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발레리 잘루즈니 군 총사령관 해임설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의 TG1뉴스 인터뷰에서 잘루즈니 총사령관 해임설에 관한 질문에 "새 출발이 필요하다. 단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리더십이 나아갈 방향을 숙고하고 있다"며 "이것은 군부와 같은 특정 분야만이 아닌 국가 전체 지도부 교체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기려면 모두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고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임설이 나돈 잘루즈니 장군의 공개적 입장 표명은 5일 부사령관 세르비 사파탈라에 보낸 페이스북 메시지가 유일하다. 그는 이 메시지에서 "우리가 결코 부끄럽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며 전쟁 중 보인 두 사람간 협력을 암시했을 뿐 해임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주 잘루즈니 장군을 불러 해임될 것임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아직 해임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다.
한편 율리아 라푸티나 보훈부 장관이 이날 아무 설명없이 의회에 사표를 제출했다. 다만 그의 사표가 젤렌스키 대통령이 고려 중인 정부 개편과 연관된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뉴욕타임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군이 전선에서 수세에 몰리고 미국의 군사 및 재정적 지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도부 개편으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키이우국제사회학회가 지난 12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62%로 전쟁 초기 84%를 크게 밑돌았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우크라이나가 지도부 개편에 대해 백악관에 자문을 구했으나 인사 결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CBS에 출연해 "그것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이자 인사 결정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권한이다"라고 말했다.
정치분석가들은 미국의 지원이 중단된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와 관계가 좋은 주미 우크라대사 옥사나 마르카로바를 요직에 앉힐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정부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재정 및 군사 지원금의 투명한 사용을 위한 반부패 안전장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3일 잘루즈니 우크라군 총사령관과 함께 한 포병훈련센터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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