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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도 큰 관심,부산 '무라카미좀비'에서 놓치면 안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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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불안,기형적 동시대 문명 '좀비미학'에 녹여
초기작에서 최신작까지 부산시립미술관 왔다
누적관람객 10만명.. 4월16일까지 연장

[부산 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이우환 화백(87)의 초대로 일본 미술가 무라카미 다카시(61,村上隆)가 바다의 도시 부산에 왔다. 부산시립미술관(관장 기혜경)은 일본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대규모 개인전을 1월말 개막했다. 미술관 단지에 이우환을 기리는 상설전시관인 '이우환공간'이 생긴 이래 안토니 곰리, 빌 비올라 등 세계적 거장의 전시가 '이우환과 그 친구들'이란 이름으로 열렸고, 올해는 무라카미가 초대된 것.

[서울 뉴스핌] 무라카키 다카시 '히로폰, 나, 그리고 나의 외로운 카우보이'.2009 ©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3 art29@newspim.com

'이우환과 그 친구들'은 이우환 작가와 장르는 다르지만 현대미술사의 중심에서 예술관을 공유하는 작가들을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공간에서 함께 조명하자는 취지의 프로젝트다. 이번에 네 번째 작가로 무라카미 다카시를 소개한다.

어린 시절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 '미래소년 코난'을 보고 자란 무라카미는 '세계에 필적할 만한 일본미술은 무엇일까'라는 화두를 가슴에 품고, 도쿄예술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그리곤 일본 대중문화를 고급 예술에 과감히 대입시켜 새로운 유형의 현대미술을 제시했다. 고상한 상위문화든, 저급한 하위문화든 예술 안에서 만나고, 섞이면 구조적으로 모두 평평해진다는 '슈퍼플랫' 개념을 창안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무라카미 다카시의 부산시립미술관 전시 중 '귀여움' 주제의 제 1전시실 전경.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3 art29@newspim.com

'Japan 팝'으로 일컬어지는 그의 만화에 기반한 작업은 럭셔리 패션브랜드인 루이 비통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폭발하듯 유명세를 탔다. 루이 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마크 제이콥스가 그에게 협업을 제시하자 무라카미는 칙칙한 모노그램에 알록달록 색을 입히거나, 브라운색의 모노그램을 화이트로 180도 바꿔놓는 '멀티 모노그램'을 제안했다. 그의 예술적 제안은 루이 비통을 '젊고 새로운 브랜드'로 각인시키며 대중의 사랑과 함께 매출도 훌쩍 끌어올렸다. 동시에 작가 자신도 글로벌 미술계에서 인기작가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런데 이번 부산시립미술관에서의 작품전은 너무나도 유명한 그간의 스토리와는 궤를 달리 한다.      

'무라카미 다카시: 무라카미좀비'라는 타이틀로 막을 올린 이번 전시는 지금껏 대중에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초기작을 비롯해 회화, 대형 조각, 설치, 영상 작품 등 대표작 160점이 네가지 섹션으로 구분돼 나왔다. 따라서 대규모 회고전 형식이 됐다. 톡톡 튀는 초기 만화적 작업에서부터 신랄하고 기괴한 최근작까지 작가의 작업세계 변화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 뉴스핌]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한 자신의 개인전에서 포즈를 취한 무라카미 다카시. 인스타그램 @takashipom. 2023.02.14 art29@newspim.com

이번 작품전은 스펙타클한 규모도 규모이거니와 당대 정점을 달리는 유명작가라는 명성, 작품의 완성도, 작업이 품고 있는 파급력으로 부산 뿐만이 아니라 서울및 수도권, 아니 전국적으로 큰 화제를 뿌리고 있다. 미술애호가들 사이에 "놓쳐선 안될 전시"로 입소문이 나며 미술관에는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긴 줄이 서고 있다. 물론 해외에서 그의 전시를 이미 본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나 한국 땅에서 본격적으로 무라카미의 작품이 망라되는 회고전은 당분간 쉽지 않을 듯하다. 문제는 매머드한 블록버스터 이벤트임에도 전시기간이 약 석 달반 남짓이라 주말에는 관람객이 크게 몰린다는 점이다. 조금이라도 덜 복잡한 환경에서 전시를 즐기려면 평일, 그리고 오전을 택하는 것이 좋다.

