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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대한민국의 급소, 지방경쟁력

기사입력 : 2024년06월22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06월22일 06:00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 서울!

서울은 권력의 심장이다. 대통령실, 국회와 사법부가 서울에 자리를 잡고 있다. 2024년 6월 기준 대한민국 전체 인구수는 5,175만 명으로 그 중 18.2%인 939만명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 한국의 5대 병원을 서울이 갖고 있고 최고의 쇼핑몰, 5성급 호텔, 공연장과 연극, 4D영화관도 즐비하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국내 5성급 호텔은 총 87개로, 이 중 37.9%인 33개가 서울에 있다고 발표했다. 광주는 광역시 중 유일하게 5성급 호텔이 아예 없고 경남, 전북, 충남, 충북, 세종 등 6개 지방 시도에도 5성급이 호텔이 하나도 없다.

최고상위대학들이 서울에 몰려 있다 보니 강남 대치동에 있는 학원도 문전성시다. 대학 졸업생들은 서울에 있는 대기업 입사를 선호한다.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지방에 발령이라도 나면 아예 퇴사를 하고 다른 회사에 들어가 기어코 서울에서 근무하겠다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는 기사도 읽은 적 있다. 서울에 살아야 하는 이유는 이것 뿐만이 아니다.

박물관, 미술관, 전시관, 대형국제회의시설, 초고층 건물, 어린이 공원 및 놀이시설, 아쿠아리움, 공원 등이 지척에 있어 주말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것들이 허다하다. "휴가는 해운대나 강릉해수욕장"이라는 표현은 이제 옛말이 된지 오래고 대신 호캉스족이라는 단어가 생겼다. 호텔에 있는 수영장, 사우나, 운동실, 근처의 영화관, 공원, 쇼팽몰에서 보내다가 근사한 저녁식사로 마감하는 휴가를 위해 지방에서도 원정까지 올 정도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yooksa@newspim.com

이렇다 보니 서울의 아파트값은 지방에 비해 4, 5배 이상 비쌀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은 2024년 5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거래금액이 11억 50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들도 서울에 있다. 한국이 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다. 세계 어떤 나라도 이렇게 모든 것을 완벽하게 독점하고 있는 도시는 없다. 한국은행의 연구팀에 의하면 202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수도권이 가장 큰 나라는 한국이었다. 영국에 비해서는 2배, 독일에 비해서는 6배나 많은 인구가 수도와 수도권에서 살고 있다.

이렇게 권력, 부, 기회, 소비자원의 매력을 모두 갖고 있는 서울인구집중의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면 인구절벽은 더 심각해 진다는 것이 한국은행 연구팀의 진단이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지방에서 서울로 떠나는 엑소더스를 막아내 지방도 살고 대한민국이 번영할 수 있는 혜안은 없는가?

지방시대의 핵심은 창의성, 미래 일자리, 상상력!

2023년 교육부는 14개의 '참 좋은 학교'를 선정했다. 전교생 3분의 2가 타 도시 학생인 춘천금병초가 바로 그 중 하나다. 연중 생태전환교육 '작은 농부되기' 프로젝트와 지역사회 지원을 받아 마을교육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 담양 금성초등학교는 특색교육활동인 '모두가 행복한 학교! 샛별 도전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자전거 4대강 투어, 지역 연계 스포츠(승마, 수영 영업 교육), SW코딩 및 드론교육, 국내외 체험학습, 마을학교 연계 생태교육 등을 한다.

충북 괴산의 문광초등학교도 '참좋은 학교'로 선정되었다. 2011년 오케스트라를 창단하면서 예술교육 거점학교로 다시 출발한 것이 주효했다. 예술 분야의 학교로 특색 교육활동을 운영하고 지역협의체를 통해 지역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의 발전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산간 오지에 위치한 경북 상주 화북초등학교는 마을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인기다. 매주 수요일을 '공동 학습의 날'로 정해 협력형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데, 학년별로 '지역의 역사보드 만들기'(4학년), '영양만점 한그릇 음식 만들기'(6학년) 등의 특색있는 수업을 진행해 인기를 끌고 있다.

