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피플 인터뷰

속보

더보기

[고수들의 일터] 수학계 대모 권오남 회장 "막히면 돌아가라...새로운 길 열린다"

기사입력 : 2024년02월21일 08:00

최종수정 : 2024년02월21일 08:00

"모든 학문의 기초 수학, 창의성이 핵심"
"새로운 대안으로 난관 돌파하라"
다양·포용성으로 과학기술 혁신 촉진제 역할

절박할수록 돌아갈 수 있는 있는 지름길이나 꼼수는 없다. 우리 사회 일터 고수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지, 그 일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지난했던 과정과 그늘들, 화려함 뒤에 가려진 노력과 자세를 곱씹어 보면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볼 일이다. 고용노동부 관료를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일자리 문제를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일터의 정점까지 올랐던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이 각 전문 분야의 고수들을 만나 그들만의 경험과 비밀스러운 성공 레시피를 듣는다.

[서울=뉴스핌]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 =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80개 회원단체, 그 소속 회원이 8만여 명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 전문인 여성단체 연합체다. 올해 1월부터 총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권오남 회장은 아시아권 최초로 수학·과학 교육의 혁신을 이끈 학자에게 수여되는 스웨덴의 스벤드 페데르센 교육상을 수상하고 국제 수학 교육 분야 탑티어 저널 위원으로도 활약하는 세계적인 수학자이자 수학교육자다.

아울러 한국수학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과학계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온 리더다. 총연합회 회장이라는 직함과 이름 석 자만 듣고 처음 만나본 권오남 회장은 카리스마 강한 스타일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부드럽고 포용적인 인상이었다. 수학을 왜 좋아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중학교 2학년 때 서울로 전학 온 시골 안동 출신 여학생이 아무도 풀지 못하는 집합 문제를 당당하게 풀어서 처음으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수학은 그렇게 평생 그녀를 이끌어준 하나의 등대 같은 역할을 해온 것이다.

수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 아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우리나라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남들이 외면하는 길을 외롭게 걸어오면서 어려운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해온 그와의 인터뷰 내내 자신만의 업적을 쌓아온 사람 특유의 끈기와 열정, 치열함이 강하게 느껴졌다. 수많은 좌절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 왔다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쉽지 않은 길이고 외로운 길이지만 꿋꿋하게 헤쳐온 선구자의 이미지가 연상됐다. 수학자이면서 수학교육자 그리고 여성과학계를 이끄는 리더인 그녀와의 인터뷰는 참 배울 점이 많은 인생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권오남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2024.02.06 mironj19@newspim.com

◆ "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본"
- 수학을 전공하고 교수가 되셨지만 현재는 교수 임용이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학생들에게 수학 전공을 권하고 싶으신지.
▲ 오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수학자들은 수학을 전공하면 모든 학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본이니까요. 교수가 되지 않아도 수학을 전공한 분들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합니다. 수학 모델을 활용해 스타트업으로 성공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식투자에도 수학 모델이 활용되고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여되는 상 가운데 랄라바티상은 수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학자에게 주어지는 상입니다. 제가 2014년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랄라바티상 선정위원회 위원을 맡은 바도 있는데요. 이 상은 연구 외에도 도서, 영화, 연극, TV, 전시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수학을 알린 활동을 평가해 주는 상입니다. 그만큼 수학이 실생활에서 많이 활용될 수 있는 것이죠.

◆ "수학 교육에 혁신이 필요, 창의성 키워주는 게 핵심"
- 서울대에서 최초로 플립러닝을 도입하고 서울대 창의성 교육을 위한 교수 모임을 설립하는 등 교육 방식의 혁신을 위해 노력해 오셨는데 이러한 도전을 계속하시는 이유는.
▲ 플립러닝은 기존 전통적인 수업 방식과 반대로 수업에 앞서 미리 학습을 하고 강의실에서는 토론이나 과제 풀이를 중심으로 하게 됩니다.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죠. 과학기술 발전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현 시점에서 기초과학과 수학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학생들이 기초과학과 수학의 기본 원리를 효과적으로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죠. AI 등 급속도로 변화하는 과학기술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학생들의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끌어내기 위해 교육 방식의 혁신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이 교육자의 기본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권오남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2024.02.06 mironj19@newspim.com

◆ "소수자로서 겪어온 난관, 새로운 대안으로 돌파"
- 공부 열심히 해서 박사학위 받고 교수로 승승장구해 오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좌절을 겪은 경험이 있으신지, 그리고 있다면 어떻게 극복해 오셨는지.
▲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밤을 새우면서 얘기해도 다 못 할 것 같습니다. 살아오면서 좌절을 겪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많은 난관에 부딪쳤는데, 그때마다 주어진 난관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서 헤쳐온 것 같습니다.