전시는 무라카미 예술의 요체인 '귀여움', '기괴함', '덧없음'의 미학과 함께 '좀비미학'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작가의 시그니쳐 캐릭터인 'DOB'(도브), '탄탄보'와 디지털 복제인간 캐릭터인 '아바타NFT', 그리고 증강현실(AR)로 만나는 무라카미좀비 AR까지, 그의 캐릭터가 선보이는 과장된 형상('기괴함') 속에서 느껴지는 어떤 슬픔('덧없음')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를 통해 위기상황에 맞닥뜨린 인류의 현재와 불안한 미래, 기형적인 현대 문명을 돌아보게 한다. 

[서울 뉴스핌] 무라카미 다카시,'탄탄보:감은 눈으로도 볼 수 있는 불꽃과의 조우'. 2014. 리움 컬렉션 ©Takashi Murakami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4 art29@newspim.com

일본의 대중문화, 특히 만화의 속성인 '귀여움'과 '도발성'을 데뷔이래 작품에 적극적으로 녹여냈던 무라카미는 근래에는 '좀비미학'을 작업에 대입하는데 골몰해 있다. 특히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그의 작업은 크게 달라졌다. 기존의 '기괴함'에 마치 추진로켓이 장착된 듯하다. 이번 부산 전시에는 그가 지난 10년간 시도한 '무라카미좀비'의 다양한 작업들이 나왔다.

2층 전시실 초입에 조성된 '귀여움' 섹션에는 작은 간판이 공중에 매달려 있고, 바닥에는 붉은 색으로 '도보지테(왜) 도보지테(왜) 오샤만베'라는 텍스트가 새겨져 있다. 의미없는 단어의 조합같지만 무라카미는 데뷔 초부터 '왜(Why)'라는 질문을 달고 살며, 일본의 서브컬처를 현대의 조형언어에 결합하는 실험을 거듭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무라카미 다카시 'DOB'시리즈. 2012~2014.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4 art29@newspim.com

귀여움의 상징인 도라에몽과 슈퍼소닉 이미지를 합성한 'Mr. DOB'는 무라카미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캐릭터다. 사랑스런 눈과 귀, 매끈한 평면 등 '카와이(귀여움)' 캐릭터가 갖춰야 할 요건을 모두 갖춘 'DOB'는 향후 작가의 시그니처이자 로고, 분신이 됐다. 이 때부터 무라카미는 페인팅에 전격적으로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후배 작가들과 프로덕션 팀을 만들어 눈이 부실정도로 반짝이는 표면을 구현하기 위해 실크스크린 판을 적게는 몇십 개, 많게는 몇백 개까지 올려가며 극도의 정교함을 추구했다. 모든 공정을 철저하게 체계화하고, 한치 오차도 없는 세밀함을 추구하는 그의 페인팅은 엄청난 물감의 층들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무라카미의 출세작이자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둔 'DOB'연작과 함께 1995년부터 시작된 '꽃'시리즈가 첫 섹션의 벽과 바닥을 온통 채웠다.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시실이다. 그리곤 귀여움과 기괴함이 공존하는 '탄탄보'(Tan Tan Bo)'시리즈가 이어진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무라카미 다카시, '프란시스 베이컨에 대한 오마주'. 삼면화. 2018.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4 art29@newspim.com