스웨덴의 큘투라마(Kulturama) 학교도 좋은 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생을 모집하는 이 학교는 재미있게 놀 수 있는 학생을 뽑는 학교로 유명하다. 입학시험은 1시간동안 창의적으로 노는 모습을 그냥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하도 인기가 있다고 해 큘투라마 학교를 찾아가 교장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다. 1시간 이상 설명을 듣고 난 후 수업에 참관해 견학까지 했다. 놀라운 것이 바로 보였다. 모든 학생이 연극을 통해 세익스피어를 연기하고, 발레를 배우며, 악기를 연주한다. 12월 송년의 밤에 초청되어 본 학생들의 연주, 춤, 연기, 그리고 합창은 학생들이 직접 작곡하고 창작한 것들이라는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다. 예술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국어, 수학, 과학 모두 스톡홀름 학교 중 최상위에 속한다고 귀뜸한다. 예술의 창의성을 훈련시키는 교육이 두뇌의 발달을 돕고, 재미와 자율적 참여를 통해 학습효과를 높인다는 믿음을 성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 학교의 모델이 알려지자 이민자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공립학교가 연락을 취했다. 어떻게 되었을까? 신청학생이 적어 폐교에 처했던 학교가 큘투라마의 커리큘럼으로 모집한 아이들이 만족하고, 부모도 만족하는 인기학교로 변신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큘투라마 학교의 인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스웨덴의 큘투라마(Kulturama) 학교 홈페이지 화면

스톡홀름에 있는 요한 쉬테스쿨란 (Johan Skytteskolan)도 새로운 교육을 지향한다. 칸막이만 있는 넓은 공간에 책상과 의자가 없다. 형형색색의 쿠션의자에 앉거나 턱을 괴거나 편한게 수업을 듣는다. 학급이 없기 때문에 영어수업이 끝나면 다른 수업을 본인이 찾아가 듣는다. 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사의 면담으로 들을 수업을 결정한다. 이렇게 본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게 수업을 들으며 필수졸업 과목을 이수하고 중학교에 진학한다. 지금 스웨덴에서는 교실도 없고 학년구분 없는 학교의 학습효과에 대한 교육학자간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부모들은 대만족을 표한다.

지방 엑소더스를 줄이는 방법

스웨덴의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수도인 스톡홀름으로 인구가 한국처럼 집중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지방의 특화된 대학을 종종 언급하곤 한다. 전국에 특화대학이 하나씩 있는데, 특정분야의 교육과 연구는 전국의 한 곳에서 진행되도록 정부가 유도한 결과다. 예를 들어 선박엔진과 선박기술, 통신은 샬머쉬공대 (Chlarlmers Tekniska Högskolan), 전자공학과 에너지, 건축공학은 왕립공대 (KTH), 항공엔진과 우주공학은 린쉐핑대학(Linköpings universitet), 자동차 디자인과 자동차공학, 자동차 바테리는 룰레오공대(LTH), 제약 및 의료기기는 룬드대학 등으로 특화시켜 교육 및 연구대학으로 육성했다. 약간의 겹치는 학과도 있지만 절대로 심층연구분야가 같은 경우는 절대 없다.

이곳을 졸업한 학생들은 절대로 도시를 떠나지 않는다. 대기업이 바로 대학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엔진 제작 회사인 사브와 볼보의 공장은 린쉐핑에 있고, 새로 설립된 배터리 회사인 노스볼트(Northvolt) 회사는 자동차연구소와 혹한테스트 센타가 있는 룰레오 근처에 설립되었으며, 지금은 산업경쟁력이 떨어져 일본, 한국에 넘겨준 조선산업은 예테보리와 말뫼에서 성장했고, 페이스메이커를 만든 의료기기 회사는 룬드, 그리고 제약회사는 예테보리 등 전국에 걸쳐 특화된 연구대학이 위치한 도시에 대기업의 생산공장이 지어져 있다. 이것이 지방대학을 나온 학생들이 절대로 대도시와 수도로 이사를 하지 않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지방대학은 학령인구의 감소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중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연구팀에 의뢰해 진행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으로 인해 2040년에 이르면 벚꽃 피는 순으로 지방대의 60퍼센트가 소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에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생존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 놓은 셈이다. 충원율과 취업률이 모두 낮아 서울에 있는 대학의 인기는 역설적으로 도리어 더 높아지고 있다. 2040년까지 전남에 있는 사립대학들의 생존율은 19퍼센트, 경남은 21퍼센트, 부산도 30퍼센트에 불과할 것이라고 한다.

