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발 우려한 전략적 모호성은 시대착오"
"워싱턴 선언은 제2 한미상호방지조약"
"강력한 한미연합방위태세로 북핵 대응해야"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중립외교는 이미 효용성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봐요.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전략적 모호성'이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외교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은 시대착오적 탁상공론에 불과합니다. 물론 중국, 러시아와도 외교를 해야죠. 그러나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활로를 찾아야 해요."
3성 장군 출신으로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2023.05.03 leehs@newspim.com |
미국과의 가치외교 동맹은 중국·러시아를 자극하고 있다.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진영대결 양상이 벌어지면서 한국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신 의원은 "엄중한 안보 환경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UN 정신 등 보편적 가치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본격 개막한 신냉전 시대는 선택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세계사적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신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12년 만의 국빈 방미 성과로 도출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사실상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고 치켜세웠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 선언은 미국이 뉴욕의 안전을 위해 서울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확고한 메시지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6·25 전쟁과 같은 참화 없이 대한민국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죠.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는 강력한 방패이자 창이 될 겁니다."
그는 워싱턴 선언의 핵심은 한미 핵협의그룹(NCG) 창설이라고 했다. 신 의원은 "한미 양국이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무기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게 됐다"며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을 결합한 공동작전을 함께 기획하며, 이를 실행하기 위한 방안을 정기적으로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재래식 전력 및 핵전력, 미사일 방어 전력, 연구개발 능력의 3가지로 구성되는 확장억제 수단 중 가장 중요한 핵전력에 대해 한미 양국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 것"이라며 "한미동맹이 재래식 군사력을 기초로 한 동맹이 아니라 핵을 기반으로 한 동맹, 핵억제동맹으로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중국을 자극하면 경제적으로는 타격을 받을 수 있지 않나'라는 주장에 대해선 UN과 국제법 등 상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신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물리력에 의한 현상 변경은 안 된다는 게 세계적으로 통하는 상식과 원칙"이라며 "지구상에서 힘으로 위협하는 나라는 바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다. 그 힘에 대해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신 의원은 "이번 워싱턴 선언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의 연대 등이 모두 평화를 위한 것"이라며 "평화를 깨는 러시아, 중국, 북한에 합법적이고 당연한 자위권적인 조치를 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2023.05.03 leehs@newspim.com |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플루토늄 약 70kg과 고농축 우라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는 2022년 말 기준 북한이 핵탄두 35기에서 65기가량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신 의원은 가장 현실성 있는 북핵 대응 방안은 강력한 한미연합방위태세 구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재래식 전력은 기존 공유체제를 지속 발전하면서 연합훈련을 실시해야 한다"며 "미사일 방어·킬체인은 탐지-타격 단일 지휘체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소형 드론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북한 전역에 상시 수백대를 투입하는 공세적 전략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비대칭 전력'으로 평가받는 무인기 5대가 우리나라 영공으로 침투한 사건에 대한 대응책이었다.
신 의원은 "우리의 무인 정찰기를 대규모로 북한 상공에 상시 투입, 수백대의 정찰위성으로도 막을 수 없었던 북한 군사시설에 대한 근접 감시정찰 공백을 해소하는 공세적 ISR전략(감시정찰전략)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형 드론을 상시 투입하는 공세적 전략으로 전환 시 북한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대공포 탄약 소진 등 예상치 못한 군비 출혈을 강요할 수 있다"며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심리전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 의원은 "장기적으로는 군사적 투명성 제고를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Open Skies Treaty(항공자유화조약)같은 협약을 남북 간에도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도 했다.
항공자유화조약은 1992년 미국과 러시아, 유럽 국가들이 체결해 2002년부터 발효했다. 가입국의 군사력 현황과 군사 활동에 대한 국제적 감시와 투명성 확보를 위해 회원국 상호 간의 자유로운 비무장 공중정찰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미국과 러시아는 탈퇴했다.
신 의원은 "북한 정권의 특성상 협약 체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남북간에 무인기 침투 경쟁을 펼친다면 결국 무인기 정찰 자유화를 기정사실화할 수 있다"며 "그것이 안보상 우리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