빅뱅의 지드래곤(권지용)이 소장하고 있는 '727 드래곤'(2018)이 탄탄보 코너의 첫 작품으로 내걸렸다. 변형된 'DOB'캐릭터와 12세기 일본의 유명한 시기산의 전설 '에마키'에서 영감을 받은 구름을 결합한 회화다. 전통 일본화의 배경처럼 회색 바탕에 장중한 구름이 끝없이 펼쳐진다. 그런데 화면 중앙에 만화 캐릭터인 'DOB'가 입을 쫙 벌리고 등장한다. 신비의 동물인 용이 어울릴 법한 화폭에 뜬금없이 현대 캐릭터라니. 반역에 능한 작가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평평한 구조로 재해석한 슈퍼플랫의 정신을 여실히 보여준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무라카미 다카시, '미스 코코'. 1997. 무라카미 다카시의 가장 잘 알려진 캐릭터 중 하나인 미스 코코는 오타쿠 문화의 그림과 조각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과장된 여성상이다. 일본의 대중문화뿐 아니라 여성의 신체를 상품화하려는 세계적인 강박관념을 드러낸 작품이다.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4 art29@newspim.com

그 뒤편에 걸린 두 점의 '탄탄보' 회화는 귀여우면서도 괴물성을 드러낸다. 무라카미는 일본 인기만화 속 요괴들에서 영감을 받아 'DOB'를 '탄탄보'로 변형시켰다. 귀여움의 요소였던 커다란 눈은 회오리를 치거나 동심원을 그리며 흔들린다. 한편 가로 7m가 넘는 '스파클 탄탄보'와 '스파클-생각이 나는 순간'에선 더 충격적으로 변한다. '탄탄보'의 입과 귀에서 무언가가 뿜어져 나오고, 폭발한다. 고통이자 대혼란이다. 화면 하단의 카이카이는 "탄탄보, 너 괜찮아? 근데 지금 세상이 엉망이지 않나요? 전세계적으로 분쟁의 불씨와 지진과 태풍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시커먼 블랙홀들이 화폭을 덮치며 현대인류가 직면할 재앙을 예고한다.

그런데 무라카미는 화면 전면에 괴물로 변한 탄탄보의 끔찍스런 장면을 폭포처럼 그려낸 뒤, 매혹적이고 귀여운 캐릭터도 함께 배치했다. 사회는 몰락의 길로 치닫고 있는데도 개인은 여전히 안온한 집단환상에 빠져 있음을 표현한 것. 이렇듯 그의 작품은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고, 선과 악,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현대 사회의 이중성을 암시한다. 만약 당신이 이번 전시를 찾았다면 무라카미가 드러내고자 한 이 시대의 혼돈과 양가적 이중적 측면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무라카미 다카시, '무라카미 좀비와 폼 좀비'. 2022. 자신의 형상과 애완견 '폼'에 좀비 이미지를 투영시킨 신작 설치미술이다.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3 art29@newspim.com

이어지는 '기괴함'과 '덧없음' 섹션에서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기점으로 작업에 큰 변화가 온 무라카미의 작업세계를 접할 수 있다. 인간의 힘으로 감내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을 겪고 난 후 인간의 무력함과 생명의 덧없음, 예술의 역할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 투영된 작업들이다.

무라카미에게 '기괴함'은 괴기성과 아울러 우스꽝스러움을 포함한다. 기존의 것에 대한 변형과 부조리한 것, 아이러니, 왜곡, 패러디, 풍자, 비하를 통한 우스꽝스러운 형상을 모두 합친 개념이다. 그의 '히로폰'(1993)은 발표 당시 논란이 많았다. 오타쿠 문화에 드리워진 과도한 성적 욕망, 무기력, 미성숙 등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부정적 면모를 전면에 드러내고, 이를 긍정하는 도발적인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뜨거운 비판이 쏟아진 것은 물론이다.

신작 '클론X × 무라카미 다카시'(2022)는 작가가 디자인 스튜디오 RTFKT와 협업으로 만든 아바타 NFT프로젝트의 실사판이자 가상 아바타의 물질화다. 그의 아바타들은 디지털로 복제된 인간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NFT기반 게임, AR필터, 줌 회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활성화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무라카미 다카시 '원상_각성' 2015(왼쪽). 'Zen_EN, SO 플래티넘' 2018.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그로테스크 미학은 무라카미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동일본 대지진 충격에서 비롯됐다. 그 이전까지 무라카미는 오타쿠, 서브컬쳐, 귀여움, 가벼움 등 팝아트적 요소에 몰두해 있었으나 지진 이후 전통, 종교, 죽음, 철학으로 주제가 바뀌었다. 지극히 대중적, 상업적이었던 작업이 '인간의 무력함과 예술의 가능성'을 묻는 진중한 쪽으로 선회한 셈이다.

