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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오르니 얼었던 곳 녹아…쪽방촌·노후아파트 '위험 천만'

기사입력 : 2023년02월09일 10:18

최종수정 : 2023년02월09일 10:18

벽 사이 얼음 얼었다 녹으며 틈 벌리는 '크랙' 현상
낡은 건물 속도 빨라…벽 전체 균열로 사고 위험↑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서울 양천구 오래된 원룸 건물에 사는 김모(31) 씨는 최근 화장실을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벽타일이 튀어나와 있고 그 근처부터 시작해 벽이 쩍 갈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노후화된 건물에서는 이 같은 일이 자주 일어난다. 영하의 날씨 때문에 벽타일 사이 얼어버린 물이 기온 상승으로 내부에서 녹으면서 발생하는 '크랙' 현상이다. 얼음이 벽 틈 사이에서 꽝꽝 얼었다가 부피가 작은 물로 변하면서 벽의 틈을 벌린다. 이 현상이 반복되면 벽 전체에 금이 가기도 한다.

아파트 커뮤니티에도 관련 게시글이 수두룩했다.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 사는 주민 A씨는 "최근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안방 실크 벽지 두꺼운 게 가로로 방 크기만큼 쫙 갈라졌다"며 "아이가 자는 안방이라 별생각이 다 든다"고 했고, 아파트 주민 B씨 또한 "작년 겨울 이맘때쯤 앞 배란다에서 쾅 하는 굉음이 나서 보니 베란다 타일들이 불쑥 솟아 올라와 있었는데 이번 겨울도 그냥 지나가질 않는다"며 "쩍쩍 소리가 나서 봤더니 벽이 갈라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낡은 건물일수록 이 현상은 빠르게 진행된다. 특히 건물 자체를 나무 합판으로 불규칙하게 덧댄 특징이 있는 쪽방촌 등에서 이런 현상이 심각했다.

기온이 크게 오른 9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만난 주민 홍모(50대) 씨는 '겨울 지나고 벽이 갈라지는 집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대 집들을 쭉 보여주며 "여기 안 그런 집이 어디 있겠느냐"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9일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2층 에어컨 실외기 구멍을 중심으로 벽이 갈라져 있다. 2023.02.09 mkyo@newspim.com

실제로 쪽방촌 골목에 들어서자 벽이 갈라진 집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틈 사이로 물이 흐르는지 일부 집들은 임시로 비닐 등을 덮어놓기도 했다. 건물이 모두 붙어 있어 한 곳이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연결된 다른 집들도 고스란히 피해를 볼 것 같았다.

서울 용산구 동사동 쪽방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쪽방촌에서 거주한 지 7년째라는 서모(58) 씨는 한쪽 벽 표면이 뜯긴 벽을 보여주며 "이번에 얼음이 꽝꽝 얼었다가 녹으면서 벽이 다 갈라졌다"며 "벽 끝까지 다 갈라져 있는 상태라서 언제 건물 전체가 다 내려앉아도 이상하지 않다"고 전했다.

서씨는 사흘 전 벽에서 떨어졌다는 큰 돌덩이를 가리키며 "얼마 전에는 집에서 나오는데 이 돌덩이가 내려앉아서 머리를 맞을 뻔했다"라고도 토로했다. 뜯긴 벽은 작은 가루나 큰 돌 형태로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벽을 중심으로 한쪽 벽면 전체에 금이 가 있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동사동쪽방촌 주민 서씨가 사는 건물 벽이 떨어져 나가고 있다. 2023.02.08 mkyo@newspim.com

건물 전체에는 다 녹아버린 얼음이 물 형태로 곳곳에 고여있었고, 천정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문제는 쪽방촌의 경우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홍씨는 '수리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에어컨 설치로 뚫은 외벽을 중심으로 벽이 갈라진 이층집을 가리키며 "이 집은 1층과 2층의 집 주인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은지도 오래인데 연락을 한다고 한들 수리를 해주겠느냐"고 했다.

서씨 또한 "4년 전부터 겨울이면 조금씩 이런 증상이 심해져서 몇 번을 집주인한테 고쳐 달라고 했는데 달라지는 것이 없다"며 "얼마 전에는 상황이 심각하니 수리기사들을 대동하고 와서 보더니 돈이 많이 든다고 하니까 그냥 아무 조치 없이 가버렸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동사동쪽방촌 건물 벽 전체에 균열이 가 있다. 2023.02.08 mkyo@newspim.com

서씨는 이 문제 때문에 곧 이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나갈 때마다 머리를 맞을까 봐 무섭고 또 건물이 무너질까 봐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며 "이번 달 20일에 방을 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층에 사는 2세대는 모두 장애인이다. 사고라도 나는 날엔 그 사람들은 피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쪽방촌 주민들은 정부의 신속한 공공임대주택 착공만이 답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호태 동자동사랑방 전 대표는 "공공임대주택이 생겨야 이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민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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