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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원전해체·계속운전 앞둔 고리1발전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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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호기 2017년 영구정지…1년 내 해체승인 목표
고리2호기 4월 운영허가 만료…2025년 재가동 목표

[부산=뉴스핌] 이태성 기자 =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선 현재 원전 해체와 계속운전을 위한 준비절차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2017년 영구정지 결정이 난 고리1호기는 2021년부터 해체 승인 신청에 대한 인허가 심사 중이다. 지난 4월 운영허가가 만료된 고리2호기는 2025년 6월 재가동을 목표로 안전성평가 진행 중이다.

아직 전례가 없는 원전해체에 더해 계속운전을 위한 준비까지 동시에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는 없을까. 지난 12일 고리1,2호기를 담당하는 고리제1발전소를 찾아 진행 상황을 둘러봤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고리2호기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3.07.16 victory@newspim.com

◆ 사고발생 시 전력·냉각수 공급하는 이동형 설비 구축

원전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몇 가지 절차가 필요했다. 보안서약서 작성과 신분 확인. 원전은 국가보안시설로 관리되기 때문이다. 그 밖에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화, 안전모 착용도 필수였다.

이후 고리 원전 1,2호를 관할하는 고리1발전소로 향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대문처럼 활짝 열려 있는 은색 철문, 차수문이었다.

안내를 맡은 원전 관계자는 차수문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두께 80.6cm, 높이 4.48m의 대형 수문은 발전소 내부로 해일이 넘어오는 것을 막는 용도이다. 그는 해일에 발전소가 침수돼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반면교사 삼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비상대응설비 통합보관고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3.07.16 victory@newspim.com

후쿠시마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는 또 있었다. 자연재해, 테러 등 유사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용되는 설비들을 보관하는 대형 차고지도 일부러 고지대에 지었다는 설명이다.

지하 1층을 포함해 총 3층 규모, 5217㎡(1587평)의 통합보관고는 설비를 해일, 홍수로부터 보호할 뿐만 아니라 0.5g(진도 7.4) 규모의 진동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를 갖췄다.

여러 설비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육중한 모습의 3.2MW 이동형발전차였다. 대형 트레일러 차량처럼 생긴 설비는 사고가 장기화될 경우 전력공급을 위해 투입된다.

현재 고리본부에는 한 대가 실전 배치 중인데 약 15분 거리 인근에 위치한 새울본부에도 한 대가 더 있다. 사고 발생 시 72시간 내에 상호지원하는 시스템도 구축돼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가 보유하고 있는 대용량 이동형 발전차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3.07.16 victory@newspim.com

통합보관고에서 방재대책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이동형발전차는 사용할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을 위해 도입했다"며 "10월 이후에 한 대가 더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합보관고에는 이 밖에도 냉각수 공급을 위한 펌프차, 화재를 제압하는 살수차, 연료유이송차, 통신중계차, 도로복구설비 등 총 38대의 설비가 보관되고 있다.

◆ "고리1호기 해체작업의 전제는 고리2호기의 안전운영"

통합보관고에서 나온 뒤 고리1호기 터빈룸으로 향했다. 터빈룸은 전기 생산의 최종 단계인 발전기, 터빈 등의 설비가 위치한 곳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습한 공기가 방문객을 맞았다.

터빈룸에서 가장 의외였던 건 내부에 소음이 있었다는 점이다. 고리1호기는 영구정지 상태인 만큼 조용하리라 예상했으나 바로 인접해 있는 고리2호기에서 계속운전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라 소음이 전해졌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고리1호기 터빈의 모습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3.07.16 victory@newspim.com

만일 고리1호기 해체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나면 고리2호기에 영향은 없을까. 이에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1호기 해체작업의 전제는 고리2호기의 안전운영"이라고 밝혔다.

1978년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1호기는 30년간 운영되다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한 차례의 계속운전을 거쳤다. 총 40년간 운영된 것으로 지난 2017년 6월 영구정지가 결정됐다.

터빈룸에서 원전해체 과정에 대해 설명하던 현장 관계자는 "고리1호기 건설에 들어간 비용 1561억원은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들어간 비용의 4배이자 당시 GDP의 3~4% 수준"이라며 "너무 이르게 영구정지돼 안타깝지만 원전해체 기술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리1호기는 해체승인 신청(2021년) 이후 최종해체계획서(FDP) 인허가를 심사 중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이 나면 본격적인 해체 작업이 시작된다.