현 정부들어 '교육발전 특구'와 '글로컬대학30' 등 지방 교육과 지방대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방대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큰 의문으로 남는다. 지방대학간의 통폐합과 다운사이즈만으로는 학령인구의 감소와 지방인구의 이탈로 초래되는 지방대학의 입학미달과 중도자퇴를 막을 수는 없다. 더 획기적인 자구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방대학에 고등학생을 진학시키기 위해서는 졸업 후 반드시 취직할 수 있는 기업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제부터 지역내 대학간 통폐합만 고집하지 말고, 연구분야를 모아 지역별로 분산시키는 역할을 교육부와 산업부 그리고 기획재정부가 함께 맡아 진행할 것을 권한다. 특화된 연구대학 중심으로 육성시키면서 스웨덴의 예처럼 지역별로 특화산업도시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세워 진행한다면 장기적으로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학에 입학하게 하고 졸업생이 도시에 남아 있게 하려면 좋은 직장과 높은 연봉은 필수다.

이와 함께 저출산-고령화시대에 맞는 대학과 복지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고려해볼 만하다. 예를 들어 50대와 60대의 아동돌봄 특화과정, 노인돌봄 특화과정, 장애인돌봄 특화과정 등과 같은 교육과정을 지방대에서 제공하게 되면 20대부터 60대까지 함께 대학에서 공부하는 캠퍼스가 되어 지방대학이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다. 정부의 1회성 현금지원보다 그 재원으로 취업지원 프로그램으로 복지관련 교육을 40대부터 60대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저출산과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다양한 복지서비스업에 종사할 인력을 키워낼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지난 2022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 주재로 지방대 발전 특별협의회 제1차 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특별협의회는 지방대학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기구다. 현장에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현장과의 정책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및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가 참여한다. 2022.08.30 yooksa@newspim.com

지방분권과 지방매력살리기의 결합은 필연

수도권 집중억제책보다 지방의 경제발전을 유도하는 방안이 더 매력적이다. 어떤 정책이든 빼기보다는 더하기가 더 효과적이다. 채찍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당근은 최대한으로 늘리는 정책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방법이 성적이 떨어진 학생에게 동기부여를 시킨다고 화장실 청소를 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정책이다. 세계적인 과학자, 혹은 달에 다녀온 우주인을 통해 공부를 해야할 이유를 확실하게 가르쳐 주는 것이 현금 인센티브보다 더 좋은 정책이다. 장학금을 목적으로 하는 공부는 보상을 받기 위한 수단이 되지만, 꿈과 희망, 도전의식을 심어주게 되면 목적의식이 뚜렷해져 스스로 즐기면서 하는 놀이가 된다. 좋아하는 것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이길 수 없다.

지방의 매력과 생존력을 위해서는 특화된 지방행사와 음식 등의 체험보다 지방의 재정자립과 지방정치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재정적 자립수준을 측정하는 재정자립도가 높다는 것은 해당 지자체의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동시에 소득이 높다는 의미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를 위해 국가는 지방교부세율 인상, 지방세원 확대, 국고보조금 차등보조율 제도 운영 등을 통해 지방재정의 부족을 채워준다.

우리나라의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은 8:2 정도다. 국세와 지방세의 불균형은 중앙정부에 대한 지방의 의존성을 한층 높이는 결과가 되어 지방자치를 반쪽짜리로 만드는 원인이 된다. 국세의 지방세 이양, 지방교부세율 조정, 새로운 지방세목 신설 등이 실천되지 않으면 지방의 중앙정부 의존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임에 틀림없다.

