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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미국 정보기관 도·감청 의혹 어떻게 볼 것인가

기사입력 : 2023년04월17일 10:55

최종수정 : 2023년08월02일 08:47

'위조'와 '악의'보다 시급한 것은 도·감청 사실확인
한미동맹은 국익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서울=뉴스핌] 이영태 외교안보선임기자 = 용산 대통령실의 미국 정보기관 도·감청 의혹 옹호가 도를 넘었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15일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뒤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정부 도감·청 의혹'을 한미정상회담 의제로 다룰 계획은 없다며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신뢰 관계를 갖고 더욱 내실 있고 성과 있는 정상회담을 만들자는 의기투합이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는 길에도 관련 질문에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에 제3자가 개입돼 있으며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측에 어떠한 입장을 전할 계획이냐는 질의에는 "할 게 없다. 왜냐하면 누군가 위조한 거니까"라며 "미국 국방부 입장도 있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많은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우리가 섣불리 얘기할 수 없다. 어제 제가 말씀드린 사실은 미국이 확인을 해줬고 어떤 것이 어떻다 하는 것은 우리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실(NSC) 전략소통조정관 등 미국 당국자들이 한국 등 동맹국들의 동향을 도·감청한 논란에 대해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국가안보적 파장을 조사하고 있다. 고위급 차원에서 관련 동맹국과 소통하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시인하고 조사를 진행중이라는 상황에서 오히려 피해자인 한국 고위당국자가 '위조'라고 단정짓고 '가해자의 악의는 없었다'며 사건 자체를 축소하는 데 급급한 것이다.

오죽하면 미국 뉴욕타임스가 "(한국) 야당에서 (미국의) 보안 침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 대통령은 이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을까.

영국 가디언도 "(한국) 당국자들이 진위 여부가 불명확한 미국 유출 문건의 중요성을 축소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과 한미동맹을 의식한 대통령실의 지나친 미국 옹호 행보는 정부와 여당 내에서조차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통령실 청사 모습. 2022.06.10 mironj19@newspim.com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자 "지금 미국 정부 관련 기관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면 한국과 공유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실 확인이 이뤄지고 한미 간에 결과가 공유되면, 저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미측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어느 나라든 도청을 시도한다는 것은 국익과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는 것은 인정하느냐'고 묻자 "도청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여당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같은 날 외통위에서 "뉴욕타임스에서 미 국방 관리들이 문건의 내용이 대부분 진실이라고 했고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그 중 일부가 조작이라고 했다"며 "그런데 대통령실은 상당수가 위조라고 하고 있다. 그럼 상식적으로 어느 부분이 진실인지 밝혀야 하지 않나. 이런 판단이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실의 발표를 보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문건의 왜곡 여부가 아니고 불법 감청 여부가 중요한 것 아닌가. 미국이 불법 감청을 했는지 진상규명해야 하는데 대통령실은 감청은 터무니없는 거짓이라고 한다"며 "미국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성급하게 판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통령실은 <'미 정부의 도감청 의혹' 관련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을 통해 "'미 정부의 도감청 의혹'에 대하여 양국 국방장관은 '해당 문건의 상당 수가 위조됐다'는 사실에 견해가 일치했다"며 "앞으로 굳건한 '한미 정보 동맹'을 통해 양국의 신뢰와 협력체계를 보다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용산 대통령실은 군사시설로, 과거 청와대보다 훨씬 강화된 도감청 방지 시스템을 구축, 운용 중에 있다"면서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안보실 등이 산재해 있던 청와대 시절과 달리, 현재는 통합 보안시스템과 전담 인력을 통해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으며,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 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한국 등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은 이미 수차례 반복됐다. 한국이 포함된 건 발표된 것만 따져도 1976년, 2013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박정희 정권 시절 워싱턴포스트는 1976년 10월 15일 "박 대통령이 로비스트 박동선을 고용해 미국 의회 의원들을 포섭하려고 했다"는 내용을 미 중앙정보국(CIA) 청와대 도청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2013년 6월에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우방국을 대상으로 도청했다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내부고발이 나왔다. 당시 10년 이상 휴대폰을 감청당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즉각 항의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그해 10월 예정됐던 미국 국빈방문을 취소했다. 각국 정상의 거센 반발에 오바마 대통령은 사과하고 동맹국 지도자들을 감청하지 않겠다는 공개 서약까지 해야 했다.

이번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CIA(중앙정보국) 등 여러 정보기관에서 취합한 국방부 기밀 문서가 유출됐다고 보도한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3월 1일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이 나눈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관련 대화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들은 당시 미국이 요청한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문건에는 1급 기밀과 매우 민감한 통신 감청을 의미하는 "TS(Top Secret)//SI-G(SI-Gamma)//OC(Originator Controlled)/NF(Not releasable to Foreign nationals)"라는 분류 코드가 적혀 있다.

