기업들은 계속 받는데, 정책 수혜를 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에서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가 일종의 지급 보증을 하거나 해당 회사채를 매입하는 역할을 하면서 금융지원을 한다"며 "자금 시장을 통해 금융지원을 하거나 간접금융방식으로 신용보강을 통해 금리를 낮춰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납품대금 연동제' 가뭄에 단비될까…원가절감·긴축 나서

중소벤처기업들은 내년에도 자금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대응 전략으로 원가 절감을 통한 긴축 행보에 나서고 있다. 수요 위축, 금리 인상 등으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자 일단 '자금 혹한기'부터 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410곳을 대상으로 '2022년 중소기업 경영실태 및 2023년 경영계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61.5%는 내년 경영환경을 올해와 비슷하다고 봤다. 특히 응답기업의 61.2%는 내년 핵심 경영전략으로 '원가절감 및 긴축'을 꼽았으며, 금융리스크 관리 강화(34.9%), 신규판로 확대(31.5%)가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중소기업계의 14년 숙원이었던 납품대금 연동제가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에 있어 가뭄의 단비가 될지 주목된다. 중소기업계는 지난 2008년부터 납품대금 연동제의 법제화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좌초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11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09 leehs@newspim.com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따르면 전날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물품 등 제조에 사용되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변동하면, 그 변동분에 연동해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창웅 한국건설기계정비 협회장은 "납품단가 연동제 통과로 원자재 가격을 전보다 제값을 받을 수 있게 돼 중소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차전지 소재기업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을 통해 제품을 수주하기 때문에 납품단가 연동제는 향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국내 경영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판관비 절감과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허리띠 졸라매고...신규시장·프리미엄 '승부'

경기 상황과 경영 환경이 극도로 위축돼 있는 가운데서도 중소·중견기업들은 신규시장을 개척하고, 프리미엄 위주의 전략을 취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북미 지역의 콘덴싱(열을 재활용하는 기술) 온수기 시장에서 47%이상의 점유율은 차지하고 있는 경동나비엔은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영국 정부의 수소 발전 로드맵에 따라 관련 인증도 획득하고, 캐나다·멕시코·우즈베키스탄에는 새롭게 법인을 설립했다.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지역에 진출할 계획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생활환경가전 기업으로 변화하는 노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도 더욱 다양한 국가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귀뚜라미보일러는 제품기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최첨단 온수 기능, 저탕식 난방 기능,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지속적으로 제품 라인업을 다각화 한다는 전략이다. 귀뚜라미보일러 관계자는 "신제품을 확대하고, 보일러 외 품목 다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살아남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콕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실적이 향상됐던 이 업계는 엔데믹 및 주택거래 절벽에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악재를 겪으며 휘청거렸다. 금리인상 여파와 부동산거래 위축으로 2023년도 가구-인테리어 업계에게는 보릿고개가 예상된다.

국내 대표적인 가구-인테리어 기업인 한샘은 2022년 매출이 전년에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간 투자를 확대해 온 리하우스 부문 부진으로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고 있어 2023년에도 실적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요 수입원자재인 파티클보드의 가격 인상은 지속될 형국이다. 우크라이나 무역제재로 러시아산 목재 수급이 어려워졌고 동남아 수입대체에도 불구하고 원가부담을 늘어만 가고 있다.

한샘은 긴축 경영과 함께 프리미엄 수요를 타깃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IT 기술 기반의 '리빙 테크기업'으로 도약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026년까지 홈리모델링 부문 매출 2조원을 포함한 전사 매출 4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긴축을 통한 신사업투자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암동 본사 매각이 검토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분석된다.

한샘은 "플랫폼 구축을 넘어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업무프로세스를 고도화하는 리빙테크기업으로 거듭나고, 온-오프라인 고객 접저을 확대함과 동시에 상품-시공 경쟁력을 높여 매출을 지속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넥스는 오프라인 유통망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에넥스는 "공간 스타일링에대한 고객 관심도를 반영해 트렌디한 가구개발에 주력하고 또 차별화한 품질과 기술력으로 주방가구를 비롯한 핵심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다사다난했던 시멘트업종 역시 업황 전망은 좋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2023년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전년대비 3%내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업계의 과제는 '수익성 정상화'다. 업계는 유연탄 의존도를 낮춰 비용절감 뿐만 아니라 탄소발생 감축수단으로 순환대체연료 사용에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쌍용C&E는 그린에코솔루션의 환경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수익기여를 더욱 높이고 또 환경사업에서 반출되는 폐합성수지를 동해공장에서 전량 소화하면서 시멘트원가를 낮추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건축물 준공시점에서 사용되는 몰탈 사업 약진과 레미탈 사업 등으로 수익성을 보강하는 가운데 대체연료 투자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대체연료 투자를 지속해왔던 한라시멘트는 올해 그간 투자 효과가 반영돼 본격적인 영업이익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2023년은 정부의 탄소중립계획에 탄소발생 감축 수단이 현실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또 유연탄 대체 효과도 있어 순환대체연료투자는 비용절감과 ESG경영 두가지 효과가 있어 업계는 여기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샘 상암사옥 [사진=한샘]

 

 

yo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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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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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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