수도권-비수도권 지방세수도 격차가 크다. 각 지방에서 독립적으로 걷을 수 있는 세금의 세목을 국세로 지정해 놓아 중앙정부가 관리하고,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로 되어 있다. 낮은 지방자립도만 본다면 과감히 많은 세목들을 지방세로 돌리는 것이 맞다. 하지만 현재 공무원과 지방정치인이 변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시행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지방자립도 확보, 만병통치약 아니다

세계인이 이제 전국의 산골과 어촌, 물길과 산자락까지 찾아가는 시대다. 외국어로 소통할 수 있는 지방민이 많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물론 한글로 소통하는 관광객이 많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소통의 문제는 시골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당혹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다.

스웨덴에서 동료가 한국에서 있는 학회 참가 후 시골 곳곳을 체험하고 싶다고 해 시골 몇 군데를 추천한 적이 있다. 다녀와서는 음식과 풍경은 참 좋았다고 말하며, 말을 아끼는 모습에 의아해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조용히 웃으며 말을 건넨다.

"한국은 아직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무슨 이야기인지 자세히 들어 보았다. 어느 곳에 갔더니 숙박시설이 없어 어느 모텔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들어가는 입구부터 폐쇄적이고, 호텔로비는 작은 창문 하나로 되어 있고, 들어가는 입구부터 복도, 방은 왜 온통 적색으로 되어 있는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아침식사도 유럽처럼 호텔에서 제공되지 않아 샌드위치와 커피를 찾아 헤매고 다녔다고 말한다. 시골분들의 다정하고 인자한 경험은 좋았지만 무슨 뜻인지 알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말하며 그래도 인심과 도와주려고 하는 심성은 세계최고라며 엄지를 세웠다.

알프스와 독일 시골마을, 영국의 B&B, 그리고 스웨덴의 시골농부 집에서 운영하는 유스호스텔에서는 맛있는 갓구운 빵, 큰 치즈덩어리에서 긁어낸 치즈슬라이스, 긴소세지를 얇게 저며낸 살라미, 현지에서 만든 요구르트로 아침을 무료로 제공하는 유럽의 문화를 기대하고 온 관광객들은 당연히 실망할 수밖에 없다. 아침을 제공하지 않는 숙박문화이니 어쩔 수 없다지만, 적절한 비용을 치르고도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전국에 몇 개나 있을지 의문이다.

지방시대 요구하기 전에, 지방의 수준을 높여야

지방의 숙박시설을 지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로 개조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지방정부의 진정한 자치능력 강화다. 지방정치인과 지방공무원의 수준을 지금보다 현저히 끌어 올려야 한다. 자신이 속한 지방의 현안 뿐 아니라, 세계의 흐름, 국가의 큰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방의 현실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외국어 수준, 국제적 안목의 수준향상 뿐 아니라 부패수준도 현저하게 낮아져야 한다.

국민권익위는 2013년 이후 종합청렴도 평가를 해 왔다. 2024년 조사는 지역주민 2만명, 직무관련 공직자 7000명, 단체 ‧ 전문가 7000명 등 총 3만4000명을 설문조사 내용을 기초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지방의회 정치인들의 청렴도를 가늠하게 한다. 92개 지방의회(광역의회 17개, 기초 시 의회 75개) 종합청렴도 평가결과를 보면, 의정활동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 공직자와 산하기관 임직원 등 100명 중 15명이 부패·갑질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2023년도 광역‧기초시의회의 종합청렴도는 100점 만점에 68.5점 으로 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의 종합청렴도(80.5점)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기초와 광역수준의 정치인부패가 심각한 상황에서 세금을 지방에 넘겨주게 되면 내부거래, 이권다툼과 갑질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지방정부 부패와 행정효율성의 관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한 연구에서 지방정치인 및 공무원과 토호세력의 유착구조와 지방행정의 폐쇄성 등으로 인하여 비리가 끊이지 않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수연 2017). 인허가 관련 부패, 입찰 및 계약과 관련된 부패, 공유자산 매각 및 도시계획과 관련된 부패이고, 다른 하나는 지방정부조직 내부에서 발생하는 인사권 남용과 세무관리 및 보조금 지급업무 등 재정운용과 관련된 부패이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의 연도별 지방공무원 징계총계 및 중징계 비율자료를 열람해 보면 2008년 징계공무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후 대체로 증가된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이고 있다. 21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이었던 박재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 지방직 공무원 징계현황' 자료에 의하면 2019년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를 받은 인원은 모두 451명으로, 2015년(312명)보다 4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중징계 가운데 해임은 2015년 36명에서 작년 78명으로, 강등은 같은 기간 21명에서 46명으로 4년 새 각각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방이 완전 자치권을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받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미리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상경 그리고 하향, 우리나라에만 있는 생경한 단어들

