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녹취록 파문도 징계 절차 개시
당 "취소 배경은 대통령실 행사 참석" 설명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국민의힘이 매주 월·목요일 열리는 정례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해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에서는 지도부가 참석하는 다른 일정 관계로 최고위가 개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이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 대상자가 된 상황에서 실질적인 최고위 취소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녹취록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3.05.03 leehs@newspim.com |
국민의힘은 "일부 언론에서 (태영호 리스크에 따라) 4일 최고위원회의가 개최되지 않는다는 보도가 있었다"라며 "보도 내용과 달리 최고위원회의는 당대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하는 다른 일정 관계로 개최되지 않는다"라고 공지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당 지도부는 대통령실과 관련한 어린이날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두 최고위원이 잇단 설화로 논란을 일으킨 것뿐 아니라 최근 태 최고위원이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태 최고위원에게 총선 공천을 거론하며 한일관계 옹호 발언을 요청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유출되며 논란을 가중시킨 점, 쪼개기 후원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점 등이 최고위 취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김재원·태영호 두 최고위원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경우 리스크를 인식해 최대한 언론에 노출을 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태 최고위원은 앞선 실언 논란 외에도 의원실을 둘러싼 잇단 의혹들이 언론에 보도되며 논란의 중심에 다시 한번 섰다.
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1일 '민주당은 JMS당', '제주 4·3은 북한 김일성의 지시' 등 설화 논란을 일으킨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개시를 결정했다. 여기에 더해 태 최고위원의 녹취록 파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통령실이 당무에 개입했다'라며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태 최고위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태영호 죽이기에 의연하게 맞서겠다", "때리면 때릴수록 더욱 강해지는 강철 같은 정치인이 될 것"이라며 당당한 입장을 보였지만,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여당이 느끼는 부담감도 역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는 최고위원 발언 방향이나 공천에 대해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아울러 "뒷거래 공천 의혹까지 (제기된 건), 너무 황당해 말이 나오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최고위 취소와 관련 김병민 최고위원은 전날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를 통해 "월·목요일이 최고위원회 회의이다. 내일(4일) 오전에 대통령실 관련 어린이날 행사가 있다고 한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일정상으로는 그런 이유도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태 최고위원 등 여러 상황들이 엄중한 현 시국에서 최고위원들이 줄줄이 앉아서 있는 모습들이 썩 좋게 보이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으로, 저는 개인적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당 윤리위원회는 전날 태 최고위원의 기자회견 후 긴급회의를 열고 "오는 8일 오후 4시 회의에서 기존 징계 안건과 녹취록 유출 건의 병합 심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태 최고위원의 소명 기한은 7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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