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출생 미신고 아동 2236명
복지부, 지난 4월 출생등록제 도입
임시 신생아번호 기반…미신고 아동 추적
[세종=뉴스핌] 신도경 인턴기자 = 영아 시신 2구가 경기 수원특례시의 한 가정집 냉장고에서 발견됐다.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보건복지부에 대한 정기 감사를 진행한 결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국내 병원의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 2236명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유령 아동'은 태어났지만 출생신고가 안 된 영유아를 말한다. 감사원은 이 아이들의 실태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경기도 수원에 사는 여성이 아기 2명을 출산하고 살해한 뒤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한 사건(이하 수원 영아 살해 사건)을 발견됐다.
'시사기획 창'에서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아기들에 대해 다룬다. [사진='시사기획 창' 캡처] |
감사원은 복지 사각지대 체계의 허점을 파악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에서 출생 직후 접종하는 B형 간염 바이러스(HBV) 1차 예방접종 자료를 받았다.
의료기관이 신생아 필수접종을 한 뒤 질병청으로부터 비용을 정산받을 때 자료가 남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은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신고 전 국가필수예방접종을 위해 7자리 '임시신생아번호'가 부여한다. 이 임시 신생아번호는 주민번호와 별개로 태어나자마자 자동으로 주어진다. 감사원은 이 기록과 출생 신고가 이뤄지지 않는 사례를 직접 대조했다.
이후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2000여명 중 약 1%인 20여명을 추렸다. 지방자치단체에 영유아가 무사한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수원 영아 살해 사건이 드러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22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복지부는 산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의사가 국가에 출생 사실을 통보하는 '출생통보제'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복지부와 질병청은 어머니의 개인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아 임시 신생아 번호와 어머니 정보를 매칭해 생활 활동을 알아내는 미신고 아동 추적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수원 영아 살해사건은 예방접종 때 나오는 임시 신생아 번호만 가지고 있어 복지부가 추적해 보호할 방법이 없다"며 "어머니의 인적사항을 입수해 추적조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제시했다.
감사원이 통보한 20명의 영·유아 가운데는 아직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와 지자체에 사라진 200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