상경은 서울로 올라간다는 말이다. 그리고 하향은 고향이 있는 시골로 내려 간다는 말이다. 서울의 위치가 지방보다 위도가 높아 '올라간다'는 뜻으로 말하긴 했겠지만, 동서남북 모든 방향에서 서울로 접근할 때도 상경이라는 말을 아무 생각없이 사용해 왔다. 상경은 곧 '서울로 간다', 하향은 '지방에 간다'는 문화적 언어가 된 셈이다. 서울은 '저기 위에', 지방은 '저 아래' 있다는 표현이다.

지방화 시대가 미래한국의 답이다. 하지만 동료가 말한대로 거기까지 가는 길은 길고 험하다. 인구분산이라는 목적보다 중요한 것은 지방과 수도권의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접근을 해야 한다. 문화와 좋은 여가시설 등은 부차적인 문제다. 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지방에서 비행기 타고 오페라를 보기 위해 서울보다 런던이나 파리로도 갈 수도 있다. 좋은 학교, 일자리, 그리고 보금자리의 확보는 지방의 매력을 살리고 서울이 더 이상 선망의 대상이 되지 않게 하는 방안이다. 항상 위기 속에는 기회도 함께 내포되어 있다. 어떤 혜안으로 헤쳐나갈 것이냐는 우리의 정책적 상상력에 달려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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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새 얼굴은?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누가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로 얼굴을 알릴까.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종합 뉴스 통신사 뉴스핌이 주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 스테이지'가 20일 시작된다. 뉴스핌 히든스테이지 사무국은 19일 "본선 진출자로 선발된 24팀(명)의 라이브 영상이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 스테이지'의 본선에 총 24팀(명)이진출했다. [사진 = 뉴스핌DB] 2025.06.18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 스테이지'는 지난달 12일 본선에서 경합하게 될 24팀(명)의 합격자를 발표했다. 개인 221명과 단체(밴드) 82팀 등 총 303명(팀)이 지원해서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올해 대회에는 아마추어와 프로 등 다양한 연령과 이력을 가진 싱어송라이터가 몰려들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지상파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부터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 등에서 입상한 실력자는 물론 이미 드라마 OST에서 두각을 보인 참가자도 있었다. 본선 진출자들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한다. 히든스테이지 사무국은 "매주 2명(팀)씩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의 '히든스테이지'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고 밝혔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히든 스테이지'는 국내에서는 유일한 온라인을 통한 싱어송라이터 선발 대회다. 9월 첫째 주 금요일 마무리되는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음악 팬들의 평가를 합산해 최종 결선 무대에 나설 톱 10을 선발한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 스테이지'의 본선에 총 24팀(명)이진출했다. [사진 = 뉴스핌DB] 2025.06.18 oks34@newspim.com 톱 10이 겨루는 제3회 '히든 스테이지' 최종 무대는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 광장에서 펼쳐진다.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 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1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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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XR '프로젝트 무한' 9월 출격 [서울=뉴스핌] 서영욱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을 오는 9월 29일 국내 언팩 행사에서 공개한다. 10월 13일 한국 시장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위주의 하반기 전략에서 XR 기기를 새 성장 축으로 더하며 애플·메타와의 차세대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내달 폴더블폰 언팩에서 시제품 전시와 티저 영상 공개로 먼저 시장 반응을 살필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無限)' [사진=삼성전자] ◆구글과 손잡은 첫 안드로이드 XR 헤드셋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무한'의 언팩과 출시 계획을 구체화하며 막바지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선보일 '프로젝트 무한'은 구글과의 협업으로 개발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처음 탑재한 제품이다. 이 플랫폼은 삼성과 구글이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공동 개최한 'XR 언락(Unlocked)' 행사에서 첫 공개됐다. 웨어러블용 '웨어 OS(운영체제)' 공동 개발 이후 양사가 또 한 번 OS 차원의 전략적 협력을 확장한 사례다. 