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유상증자 결정에 계열사 주가도 '와르르'
실적 개선에도 밸류에이션·공급 부족이 걸림돌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CJ CGV의 유상증자 등 여파로 올 상반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콘텐츠주의 주가 부진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실적 방어를 위해 꺼내든 비용 절감 조치가 추후 밸류에이션 감소와 공급 부족을 야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CJ CGV의 종가는 1만1100원이었다. 이는 지난 1월 2일 이후 34.8%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는 콘텐트리중앙(-46.5%)·스튜디오드래곤(-42.6%)·CJ ENM(-40.8%)의 주가도 급락했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3년 상반기 주요 콘텐츠주 종가 추이' 자료 2023.07.27 stpoemseok@newspim.com |
잇단 악재가 상반기 내내 콘텐츠주의 발목을 붙잡았다. CJ CGV는 지난 6월 20일에 5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그런데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그중 3800억원을 채무 탕감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이 밝혀지지자 CGV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CGV의 유상증자 결정 소식에 CJ ENM·스튜디오드래곤 등 CJ그룹주와 콘텐트리중앙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게다가 스튜디오드래곤은 사내 횡령 이슈까지 터지며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또 콘텐츠주 주가 부진은 경기 위축 영향으로 글로벌 OTT(Over THE TOP,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이 투자를 줄인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넷플릭스는 한국에 향후 4년간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걸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것이다. 비록 CGV가 지난 2분기에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반기 흑자를 달성했지만 불안 요소가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방송사들이 제작비가 비싼 드라마를 줄이고 예능으로 대체 편성하면서 비용 절감을 통해 3분기부터 이익을 어느 정도 방어할 것"이라며 "하지만 제작사들의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축소되는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종편과 케이블·OTT향 편성이 증가하는 만큼 지상파 편성이 줄어들어 연내 드라마 제작 편수는 약 130편 선에 머물고 있다"며 "K콘텐츠에 대한 높은 수요에 비해 저조한 공급이 다소 아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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