'귀여움' 섹션에서 거세된 일본 대중문화의 전형을 드러냈다면 '기괴함' 섹션에선 재앙에 휩쓸린 현실을, '덧없음'에서는 불분명하고 비극적인 미래를 드러낸다. '덧없음'섹션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무라카미 좀비와 폼 좀비'(2022)다. 좀비로 변한 작가 자신과 애완견 '폼'을 3D프린팅으로 입체화한 이 작품은 위기상황 속 '생존에 대한 강박'을 암시한다. 끔찍한 좀비 형상에서 짠한 슬픔도 느껴진다.

한편 이우환공간에서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원상' 시리즈를 소개한다. 한 획으로 긋는 동그라미이자 마음과 정신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수행의 표본이라는 뜻을 담은 '원상' 시리즈는 이우환의 작품과 철학적 동질성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우환공간에서 펼쳐지는 두 예술가의 명징한 추상작업을 비교 감상하는 시간도 가져봄직 하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실물 작품을 감상하는 것 뿐 아니라 AR(증강현실)도 체험해볼 수 있다. 무라카미 다카시와 SNOW가 무라카미 작품을 기반으로 협력해 제작한 7종의 AR이 전시장 곳곳에 설치돼 있다.

 

기혜경 부산시립미술관장은 "무라카미 다카시는 일본의 대중문화를 세계 예술계에 대입시킨 '슈퍼플랫'으로 예술적 도전을 시작해 기괴함, 덧없음을 거쳐 근래엔 마음과 정신의 수행으로 옮겨져왔다. 이번 부산 전시는 'DOB' 캐릭터로 시작해 마지막은 블교적 작품인 '아미타 내영도'로 끝난다. 길고 긴 윤회를 끊어내고,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부처를 중심에 놓은 초월적 작품이 엔딩이다. 달콤하고 화려하며 기괴한 작업을 돌고 돌아, 그가 이제는 거울 앞에 섰다고 할까. 작가가 펼쳐놓은 다양한 레이어와 미학을 관람객들이 두루 느꼈으면 한다. 이번같은 회고전, 다시 접하기 어려우니 말이다"라고 밝혔다.