프로젝트 무한은 XR 기기의 고질적 문제였던 착용감·콘텐츠 부족·배터리 효율·연산 성능 등의 한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은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머리 형태를 반영한 착용 디자인을 완성했고, 시선 추적, 제스처 인식,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멀티모달 입력 방식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와 통합된 자연어 대화 기능까지 더해,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 구현을 강조했다. 김기환 삼성전자 MX사업부 이머시브 솔루션 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 1월 "플랫폼, AI 모델, 콘텐츠, 단말기 등 모든 기술 요소를 OS 단계부터 통합 개발한 사례"라며 "웨어 OS처럼 안드로이드 XR도 생태계 차원의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드웨어 핵심에는 퀄컴이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XR2+ 2세대' 칩셋이 들어간다. 고성능 연산과 그래픽 처리 능력, 최대 12개 이상의 카메라·센서 동시 제어 기능이 구현된다. 패스스루(Passthrough) 기능을 통해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몰입형 경험도 지원한다. 또 기존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와의 유기적 연동성도 삼성의 강점이다. 갤럭시 생태계에서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XR 환경으로 확장, 개인화된 서비스와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후발주자 삼성의 '반전 카드'삼성전자는 XR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다. 현재 글로벌 XR 시장은 메타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다. 메타는 '퀘스트' 시리즈로 지난해 기준 VR 헤드셋 시장에서 77%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저가형 '퀘스트 3S'의 판매 호조로 4분기 점유율이 84%까지 상승했다. 애플도 지난해 '비전프로'로 고급형 XR 시장에 본격 진입했으나, 높은 가격(3499달러)과 콘텐츠 부족 문제로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애플 비전프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3%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가상현실(V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VR 콘텐츠 부족, 하드웨어 무게·발열·배터리 지속시간 등 기술적 한계가 성장 정체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기업용 수요는 교육·의료·군사·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범용성과 확장성, AI 기반 상호작용 등 차별화된 XR 플랫폼 전략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특히 기존 안드로이드 개발자 생태계를 그대로 XR로 확장 가능하도록 해 개발 허들을 낮췄다. 기존 모바일 앱 상당수가 수정 없이 XR 헤드셋에서도 실행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출시 초기부터 풍부한 콘텐츠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후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하는 카드로 평가된다. 구글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5'에서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함께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을 연말 출시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구글 유튜브 채널] ◆삼성-구글 연합, '스마트안경'까지 전선 확대삼성과 구글의 XR 협력은 헤드셋을 넘어 차세대 웨어러블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함께 스마트안경 개발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다. 구글 I/O 2025 행사에서 공개된 이 협력 프로젝트는 연말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 출시를 예고했다. 이번 스마트안경은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가 통합돼 독립형으로 작동하며, AI 기반 실시간 다국어 번역, 지도 길찾기, 음성 명령, 상황 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드웨어는 삼성이, 디자인은 젠틀몬스터가, 운영체제·AI 서비스는 구글이 맡는다. 10년 전 실패로 끝났던 구글 글라스의 한계를 넘어 본격적인 스마트안경 대중화를 겨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25~2026년을 기점으로 XR·AR(증강현실) 시장이 다시 성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AR 스마트안경 시장이 반등하며 내년까지 30% 이상의 연평균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 발전과 결합된 'AR+AI' 융합 트렌드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 전 제품에 관한 일정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2025-06-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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