심사를 언제까지 마쳐야 한다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내년 6월까지 승인을 마치기를 한수원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전 세계에서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21개에 불과하다. 원전이 위치한 지역으로 따져보면 미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 단 4개 국가뿐이다.

국내에선 원전해체 사례가 없어 규제기관인 원안위도, 사업자인 한수원도 계획 승인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신속한 인허가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고리2호기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P)의 모습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3.07.16 victory@newspim.com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고리1발전소 관계자들의 표정에선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보단 자신감이 묻어났다. 한 직원은 "결국은 해체도 설계 역량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안 해봤다고 못할 건 없다. 전 세계 TOP 5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고리1호기가 해체 이후 해당 부지를 산업부지(브라운필드) 수준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이에 고리1호기가 있던 자리에 새로운 원전이 들어올 가능성도 언급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 수립에 조기 착수하며 신규 원전 검토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국형 가압경수로(APR1400)는 물리적인 공간이 부족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소형모듈원자로(SMR)나 규모가 작게 개량된 APR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것은 가능성일 뿐이고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며 "고리1호기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박물관(기념관)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고리2호기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P)의 모습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3.07.16 victory@newspim.com

◆ "계속운전 절차 개선으로 정지기간 최소화해야"

고리1호기 터빈룸에서 나와 고리2호기 주제어실(MCR)로 이동했다. 비행기 조정석에 있을 것만 같은 각종 버튼과 계측기들이 주제어실 벽면의 제어반을 가득채우고 있었다.

고리1,2호기를 총괄하는 모상영 고리원자력본부 1발전소장이 MCR의 기능을 직접 소개했다. 그는 하얀색, 빨간색 등 각종 불빛은 원전 설비 내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려주는 경보 기능을 한다고 했다.

다만 현재는 고리2호기가 정지된 상태라 경보가 많이 켜져 있는 것이고 만일 정상 운전 중이었다면 경보를 통해 이상 상황을 파악해 조치하는 것이 주제어실의 주된 업무라는 설명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고리2호기 주제어실(MCR)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3.07.16 victory@newspim.com

MCR에서는 발전부장 등 4명의 관리자와 6명의 현장 오퍼레이터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근무조가 8시간씩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MCR은 원전 운영을 총괄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만큼 원전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 설비 또한 갖춰져 있었다.

모 소장은 한 쪽 벽면을 가리키며 "지진이나 강풍이 발생했을 때 알려주는 알람패널"이라며 "송전계통에 이상이 생기면 전력계통까지 문제가 번질 수 있어 사전에 원전을 정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운전기준의 10분의 1인 0.01g(TRIGGER)만 감지되도 알람이 울린다"며 "진동 규모가 운전기준인 0.1g(OBE, 규모 6.0)를 넘어서면 원전을 수동정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리2호기가 견딜 수 있는 진동의 규모는 0.3g(규모 7.0)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내진설비를 강화했다. 다만 안전을 위해 0.2g(규모 6.5)를 원전 정지기준으로 두고 있다.

모 소장은 "풍속 경고등도 있다"며 "초속 33m의 강풍이 예상되면 원전 출력을 30% 아래로 감소시키고, 초속 44m를 넘어서면 아예 발전소를 정지한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고리2호기 주제어실(MCR) 벽면에 발전량이 '0'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3.07.16 victory@newspim.com

고리2호기의 안전성을 역설하는 모 소장의 힘 있는 목소리는 국내 원전 기술에 대한 그의 자부심에서 비롯한 듯해 보였다.

한수원은 오는 2025년 6월 고리2호기를 재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3월 계속운전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한 바 있고 현재는 원안위 심사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가동원전 439기 중 233기(53%)는 계속운전을 승인받았다. 그중 177기는 계속운전 중이다.

한수원은 향후 7년 이내에 운영허가기간이 만료되는 원전 10기를 각각 10년씩 계속운전할 경우 107조6000억원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계속운전은 새로운 원전을 지을 필요가 없고,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제도 개선을 통해 계속운전 과정에서 원전 정지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가 보유하고 있는 고압 이동형 살수차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3.07.16 victory@newspim.com

victor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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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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