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경북 동국대 등 수도권 병원에서 교육
보건의료단체 "의대 졸업생, 수도권에서 일할 것"
교육부 "지역병원에서 교육하도록 권장할 예정"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정부 의대 증원 배정 발표 결과 학교는 지방에, 보유 병원은 수도권에 있는 소위 '무늬만 지역의대' 증원율이 전체의 64%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의료격차를 적극 해소하겠다는 정부 설명과 달리 여전한 의료격차가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2일 보건의료단체연합에 따르면 정부가 지역 의대 증원으로 발표한 의대 중에서는 수도권에 교육병원을 보유하고 있거나, 본교와는 달리 의과대학이 서울 등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이 포함돼 있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이 공동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15일 보건복지부는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중증 응급환자 중심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경증 환자 분산 지원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앰뷸런스가 이동하고 있다. 2024.03.15 leemario@newspim.com |
정원이 40명에서 120명으로 3배가 증가한 울산대 의대는 예과 2학년까지만 울산에서 수업하고, 이후 과정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된다. 같은 규모로 증원이 이뤄질 성균관대 의대도 경기도 수원에 있지만, 대부분의 교육·실습은 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에서 이뤄진다.
정원이 49명에서 120명으로 늘어난 동국대 의대는 경북 경주에 위치해있지만 교육병원은 일산에 있는 동국대병원에서 진행된다. 이외에도 충북 충주 건국대 의대(건대병원), 충남 아산 순천향대 의대(순천향대서울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강원 강릉 가톨릭관동대 의대(인천 국제성모병원), 대전 을지대 의대(노원을지대병원, 의정부을지대병원), 강원 춘천 한림대 의대(성심병원) 등은 수도권에 교육병원을 두고 있다.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에서 국립대를 제외하고, 경기·인천 지역과 비수도권 사립대 의대 증원 인원은 1194명이다. 이 중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병원이 있는 사립대는 764명으로 전체 64%에 달한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무늬만 지방의대인 의대 졸업생 대부분은 수도권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료격차를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이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수도권 대형 병원을 교육병원으로 하는 비수도권 의대 출신 의사들이 지역의료에 근무하지 않고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옮겨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늘어난 의사 인력이 필수 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에 근무할 수 있도록 지역의사제 도입, 공공의대 설립, 필수 의료 보상 체계 강화 등 패키지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지역 의대의 경우 지역 병원에서 이론과 실습을 할 수 있게끔 권장할 예정"이라며 "지역 병원이 없는 경우 협력병원에서 수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향후 지역 의료에 머물게 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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