한국의 혈맹이라는 미국의 도감청 의혹 사건에 대해 국민들이 알기 원하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 도·감청이 이뤄졌는지 ▲이뤄졌다면 그 범위와 대상은 누구인지 ▲유출된 내용은 무엇인지 ▲도·감청의 결과로 한국의 국익이 손상되는 것은 아닌지 등이다.

즉 윤석열 정부가 가장 신경쓰고 보호해야 할 것은 미 바이든 행정부의 심기나 한미동맹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과 국익이다. 한미동맹은 한국의 국익을 최대화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그런데 대통령실의 최근 행보를 보면 한미동맹과 미국 국빈방문이 마치 수단이 아니라 최종 목적지인 것처럼 행동한다.

용산 대통령실이 가장 믿고 의지하는 동맹에게 도·감청을 당해놓고도 먼저 가해자가 악의로 한 것은 아니며 내용 역시 상당수가 위조됐다고 주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10대 경제대국을 이끌어온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존심은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국민들이 지불한 혈세는 값어치를 가져야 한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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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세종 이전' 다시 수면위로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통령실 이전 문제가 관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세종 이전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이나 '청와대 복귀론' 등 여러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대선 정국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이전은 출발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이전을 밀어붙이면서 예산, 안보 등과 관련한 잡음은 지속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3월 20일 기자회견에서 "청와대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청와대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 뒤로 용산 이전을 강행했다. 그는 탈권위주의와 대국민 소통을 이유로 들었다. 또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이전에 총 496억원이 소요될 것이라 했지만 야당에서는 애초 윤 대통령이 주장한 금액보다 많은 국민 혈세를 끌어다 썼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이에 더해 용산 이전과 관련해 역술인 천공이 관여했다는 의혹 및 최근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개입 의혹까지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참여연대가 지난 2023년 2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대통령실⋅관저의 이전과 비용 등의 불법 의혹에 대한 국민감사청구 일부 기각 및 각하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2023.02.02 pangbin@newspim.com ◆야권 대선 주자들 "대통령실 세종 이전해야" 야권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실 세종 이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균형발전 의지를 담을 수 있는 세종시가 최적지라는 것이다. 먼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대통령실을 세종시로 이전하고 수석실을 폐지하는 등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해 '용산 이전'을 언급하며 "불법으로 쌓아 올린 '내란 소굴' 용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다음 대통령은 당선 즉시, 부처가 있는 세종에서 업무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국토 균형발전과 세종시에 대한 노무현의 꿈'이라는 기조발제를 통해 대통령실 완전 세종 이전을 제안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역시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다"며 "이제 완성을 시킬 때가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전 경남지사는 "특히 대통령실의 경우 (차기 정부가) 용산을 쓸 수도 없고, 완전히 개방된 청와대를 사용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어디를 쓸지 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빠르게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밝혔다. 김 경기지사, 김 전 경남지사와 이 전 강원지사 모두 민주당의 잠재적 대권 후보로 분류된다. 대통령실 청사. [사진= 뉴스핌 DB] ◆"청와대는 이미 문화공관…복귀 힘들 듯"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 시장은 언론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가장 치명적인 실수가 대통령실 이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미국의 백악관처럼 대한민국의 상징인데 그 상징을 옮기는 바람에 대통령의 카리스마가 출범 당시부터 무너지고 야당에 깔보이기 시작한 것"이라며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 몰라도 청와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미 전시·관람 등이 가능한 문화 공간으로 바뀌어 국민들에게 개방된 상황이다. 보안 측면에서 봐도 대통령실을 청와대로 복귀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 대선 당시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 추진,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아직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parksj@newspim.com 2025-03-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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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9만달러 밑으로 급격히 후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비트코인 가격이 3일(현지시간) 9% 넘게 급락해 8만5000달러대로 레벨을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계산이며 실제로 가격을 띄우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가 우려되면서 가상자산은 일제히 약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48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9.12% 급락한 8만5518.83달러를 가리켰다. 이더리움도 15%나 내린 21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이 바이든 정부의 수년간에 걸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가상자산 전략 비축이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며 리플과 솔라나, 카르다노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가상자산의 가파른 랠리로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8일 7만 달러 대로 내렸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약 20% 급등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실제로 전략적으로 비축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주식 등 위험 자산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효 확인으로 무너지면서 비트코인 역시 낙폭을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와 함께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가상자산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규장 막바지인 미국 동부 시간 3시 54분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1.7~2.9%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IG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우려를 키웠다고 진단하고 "준비금의 가상화폐 구매 자금이 미국 납세자에서 올 수도 있고 자산에는 있는 가상화폐는 법 집행 조치에서 압류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자의 경우 시장에 새로운 매수가 유입되는 게 아니라 계좌 간의 단순한 이전을 나타낼 뿐이기 때문에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mj72284@newspim.com 2025-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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