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걸려 알아내야 할 과정…美도 확정 못해"
"조사 끝나야 조치 가능…신뢰관계는 확고해"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한국 고위 당국자는 13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행정기관이 한국 대통령실을 도·감청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국이 동맹국에게 큰 누를 범한 것 같아 곤혹스러워하고 미안한 기색도 역력했다"고 밝혔다.
고위 당국자는 이날 워싱턴 D.C. 주미대사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의 도·감청 의혹에 대해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판단한 것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우리에게 도·감청을 했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도, 간주할 수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통령실 청사 모습. 2022.06.10 mironj19@newspim.com |
이 당국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날 기밀문건 유출 혐의로 주방위군 소속 군인을 체포함으로써 한미 정부가 밝힌 '문서 위조설'에 설득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에 "많은 부분은 시간이 걸려서 미국이 알아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유출 기밀문서 중) 한미관계와 관련된 분량이 많지 않지만,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이 많고, 시간상으로도 꽤 흘러 지금의 한미관계와 관계가 없는 주제인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간 현재 정보 공유라든지, (한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있어서 신뢰관계는 확고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기밀문건 유출 의혹에 대해 미국 측이 곤혹스러워 했다는 점에 대해 "그들은 최선을 다해 중간중간 공유하겠다고 했고, 오해가 없길 바란다는 성의 있는 말을 해왔다"며 "조사가 끝나야 서로 평가하고 조치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일단 미국 측의 입장 표명에) 고맙다고 하고 있다"고 했다.
당국자는 '미국이 먼저 곤혹스러워한다는 것은 도·감청을 인정한 것 아니냐'고 묻자 "사실관계를 떠나 동맹이 훼손될 수 있는 여러 오해가 난무하고, 정상회담 성공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우리 대통령을 모시겠다고 국빈 초청했는데 한국에서 왈가왈부하는 분위기가 있으니 미국은 그게 곤혹스럽다는 것"이라며 "문건 관련 내용은 그들도 확정 못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과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당국자는 한미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회담 결과로 사이버안보 협력에 대한 별도 문건이 발표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탄약지원 문제가 회담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있냐고 묻자 "우리가 미국과 특수관계여서 미국이 필요로 하는 탄약은 얼마든지 한미관계 차원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정상회담 의제가 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난 수개월간 한미가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결정하고 필요 조치를 해왔다"며 "새삼스레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올릴 새 주제는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북핵 위협에 대해선 "한미 국민의 피부에 와닿을 종합적인 한미확장억제력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회담 전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여부에는 "박근혜 정부 때 개정했고, 시효가 보통 40년이다. 지금 개정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안 맞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한국수력원자력과 미 원자력 발전업체 웨스팅하우스 간 소송건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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