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불안감 확대
정부, 금융시장·실물경제 긴급점검 나서
중동지역 수입의존도 원유 67%·가스 37%
에경연 "단기적 원유 수급요인 변동 없어"
전쟁 확산되면 '100달러 시대' 대비해야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최근 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생하면서 상승세가 주춤하던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10월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했고 이스라엘이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면서 양측의 무력충돌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동지역 수입의존도는 원유가 67%, 가스는 37% 수준으로 매우 높은 상황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의료진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부상당한 한 어린아이를 안고 달려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동영상 촬영)] |
◆ 안정세 접어든 국제유가 다시 고개…불안감 증폭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지난 9일 국제유가는 단기적인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9일 두바이유는 2.2% 올랐고 브랜트유는 3.6%, 4.3% 상승하며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달 말 배럴당 96달러(두바이유 기준)까지 올랐던 국제유가가 이달 들어 80달러대 중반까지 안정세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하마스 사태로 인해 국제유가 안정세에 '찬물'을 끼얹은 모습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인근 중동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국제시장에서 원유 수급상 아직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어서 파장이 얼마나 클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하반기 국제유가 전망과 관련 지난 7월 배럴당 85.76달러(두바이유 기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에는 이보다 더 낮은 배럴당 83.40달러로 전망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7월 전망과 수급요인상 몇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서 "공급면에서는 9월 사우디가 자발적인 감산을 결정했으며, 수요측면에서는 고금리 정책이 장기화되면서 수요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원유 수급요인만 분석해 보면, 아직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만으로 수급 불안과 직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하마스 사태로) 단기적인 변동성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면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산유국들의 공급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정부, 때 아닌 악재에 당혹…물가안정 안간힘
때 아닌 악재에 정부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최근 물가상승이 국정의 큰 부담으로 작용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경우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오전 금융시장・실물경제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관련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우선 아직까지 사태 초기로 국제금융시장 움직임은 제한적이나, 향후 사태 전개 양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면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24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또 관계기관 공조하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상황별 대응계획 재점검을 지시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에 따른 실물경제 동향 점검을 강화하고 내수・투자 활성화 노력도 지속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스핌DB] |
추 부총리는 "이번 사태 직후 국제유가가 단기적 상승세(WTI 4.3%↑)를 보인 가운데, 앞으로 사태의 향방 등에 따라 변동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과거 중동 분쟁 사례를 토대로 금번 사태에 따른 국제 에너지시장 움직임 등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할 것"을 지시하고 "국내 물가에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 되도록 에너지 및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등 전반적 물가관리 노력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에너지정책을 맡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도 긴장감이 역력하다.
지난 9일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주재로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유관기관과 함께 국내 석유·가스 수급 현황과 국내외 유가 영향을 점검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지역이 국내 주요 원유‧가스 도입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는 거리가 있어 당장은 원유·LNG 도입에 차질이 없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중동 인근에서 항해 또는 선적 중인 유조선 및 LNG 운반선이 모두 정상 운항중이며, 국내 석유와 가스의 비축량도 안정적인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지속 모니터링하며, 유관기관 및 업계와 함께 유조선 운항 상황 등 수급 동향과 유가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나갈 계획이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향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국내 수급 차질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유관기관, 업계가 합동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