먼저,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겪었던 난관인데, 저는 수학으로 명성이 꽤 있었던 인디애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했습니다. 기본적인 성실성이 있으니까 코스 웍은 상당히 우수하게 마쳤습니다. 그런데 막상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제 스스로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비단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에서 대학 교육, 석사과정까지 마친 사람들이 대부분 창의성 면에서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박사과정을 할 때 지도교수와 컨퍼런스를 많이 참여했는데, 90년대 초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개최된 컨퍼런스에 참가했을 때였습니다. 며칠 동안 진행되는 컨퍼런스에 여성 스피커는 단 한 사람뿐이라는 사실에 매우 실망했고, 그분 역시도 배우자의 후광으로 스피커가 되었다는 소문도 있어서 여성 수학자로서 한계가 많이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 나름대로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수학교육 석사과정을 인디애나대학에서 다시 밟았습니다. 그런데 박사를 했더라도 다른 학과의 석사과정을 들어가기 위해서 입학절차를 다시 거쳐야 했고 지도교수의 추천서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자존심 강한 지도교수님이 박사 제자가 수학교육 석사학위를 하는 것을 좋게 볼 리가 만무했고 추천서를 아예 써주지 않으려고 했죠. 그때 교수님이 썼던 표현이 너무 평범하다는 의미의 "먼데인(mundane)"한 공부를 왜 하려 하느냐였어요.(웃음) 그래서 당시 심리학 연구를 했던 지도교수 부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마침 부인이 연구한 주제가 젠더와 국적이 다른 지도교수와 학생의 관계에 관한 것이라 제가 연구에 도움도 드리고 해서 부인이 지도교수를 설득해 추천서를 써 주셨죠 .(웃음)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권오남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2024.02.06 mironj19@newspim.com

또 모교인 이화여대에 임용이 되었는데 수학교육과에 저와 같은 배경을 가진 국외박사가 거의 없던 시절이라 국내 학회에서 소외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그때부터 국제학술대회 참석이나 해외저널 투고, 국제학회 임원 출마, 국외재단으로부터 연구비 수증 등 국제적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그것이 나중에 서울대 교수 임용에 도움이 되었죠. 저는 사실 내부에서 문제 해결이 안 될 것 같으면 밖에서 해결책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온 것 같아요.

그리고 모교인 이화여대를 떠나 서울대로 옮겨갈 때도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서울대 교수 임용 조건이 수학도 가르치고 수학교육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제가 그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던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교를 떠나는 데 대한 비난도 있었고, 서울대에 와보니 수학교육과 교수 중 제가 최초 여성 교수이고 서울대 교수 중에 비서울대 학부 출신이 거의 없는 시절인 데다 그 당시 4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까지 겹쳐서 조직 내에서 상당히 이질적인 존재였습니다. 당연히 소외감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서울대에서는 운동 교수 동호회가 결성되는 시기였고 저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그를 통해서 접촉점도 늘리고 적응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체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되었죠. 연구를 잘하려면 건강이 뒷받침돼야 하니까요.

현재는 제가 마라톤에 빠져 있는데 정말 즐겁습니다. 마라톤은 시작한 지 2년째인데요. 하프는 완주했고요. 작년에 춘천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는데요. 34km에서 도전을 멈추긴 했습니다. 서울대 건달회(건강달리기회)에서 제 별명이 '나이 든 마라톤 영재'랍니다(웃음) 그 전에는 배트민턴, 탁구, 테니스 등 운동을 집중적으로 몇 년씩 바꿔가면서 했습니다. 이렇게 운동을 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후배들에게 "난관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돌아가더라도 길을 찾으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본인 제공]

◆ "여학생이 수학 못한다는 건 일종의 허구적 믿음"
- 일반적으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수학을 못한다고 하는데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실제로 그런 면이 있는지, 수학교육 방식이 문제인지.
▲ 저는 여학생이 수학을 못한다는 것은 근거 없는 믿음, 일종의 신화(myth)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못한다는 평가는 시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 시험 자체가 공정한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짚어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은 무조건 성 중립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결국 수학에서 잘한다, 못한다의 기준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봅니다. 실제로 사지선다형 문제는 남성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고, 주관식은 과정을 설명하는 역량이 있는 여성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수학자는 사지선다형 문제를 푸는 사람이 아닙니다. 장시간에 걸쳐 문제를 풀어내는 과제 집중성을 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학생들이 더 잘할 수도 있습니다. 여학생들의 공간지각력이 약하다는 것도 사회화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학생의 놀이공간과 여학생의 놀이공간의 차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잘한다 못한다는 그 평가기준에 대한 분석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봅니다.

