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경북

속보

더보기

울진 하당마을 옥분할매의 '화전놀이'의 기억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지방 노년의 여성들에게 해마다 새 봄이면 지천으로 꽃망울을 터트리며 산천을 발갛게 달구는 참꽃은 매우 각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참꽃은 여성 해방의 꽃이다. 무슨 거창한 말이냐 하겠지만 참꽃은 60년대를 어렵게 헤쳐 나온 여성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계화영농법이 보급되기 이전, 60년~70년대 농법은 오로지 인력과 축력(소)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새봄이 오고 청명( 淸明) 무렵이면 농촌의 가계는 한 해 농사 준비로 부산해진다.

청명과 곡우를 전후 해 못자리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못자리내기는 한 해 농사를 가늠하는 소중한 일이었다.

특히 못자리를 준비하는 곡우를 기점으로 농촌사회는 한참도 쉴 새 없는 노동의 세계로 몰입한다.

바로 이 곡진한 노동의 세계로 들어가는 어귀에 '삼월삼짇날'이 자리하고 있다. 농촌의 아낙들이 일 년 중 가장 학수고대하는 '화전놀이를 즐길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삼짇날을 앞두면 농촌마을의 갓 시집 온 새댁들의 가슴은 콩닥콩닥 뛴다. 이 무렵이면 '꽃놀이' 생각에 일도 제대로 손에 잡히질 않는다.

이 날이면 지겹도록 만지던 솥뚜껑과 냄비 뚜껑은 고된 시집살이를 훌훌 털어내고 신명을 열어젖히는 훌륭한 악기로 변신한다.

처녀 적 숨 죽여 부르던 노래가락도 이 날이면 목청껏 부를 수 있었다.

발 밑에는 참꽃이 흐드러지고 봄 햇살이 잔잔하게 내려 앉는 산 속 맑은 계곡 물에 발을 담그면 온 몸을 휘감던 시집살이는 어느새 시냇물을 따라 저만치 흘러간다.

솥뚜껑을 두드리고 냄비두껑을 두들기며 한바탕 신명나게 놀다가 너럭바위에 누워 세상모르게 단잠도 즐겼다.

◇ "'소두배(솥뚜껑)'에 참꽃 지짐 굽고... 다라이 두드리며 신명나는 화전놀이"

울진 산중 당거리 마을 옥분할매는 아흔의 나이를 넘긴 지금도 만산에 흐드러진 참꽃을 보면 마음이 울렁거린단다. 열아홉에 산중마을로 시집와서 동네 아낙들과 즐긴 '화전놀이' 기억 때문이다.

당거리 마을 아낙들은 화전놀이를 '산놀이' 혹은 '참꽃놀이'라고 불렀다.

옥분할매는 타고난 천성이 쾌활해 봄이 오면 동네 화전놀이를 주도했다며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을 아낙들 사이에서 옥분할매는 '명가수' '큰 싱겁이'로 불렸다. 키가 큰 데다 우스개소리며 노래 가락을 잘하기로 평이 났기 때문이다.

당거리 마을 아낙들은 삼월삼짓날 무렵 옥분할매의 주동으로 화전놀이 날을 잡았다.

이 때 마을 아낙들끼리 준비물을 각각 분담했다.

치밀하게 사전준비를 마친 뒤 아낙들은 화전놀이를 가는 날 아침 일찍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시어른들과 식구들의 아침밥을 챙겨드리고 점심식사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안방 찬장에 차려놓았다.

당거리 마을 아낙들은 화전놀이 날이 잡히면 미리 시아버지께 "언제 화전놀이 가니더"라고 말씀을 드린다. 그러면 시아버지들은 "그래 잘 놀다 와라" 고 수락하신다. 이때부터 아낙들의 마음은 울렁거리기 시작한다.

아낙들은 화전놀이 당일 날, 미리 역할 분담을 한 대로 쌀, 밀가루, 고추장, 간장, 등 먹을거리를 챙긴 뒤, '지짐(부침개,전)'을 구을 '소두배(솥두껑)'와 찌그러진 냄비 등을 챙긴다.

솥뚜껑은 참꽃지짐을 부칠 판이며, 냄비는 한바탕 노래를 부르며 두들길 악기인 셈이다.

화전놀이는 주로 마을에서 오리쯤 떨어진 구수골 용소바위에서 질펀하게 펼쳐졌다.

