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테크, 기업가치 100억 달러 인정
순익은 여전히 '마이너스', 적자 매년 확대 중
"'챗 GPT'로 AI 테마주 관심 고조에 상장 속도 낸 것"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대표 로봇 기업인 유비테크(UBTECH·優必選科技)가 홍콩 증시 상장에 시동을 걸었다. 신규 자금 조달을 통해 적자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은 유비테크가 지난달 31일 홍콩거래소에 증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면서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주' 탄생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2012년 설립된 유비테크는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다. ▲교육용 지능형 로봇과 솔루션 ▲물류용 지능형 로봇과 솔루션 ▲업계별 맞춤형 로봇과 솔루션 ▲소비환경 전용 로봇과 기타 스마트 설비의 연구개발(R&D) 및 생산판매가 주력 사업이다.
글로벌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선두기업으로 중국 유니콘 1위 기업에 올라 있으며, 전 세계에 걸쳐 기술 연구소 5개와 서비스 디자인랩(JMR)1개, 생산공장 2개를 운영하고 있다.
50개 제품군을 구축, 지금까지 50만 여대의 로봇을 판매했으며 300여 건의 해외 특허를 포함해 1500여 건의 인공지능(AI) 관련 특허를 보유 중이다.
IPO에 앞서 유비테크는 다수 기관의 투자를 받았다. 중국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술기업인 커다쉰페이(科大訊飛·아이플라이텍)와 중국 최대 빅테크 기업 텐센트(騰訊), 중국 최대 가전 업체 하이얼(海爾), 중국 4대 전력회사 중 하나인 중광핵(中廣核) 등이 투자에 참여했고, 이중 텐센트가 유비테크 지분 6.48%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에 올라 있다.
중국 전기차왕 비야디(比亞迪)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인 샤오줘취안(夏佐全) 역시 엔젤투자자 신분으로 유비테크에 투자, 5.78% 지분을 확보했다. 유비테크 설립자인 저우젠(周劍) 이외의 최대 개인 주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약 12조 5500억원)에 달한다.
[사진=바이두(百度)] |
'최초의 휴머노이드 종목'이라는 영예를 안게 됐지만 유비테크는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심지어는 적자 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비테크가 공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0년(회계연도)과 2021년 매출은 각각 7억 4000만 위안(약 1368억 2000만원)과 8억 17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2020년 마이너스(-) 7억 700만 위안, 2021년에는 마이너스 9억 18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적자 증가율(29.84%)이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10.41%)를 훌쩍 넘겼다.
지난해 1~9월의 매출은 5억 2900만 위안, 순이익은 마이너스 7억 78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개월 간의 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28.1% 늘어난 것이다.
적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유비테크 측은 R&D 투자액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체 매출 대비 R&D 지출 비중이 60%가량을 차지했다. 2020년 57.9%, 2021년 63.3%, 2022년(1~9월) 61.4%다.
시장은 앞서 유비테크가 중국 본토 커촹반(科創板)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저우젠 역시 지난 2019년 초 중국 본토 상장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비테크가 당초의 계획을 수정해 홍콩 증시로 눈을 돌린 데 대해 업계는 기업 경영 상황이 예상만큼 개선되지 않았고, 지난해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인해 본토 내 IPO 속도가 더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인공지능 기업 오픈AI가 개발한 '챗(Chat) GPT'가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며 AI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증시 상장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중국 로봇 시장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가 AI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경제 육성을 강조하고 있고, 고령화 및 인구 감소도 관련 산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전자학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중국 로봇 시장 규모는 142억달러(약 17조 5200억원)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형 로봇, 특수 로봇 시장이 각각 전체의 53%(75억 달러), 35%(49억달러), 13%(18억 달러)를 차지했다. 2024년이면 중국 로봇 시장 규모가 251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학회는 전망했다.
중국 매체 제이커(ZAKER)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을 인용, 중국 지능형 서비스 로봇 및 솔루션 시장이 2021~2026년 연평균 27.5%씩 성장하면서 시장 규모가 2021년의 467억 위안에서 2025년 1558억 위안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븐은 또한 2021년 기준 중국 교육용 로봇 및 솔루션 업계에서 유비테크가 20.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