◆ "국내외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
- 제12대 여성과총 회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과제에 주력할 계획이신지.
▲ 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이래로 과학기술계에서 여성의 활약을 넓히고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앞으로 2년 동안은 국내외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특히 주한 유럽연합(EU) 국가 대사와의 관계를 발판으로 유럽 여성 과학기술단체와의 국제 협력을 한층 증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미 캐나다 여성단체, 미국 및 호주의 과학기술협회 여성위원회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국내 주재 여성 대사들과의 정기적인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국제적 네트워크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여성기자협회, 여성변호사협회, 여성회계사협회, 여성경제인협회 등과 같은 전문 단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며, 연구와 교육 분야에서 성별 다양성이 법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러한 다양성과 포용성이 과학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인 권오남 교수는 대한민국의 수학교육계에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권 교수는 2003년부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이화여자대학교에서도 10년간 교수로 근무했다. 아시아 최초로 스벤드 페데르센 교육상을 수상한 그는 국제 수학교육 분야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하며 세계적인 수학교육 연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수학교육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수학교육 리더로서 역할도 크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탐구 중심의 수학 교수법을 주장하며 수학교육에 변화를 몰고 왔다. 그는 2025년에 서울에서 개최될 제9차 동아시아수학교육대회의 조직위원장도 맡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권오남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2024.02.06 mironj19@newspim.com

<에필로그>
"저는 원래 I형인데 노력하는 E형이 되고 있어요"라며 활짝 웃는 권오남 회장의 말에서 본인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혼자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선택한 진로에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경우에 따라서는 제3의 대안을 찾기도 하고, 필요한 자원을 끌어들이기도 하면서 결코 포기하지 않고 견뎌온 단단함이 느껴지는 말이었다.수많은 제자들을 키워오면서 지속적으로 교육 방법을 혁신하고자 노력하는 혁신가로서의 역할도 인상 깊었다. 아울러 오랜 기간 여성과학기술총연합회를 통해 봉사해 오면서 회장으로서 여성과학기술인의 길을 넓혀주기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 눈빛을 반짝이며 여성과총 회장으로서의 각오를 밝히는 그를 보면서 권오남호가 이끄는 여성과총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큰 기대가 되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오면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수학 학력고사를 다시 보아야 하는 꿈까지 꾸며 수학에 대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힘들었던 필자도 그의 혁신적인 수학교육울 받았으면 달랐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다.(웃음)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은 1991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직에 입문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 대부분을 고용노동부에서 보냈고,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했다. 은퇴 후 공직생활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MZ세대 직장인들과 공유하고자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