유치하고 키치적인가 하면, 기괴하니 환상적이고, 반짝이는 듯하면서도 암울하고 슬픈 작품을 부산시립미술관에 야무지게 풀어놓은 무라카미 다카시. 이 대혼돈의 시대에 "예술가는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나" 자문하는 작가를 만나볼 시간이다. 그가 한국의 리움 미술관과 지드래곤, 탑(최승현)은 물론 전세계 컬렉터로부터 빌려온 작품들과 일본의 스튜디오에서 공수해온 평면, 조각, 설치, 영상(90분짜리 영화)은 일단 '역대급'이니 말이다. 작품 속에 꼭꼭 숨겨놓은 이런저런 텍스트와 암호같은 그림, 심지어 벽면을 가득 채운 길고 긴 전시참여자 명단(Acknowledgement)까지 찬찬히 둘러보면 흥미로운 구석들 또한 많다. 이번 전시는 평일에는 평균 2500명, 주말에는 4000명이 관람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에 미술관측은 전시를 한달간 연장해 오는 4월16일까지 개최한다.월요일 휴관.무료관람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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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주가는 급락, 빚은 그대로?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가 없고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계좌는 반등을 기다리기에 앞서 부족분부터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해진 기한까지 추가 담보를 납입하거나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주가 회복 전에 보유 주식이 강제 처분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2800원(6.35%) 내린 18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13만2000원(10.44%) 하락한 11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각각 7.57%, 9.46%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한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도 커지고 있다. ◆ 주가 급락에 담보비율 하락…납부기한 넘기면 반대매매 문제는 주가가 떨어져도 빌린 돈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 대출금 대비 담보비율이 낮아지고, 유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추가 담보 납입이나 대출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다. 가령 다른 담보 없이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한 종목만 담보로 잡혀 있고 대출금이 그대로라면, 담보비율이 150%였던 계좌는 지난 5일 하루 하락만으로 각각 약 138.6%, 135.8%까지 낮아진다. 유지 비율 140%를 적용받는 계좌라면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수준이다. 이자와 비용 등을 제외한 단순 계산으로, 실제 계좌의 담보 상태와는 차이가 있다.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 1억5000만원어치를 담보로 1억원을 빌린 투자자는 지난 5일 주가가 7.57% 떨어지면서 담보 가치가 약 1억3865만원으로 줄어든다. 증권사가 요구하는 최소 담보 가치가 1억4000만원이라면 하루 만에 약 135만원의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셈이다. 부족분을 제때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고객에게 부족 금액과 납입기한을 안내하고 있다. 현금 입금이나 증권 입고, 보유 주식 매매, 신용융자 현금상환 등으로 부족분을 해소할 수 있지만, 기한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추가 자금을 마련하는 동안 주가가 더 떨어지면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고객의 추가 납입 여력과 담보가치가 동시에 낮아질 수 있는 만큼 관련 계좌를 면밀히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융자 잔액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8조7715억원으로 전날보다 1269억원(0.44%) 증가했다. 같은 날 위탁매매 미수금 관련 반대매매 체결액은 약 84억2000만원으로, 이달 4일 약 39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에 정부는 반대매매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주가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담보 부족이 대규모 강제매도로 이어지는 상황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다만 규제 완화가 모든 계좌의 반대매매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담보 유지 기준과 적용 대상, 기존 담보 부족 계좌의 처리 방식 등은 증권사별 시행 방안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번 조치는 신용융자에 대한 담보비율 유지 의무 면제로, 주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증권사들은 정부 발표 직후 내부 검토에 착수했으며, 구체적인 적용 방안과 기존 계좌에 미치는 영향은 검토 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담보부족 고객의 단기 반대매매 가능성이 낮아졌다"면서도 "다만 반대매매가 과도하게 일어나면 오히려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주가 급락과 강제매도가 맞물려 하락세를 심화시키는 상황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라고 전했다. ◆ 메모리 업황은 견조하다는 평가…반등까지 버틸 여력이 변수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최근 주가 하락이 기업의 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미주 영업·마케팅 채널을 점검한 결과 당장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 역시 수요 감소보다는 건설 지역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027년 예상 순자산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각각 1.13배, 1.00배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현 주가 수준에서는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잠재적 위험보다 기대수익에 압도적으로 무게가 실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도 이번 급락이 반도체 업황 자체의 악화보다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수급 충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민주당의 AI 산업 규제 강화 우려와 헤지펀드 청산 등이 기술주 전반의 하락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민주당 역시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을 중시하는 만큼 데이터센터 건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내 투자가 지연되더라도 동맹국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연산 수요가 유지될 수 있어, 정책 우려가 과도했다는 점이 확인되면 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곧바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M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말까지 저점을 높이더라도 내년 상반기에는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협의와 장기공급계약의 이익 방어력이 확인돼야 본격적인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AI 관련 기술주 역시 주가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AI 산업이 고성장 국면에 있지만 관련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적자인 데다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AI 기업들과 빅테크들의 현금흐름 개선 단서가 입증되기 전에는 악순환이 끊어지기 어려워보인다"라며 "시장은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이 단서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4분기 실적 시즌까지는 가야한다"고 전했다. dconnect@newspim.com 2026-1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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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용적률 1.2배 허용한다더니…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와 