집 채 만한 편편한 너럭바위가 있고, 거울처럼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무엇보다도 양지녘이어서 참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었다.

용소바위에 다다르면 옥분할매가 먼저 '다리이(대야)'와 냄비를 두들기며 '칭칭이'를 간들어지게 뽑았다.

아낙들 중 식사 당번들은 소두배를 걸고 참꽃 지짐을 지지고, 또 한 패는 '반두(반대)'로 계곡물에 들어가 꺽지, 돌무지, 피라미, 버들피리 따위를 잡아 올렸다.

이렇게 잡은 물고기로 '어죽'을 끓였다. 어죽에는 깻잎과 고추장을 풀었다. 막걸리도 한 잔씩 걸쳤다. 취기가 오르면 옥분할매가 등에 수건을 말아 넣고 '곱새춤'을 추었다. 아낙들은 옥분할매의 곱새춤에 배꼽을 잡고 뒹굴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지방의 대표적 여성 대동놀이인 '달넘세'. 울진 해촌 여성들이 '울진대게와붉은대게축제'장에서 달넘세놀이를 시연하고 있다. 2023.04.01 nulcheon@newspim.com

질펀하게 노래판이 무르익으면 아낙들은 '수건돌리기'나 '강강술래', '동에따기' 같은 놀이를 펼쳤다.

옥분할매가 꽃다운 새댁 시절 화전놀이에서 불렀던 노래 한 소절을 부르신다. 아들 딸 모두 시집 장가 보내고 대학을 나온 손주가 증손주를 둔 할매이지만 여전히 초성이 좋다..

"눈날(알)이 사탕 먹을 적에는 단맛으로 먹구요/ 몽침게 찜질을 나갈 때는/ 하늘이 삥삥 돌더라/ 어랑 어랑 어야디야/ 요것도 내 사랑이로구나"

◇ '화전놀이'...전통사회 농촌 여성 고된 일상 풀어내는 신명

봄날 햇살은 연기처럼 왜 이다지도 빨리 흩어지는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산 비얄길을 내려오면서 아낙들은 못내 아쉬워 연신 참꽃 무리를 뒤 돌아 본다.

해거름이 깔리고 어둑어둑해서야 죽을힘을 다해 집으로 내달으면 벌써 시아버지는 긴 곰방대를 들고 뒷짐을 쥔 채 사립문 앞을 돌고 있다.

며눌아기의 발자욱 소리가 가까워지면 시아버지는 곰방대를 물고 '어흠 어흠' 헛기침을 놓는다.

시어머니의 지청구를 미리 막기위한 속내임을 며느리는 금세 알아 채리고 후다닥 정지 칸으로 들어선다.

"청명무렵 농새일 시작되기 전에 '산놀이', '꽃놀이' 나가는데, 얼매나 좋아요. 해 지고 조금 늦게 들어가면 시아버지고 영감이고 얼매나 난리를 친다고. 보따리고 솥이고 뭐고 마당에다 다 팽개쳐버린다고. 땅거미가 내려 앉으면 산에서 내려와 집으로 들어가지요. 시아버지가 며느리한테 야단은 몬 치고 아들래미한테 호랑이 맨쿠로 담뱃대를 두들기며 그래 뭐라 한다꼬. 그래 놓으면 아들래미(신랑)가 바짝 약이 올라가지고 보따리 집어다 내팽개치고 길길이 날뛰는데. 그래도 그 때가 제일 신나고 재밌었지요."

옥분할매가 그 시절을 떠올리는 듯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지그시 눈을 감는다.

시어머니의 곱지 않은 눈길을 피해 준비해 온 '솥뚜껑'에 밀가루 반죽을 올리고 지천으로 피어나는 참꽃이파리를 뜯어 노릿노릿하게 부쳐 낸 '참꽃지지미'를 놓고 한바탕 펼치는 춤판은 고된 시집살이와 힘든 농촌의 노동을 일거에 날려 보내는, '일상의 해방이자 삶의 재충전'이었다.

진달래가 붉은 꽃망울을 구름처럼 피워내는 산 계곡 너른 바위에 솥을 걸고, 아낙들은 냄비뚜껑과 양재기를 두들기며 시집살이와 노동의 껍질을 훌훌 벗어던졌다.

이들이 은밀하게, 그러나 신명으로 풀어내는 '화전놀이'는 울진지방 농촌사회의 소중한 여성 민속으로 남아있다.

nulche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