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 인력 감축·자산 매각
호찌민시, 호텔 매물 쌓이고
사무실 등 임대료 20% 내려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글로벌 경기침체와 구매심리 악화 등으로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는 인력을 줄이는 것도 모자라 자산까지 내다팔고 있고, 경제수도 호찌민에서는 호텔과 사무실 매물이 쌓이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하동(Ha Dong)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 D사는 지난해 초만 해도 200명이 넘던 직원을 30여명으로 감축했다. H사의 대표는 "생존을 위해 사무실 면적을 3분의 1로 줄이고 회사차량을 매각하고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타인 호아(Thanh Hoa)성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는 올 들어 몇 달 동안 수익이 아예 없었다고 한다. "지난해 말부터 100여명의 직원들이 퇴사, 현재는 16명으로 줄었다"고 이 업소 관계자는 전했다.
11일 베트남 부동산중개인협회(VARS)가 지난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협회 소속 업소의 95%가 직원을 해고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90% 이상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지난 1~3월 수익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100인 미만 업소는 수익이 무려 70~80% 급감했다고 응답했다.
VARS는 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9월 이내에 폐업하겠다는 업소가 23%에 달했다고 우려했다.
[호찌민=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운영을 중단한 베트남 호찌민의 한 호텔. 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처 2023.07.11 simin1986@newspim.com |
베트남 경제수도라 불리는 호찌민에서는 호텔 매물이 헐값에 쏟아지고 있다.
호찌민의 강남이라 불리는 1군에서만 올 들어 20여개의 호텔이 문을 닫거나 용도를 바꾼 것으로 호찌민시 관광부는 파악했다. 4성급의 노퍽(Norfolk) 호텔이 지난 5월25일 공식 사이트에 30여년 만에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글을 올렸고, 인근 3성급 10층짜리 호텔도 2700억 베트남동(VND)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말 1200억 동에 매각을 추진하던 떤빈(Tan Binh) 지역의 한 호텔은 850억 동까지 그 가격이 30% 떨어졌지만, 매수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베트남 부동산협회 관계자는 "호찌민시내 많은 중소 호텔이 현금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낮은 가격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찌민의 사무실 임대 수요도 급감했다. 일부 건물주들은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임대료를 최대 20%까지 할인해주고 있다고 한다. 고급형 사무실의 임대료는 지난 2분기 ㎡당 월평균 45.4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베트남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으며 비용 절감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더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호찌민시(市) 조감 사진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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