여당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인센티브를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통과가 기대됐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의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의 부정부패 가능성을 지적하며 공공 정비사업 확대를 언급하면서 정부의 민간 정비사업 지원 기조가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은 이미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추가적인 요건과 제한이 붙을 수 있어 실제 정비사업 현장에서 사업성 개선 효과가 폭넓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합의 됐지만 실제 법안 통과는 미지수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 1.2배까지 부여하도록 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마련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법안 개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I일러스트=이동훈 선임기자]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간 협의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오 시장과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위축된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10대 개선 과제'를 국토부에 제시했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8개 과제를 수용했으며, 나머지 과제 중 하나인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토부가 특별법에 따라 추진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법적 상한의 최대 1.4배, 공공재개발 사업에는 최대 1.3배의 용적률을 적용하는 점을 들어 민간 정비사업에도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에도 법적 상한의 1.2배 또는 1.3배까지 용적률을 추가로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국토부는 용적률 1.2배 방안을 최종 선택해 여당과의 협의 과정에 있으며 이를 포함한 도정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태다. 이 제도가 확정되면 법적 상한 용적률이 300%인 서울시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는 360%까지 용적률을 늘릴 수 있으며 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250%에서 300%까지 받게 된다.  서울시 추산에 따르면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이 법적 상한의 1.2배로 높아지면 2031년까지 약 4만3000가구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 이 경우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순증 물량은 기존 목표인 8만7000가구에서 13만가구 수준으로 늘어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적률 법적 상한 1.2배 상향이 모든 사업장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용 가능한 사업장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이같이 추산된다"고 말했다. 시는 2031년까지 31만 가구의 정비사업 주택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적률 상향이 이뤄지면 단순계산시 35만가구 착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다만 법안 처리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정안의 방향성은 마련됐지만 국토부와 여권에서 법안 처리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라서다. 실제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용적률을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도시정비법처럼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협력하겠다"면서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하고 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국토부와의 실무협의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도정법 개정안은 국토부가 아닌 여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안으로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울시보다 야당과의 협의가 우선시 될 것"이라며 "세부적인 개정안 내용에 대해 서울시의 검토를 요청하는 경우가 아직 없었고 단지 서울시의 요청사항만 국토부에 전달된 상태"라고 말했다.  ◆ 與 지역별 차등적용 등 추가 조건 내놔…대통령 비판 인식도 통과 변수 이미 방향성이 확정됐음에도 정부와 여당이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는 "서울시 입장은 이미 전달한 만큼 개정안 처리를 신속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대했던 연내 국회 통과가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법안 개정에 시간이 소요될 사안도 발생했다. 당정협의 과정에서 여권의 추가 사항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먼저 지역별 차등적용이다. 강남·서초·송파구의 강남3구와 용산구의 민간정비사업은 용적률 추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또 늘어난 용적률로는 전용면적 59㎡ 이하 주택만 짓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늘어나는 용적률의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에 대해 예외를 주지 못하도록 명확히 하는 것도 추가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일단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당에서 요구하는 추가 사안은 서울시가 고려했던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내부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 추가 소요와 진통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부분은 서울시가 크게 반대할 사안은 아닌 만큼 개정안 통과를 크게 늦출 요인이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는 사업성 증대가 절실한 비도심 강북지역에 중점적으로 배정할 수 있고 또 강남권 등 인기지역에서는 재건축 이후 사업성까지 고려해 고밀 재건축을 크게 반기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 요구 사항인 재개발 임대주택 공급 완화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통과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측하면서도 막판 진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재명 정부출범 이후 사안마다 극한대립에 빠진 서울시와 국토부의 관계 때문이다. 협의 과정도 순탄치 않다. 오세훈 시장은 홍 장관과의 빠른 만남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홍지선 장관은 실무협의부터 마무리한 다음 만남을 공식화한 상태다. 도정법 개정 사례도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말한 반면 서울시는 국토부가 도정법 개정에 대해 시 의견을 요청한 사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재개발 사업장을 찾아 공공 재개발을 강조하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한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공재개발은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데 민간정비사업은 부정 부패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을 악마화한다고 비판했다. 시장 전문가는 "대통령이 맞대 놓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했는데 여권이 민간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법안 개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정비사업에 대한 방향성은 국정과제에도 명시돼 있는 '공공성 강화'며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도 있는 만큼 국회나 정부의 제도 개선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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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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