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따따블 시행 한달 동안 변동폭 커져
신규 상장 첫날 평균 등락 폭 2배 증가
30% 이상 폭락 종목 3개 모두 기관·외인 매도 비율↑
거래소 "균형가격 빨리 찾을 수 있다는 장점 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한국거래소가 새내기주의 상한가 제한을 완화한 한달 동안, 개인 투자자들만 공모주 투자에 손실이 커졌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초가를 끌어올린 뒤 개미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하면, 대량으로 매도해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사례가 늘어서다.
1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신규 종목의 상한가 제한이 변경된 후(6월26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증시에 입성한 종목들의 당일 주가 등락 폭은 시행 한 달 전보다 약 2배 늘었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3.08.01 stpoemseok@newspim.com |
상한가 제한 변경 후 상장한 9개 종목의 고가-저가 폭은 평균 33.56%인 데 반해, 시행 전 한 달 간 상장한 8개 종목의 낙폭은 평균 15.6%였다.
상장 첫날 최대 급락 폭도 커졌다. 변경 조치 도입 후 상장일 최대 낙폭은 와이랩이 기록한 52.95%였다. 반면 시행 전 한 달 간 최고치는 진영이 기록한 34.46%였다. 변경 조치 후 평균치와 최고치 모두 크게 증가한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주가 널뛰기 속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커진다는 것이다. 새내기주 상한가 완화 조치 후 상장 당일에 30% 이상 급락한 종목은 DB금융스팩11호·와이랩·알멕 등 3개인데, 이들 모두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하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멕이 가격제한 폭 완화 후 첫 타자로 나섰을 때,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는 각 1147억원과 73억원을 매도한 반면 개인 투자자는 138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후 상장한 DB금융스팩11호도 상장 당일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각 174억원과 6억원씩 순매도했고 개인 투자자가 189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7월 20일에 증시에 등장한 와이랩도 상장 첫날에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도합 297억원치를 팔아치웠고, 개인 투자자가 415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자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주가 널뛰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한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하루 동안 롤코(롤러코스터)를 미칠 듯이 탈 생각을 하니까 두렵기까지 합니다", "안정지향러는 꽤나 떨린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업계에서도 주가 널뛰기에 관한 우려가 감지된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포트는 나오지 않았지만, (거래소의) 상한가 제한 완화 조치 후 일반 투자자의 혼란 등 부작용을 지적하는 애널리스트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규 종목의 균형가를 빨리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주가 급락이라는 단점보다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변경 조치 전에는 2~3거래일 사이에 찾았던 균형가격을 상장 첫날에 발견할 수 있게 됐다"며 "균형가격을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등락 폭 확대라는 부작용을 상쇄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도 변경 전에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균형가격을 발견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는데, 상한가 제한 폭을 높인 후 '따따블(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00% 상승)'이 나오지 않아 균형가격이 곧바로 형성됐다.
한편 6월 26일부터 한국거래소는 일명 '새내기주'를 대상으로 상장일에 변경된 가격결정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공모가 대비 63~260%까지 주가 상승이 제한됐지만, 변경 조치 후 60~400%로 제한 폭이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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