kyoungseon0428@gmail.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부지법 난동' 첫 선고 2명 모두 실형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전후인 지난 1월 18∼19일, 서부지법에서 발생한 난동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95명 중 2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재판장 김진성)은 14일 오전 특수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와 소모 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김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소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는 서부지법 난동 사태 발생 4개월여 만에 나온 첫 선고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3년, 소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지난 1월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선고는 김 씨부터 진행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특수건조물 침입, 공용 물건 손상, 특수 공무집행 방해"라며 "피고인이 증거에 관해서 자백하고 있고 보관 증거가 있어서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다중위력을 보인 범행이고, 범행 대상은 법원"이라며 "피고인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사건에 연관되었고, 당시 발생한 전체 범행의 결과는 참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영장 발부 여부를 정치적 음모로 해석 규정하고, 그에 대한 즉각적인 응징, 보복을 이뤄야 한다는 집념과 집착이 이뤄낸 범행"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은 공동 범행이 아니라 단독 범행이기 때문에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서만 평가한다"면서도 "다중의 위력을 보였다는 부분은 범죄사실에 포함되므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벽돌 등을 던져, 법원 건물 외벽 타일을 깨뜨렸고, 법원 경내로 들어가 침입했다"며 "법원 내부 진입을 막고 있던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어 폭행했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인 점, 그밖에 양형 제반 사항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소 씨의 선고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백하고 있고 보관 증거 있어 유죄"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법원 경내로 들어간 다음 당직실 유리창을 통해 건물 1층 로비까지 들어가 침입했다"며 "화분 물받이로 창고 플라스틱 문을 긁히게 하고, 부서진 타일 조각을 던져 법원 건물 외벽 타일을 손괴했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으로 보이고, 우발적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인 점, 그밖에 양형 제반 사항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어제 딸에게 산책하며 '아빠가 어려운 사건을 선고한다'고 했더니 '이재명 사건이냐, 윤석열 사건이냐?'고 묻더라"며 "더 어려운 사건이 있겠구나 싶었지만, 결단과 선고 순간에는 어렵고 쉬운 사건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판결문을 머릿속으로 썼다가 지웠다 수없이 반복했다. 오늘 선고를 할지 말지도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선고가 정답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결정과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 선고가 피고인의 남은 인생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남은 생은 피고인 본인답게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사건과 같은 날 있던 전체 사건을 포함해 법원, 경찰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며 "그날 직접 피해를 본 법원, 경찰 구성원분들과 지금도 피해를 수습할 관계자분들 노고에 감사하다. 기자들을 포함해 지금도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인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께서 사법부뿐 아니라 경찰, 검찰, 법원 전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4 11:05
사진
최정, 500홈런…한화 12연승 끝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SSG가 7연승 중이던 NC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간판타자 최정의 KBO리그 첫 통산 500홈런을 자축했다. SSG는 13일 NC와 인천 홈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11일 KIA와 더블헤더부터 3연승을 달린 SSG는 NC를 제치고 4위 삼성과 승차 없는 5위에 올라섰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SSG 최정이 13일 NC와 인천 홈경기에서 6회말 500호 홈런을 날린 뒤 포즈를 취했다. [사진=SSG] 2025.05.13 zangpabo@newspim.com 최정은 0-2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서 NC 선발 라일리 톰슨의 6구째 시속 135㎞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기는 시즌 5호 110m 동점 투런포를 쐈다. 500홈런이기에 앞서 삼진 10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톰슨에게 일격을 가한 귀중한 한 방이었다. SSG는 곧 이은 7회초 서재철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2-3으로 뒤졌으나 8회말 대거 4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박성한의 볼넷과 최정의 내야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한유섬의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라이언 맥브룸이 고의볼넷을 얻어 만든 무사 만루에서 최준우의 역전 2타점, 1사 후 정준재의 쐐기 1타점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류현진. [사진=한화] 한화는 두산과 대전 홈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3-4로 졌다. 12연승이 중단된 한화는 이날 4연승한 LG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두산은 3-3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강승호의 볼넷 후 대주자로 나간 전다민을 1루에 두고, '1할 타자' 임종성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려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반면 한화 선발 류현진은 6이닝을 6탈삼진 6안타 1실점으로 막았지만 팀에 승리를 안기지 못했다. 한화는 1-1로 맞선 6회말 무사 만루에서 노시환이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난 게 뼈아팠다. 연장 11회말에는 노시환의 안타 후 대주자로 나간 이상혁이 채은성의 삼진 때 2루 도루에 실패했다. 이날 두 팀은 한화가 8명, 두산이 6명의 필승조 투수를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삼성 르윈 디아즈가 13일 kt와 대구 홈경기에서 5회시즌 16호 투런홈런을 날린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2025.05.13 zangpabo@newspim.com 수석·투수·타격 코치를 교체한 삼성은 kt와 포항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 최근 8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은 2회말 1사 만루에서 구자욱이 2타점 중전안타로 2-0을 만들었고, 5회말에는 홈런 선두 르윈 디아즈가 시즌 16호 우월 투런홈런을 날려 4-0으로 달아났다. 삼성 선발 이승현은 5이닝을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5연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반면 kt는 6연패에 빠졌다. 오스틴 딘. [사진 = LG] 잠실에선 LG가 키움을 9-6으로 따돌리고 4연승을 달렸다. 초반 6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6으로 동점을 내준 LG는 7회말 오스틴 딘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오스틴은 1회에도 선제 솔로홈런을 날려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했다. LG는 8회말에는 홍창기와 문성주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LG는 이날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기도 한 붙박이 톱타자 홍창기가 9회초 수비 중 다리를 크게 다쳐 웃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 김도영. [사진 = KIA] 광주에선 KIA가 김도영의 결승 2루타를 앞세워 롯데를 4-1로 꺾었다. KIA는 5회말 한승택과 박찬호의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김도영이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렸고, 최형우가 중전 적시타를 날려 3-0을 만들었다. 8회말에는 김도영의 좌전안타와 볼넷 2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변우혁의 유격수 병살타 때 1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KIA 선발 김도현은 5.1이닝을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 2승(2패)를 올렸다. zangpabo@newspim.com 2025-05-13 22: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