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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는 티빙에서만?…티빙·KBO 협상에 달린 야구 중계

기사입력 : 2024년01월09일 14:07

최종수정 : 2024년01월09일 14:08

티빙 연간 400억원 강수에 포털·통신사도 멈칫
프로야구 중계권 독점 시 네이버·SKT·LGU+ 등 전부 중계 중단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이 국내 프로야구 중계권을 따내면서 업계가 최종 협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티빙이 독점 중계권을 주장하면 기존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던 플랫폼 사업자들의 프로야구 중계서비스는 중단된다.

다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사업자 선정 당시 보편적 시청권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업계의 전망도 갈리는 분위기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4.01.03 psoq1337@newspim.com

9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의 자회사인 티빙은 '2024∼2026년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BO와 세부협상을 진행하고, 협상이 완료되면 향후 3년간 프로야구 경기, 하이라이트, 주요 행사 등을 TV를 제외한 포털, 통신사 모바일, OTT 등에서 중계할 수 있는 권리와 재판매 사업권을 갖게 된다.

중계권 입찰에는 티빙, 네이버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및 OTT 스포티비나우 운영사) 등 3곳이 참여했고 티빙은 입찰 사업자 중 가장 많은 금액인 연간 4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기존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다음·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KT)이 맺은 연간 220억원 계약 대비 2배에 상응하는 금액을 내놓은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OTT와 플랫폼 사업자, 통신사까지 뛰어든 이유는 고정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티빙의 연간 400억원대 강수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존 팬덤이 탄탄한 스포츠라는 콘텐츠는 영화,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 사업과는 달리 제작비용, 섭외비용 등 부가적인 비용 없이도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스포츠 팬들의 충성도도 높기 때문에 이탈도 적어 락인 전략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쿠팡플레이다. 쿠팡플레이는 2022년부터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에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의 4년 독점 중계권도 확보했다. 원래는 티빙이 가지고 있던 이강인 선수가 속한 파리생제르맹(PSG) 내한 경기와 손흥민 선수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 경기 등을 단독 생중계하면서 국내 OTT MAU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통합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 스포키의 누적 이용자가 3000만명을 돌파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LG유플러스]

◆중계권 재판매 여부가 관건…프로 야구 유료화도 관심

티빙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중계권 재판매 여부에 따라 사업자들도 일부 타격이 있을 수 있다. 네이버를 비롯해 SK텔레콤의 '에이닷(A.) TV', LG유플러스의 '스포키' 등에서 프로야구 중계가 빠지느냐는 티빙과 KBO의 협상 결과에 달렸다. 

입찰에 참여한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타 종목에 대해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과 중계 협력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스포키는 특히 지난해 프로야구 덕을 많이 봤기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LG유플러스는 한국시리즈 진행에 맞춰 LG 출신 전직 선수들이 직접 출연하는 라이브톡 등을 운영하며 월간활성이용자수(MAU) 400만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스포키는 프로농구, WBC, 월드컵 등 글로벌 이벤트 등을 중계하며 저변을 확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업계 일각에선 연 1000억원의 적자와 웨이브와의 합병, 토종 플랫폼으로서 1위 재탈환 등 여러 과제가 남아있는 티빙 입장에선 중계권을 독점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계권 재판매 없이 독점으로 운영한다면 프로야구는 오직 티빙에서만 볼 수 있다. 쿠팡플레이가 국내 축구를 독점 중계하며 국내 OTT 플랫폼 1위로 도약한 사례를 지켜봤기 때문에 티빙이 독점권을 주장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원래 유료 구독형 모델인 티빙의 방침에 따라 프로야구를 유료로 보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KBO가 사업자 선정과정에서도 모든 사람이 스포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편적 시청권'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는 점은 변수다. KBO 입장에선 전면 유료 중계 도입시 이에 대한 반발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이에 티빙과 광고 및 화질 측면에서 차등을 두는 등 일부 유료 서비스와 무료 서비스를 운영하는 방안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티빙이 전략을 바꿔 재판매를 한다고 해도 가격 협상에서 또다른 충돌이 예상된다. 네이버, 스포키와 SK텔레콤의 에이닷 티비는 모두 무료로 제공 중인 서비스다. 티빙이 중계권 입찰료 만회를 위해 높은 금액을 부를 경우 사업자가 큰 지출을 감수하고 프로야구를 계속 서비스할지는 미지수다. 

티빙 관계자는 "프로야구 콘텐츠 유료화 여부도 KBO와의 협의 단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의는 논의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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