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벤치마크 지수 중 인도 비중 커졌지만 밸류에이션이 높아 투자 부담"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증시가 빠르게 성장 중인 가운데, 외국인들은 지난달 인도 증시에서 정보기술(IT) 종목과 제약사 종목을 집중 매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6일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인도 중앙예탁결제원(NSDL)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FPI)는 지난달 IT 주식과 헬스케어 주식을 각각 403억 6000만 루피(약 6389억원), 519억 9000만 루피 어치씩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이번달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미국이 주요 수입원인 이들 주식에 외국인 자금이 몰렸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금리 인하로 비용 부담이 줄어든 만큼 미국의 소비가 늘어나게 되면 IT 및 제약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매체는 "외국인들은 지난 7월에도 1176억 3000만 루피 어치의 인도 IT주식을 사들였다"며 "이는 2022년 새로운 업종 분류가 시행된 이래 최대 월간 매수액"이라고 짚었다.
FPI 자금 유입에 힘입어 지난달 니프티 IT 지수와 제약 지수는 각각 4.7%, 6.6% 상승했다.
거짓 파이낸셜 서비스의 비케이(VK) 비자야쿠마르 수석 투자 전략가는 "최근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 속에 기술 관련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IT 및 제약주에 대한 외국인 관심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NSDL 자료에 따르면, FPI의 지난달 인도 주식 거래는 732억 루피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뭄바이 로이터=뉴스핌] 2020년 3월 사람들이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
벤치마크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는 등 인도 증시가 강세를 연출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인도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지수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3일까지 1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사상 최장 기간의 랠리를 연출하며 이 기간 4.7%가량 상승했다.
니프티50 지수는 올 들어 15% 이상 오른 상태다. 올해 169거래일 중 44거래일에 걸쳐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포트폴리오에서 인도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을 지켜볼지, 높은 가격이지만 추가 매수에 나서야 하는지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추가 매수에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인도의 중소기업에 투자하거나 다른 신흥 시장을 찾는 투자자들도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인도 증시에 대한 불안감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인도 가중치가 확대되면서 촉발됐다.
MSCI는 지난달 정기 리밸런싱(자산비중조정)에서 인도 주식 비중을 종전의 19.2%에서 19.8%로 확대했다. 지수 중 인도 주식 비중은 2020년 11월 대비 2배가량 확대된 것으로, 올해 말에는 22%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비중은 40%에서 20% 수준으로 급감했다.
M&G 인베스트먼트의 아시아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비카스 퍼샤드는 "인도와 중국의 비중 변화는 많은 투자 매니저들을 어려움에 빠뜨렸다"며 "(비중 변동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 내 인도 비중이 커진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도 인도 주식 비중을 확대해야겠지만, 높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인도 시장에의 접근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인도 증시 우량주들의 12개월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4배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주요 종목들의 PER이 각각 17배, 15배인 것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개리 탄은 "(인도 증시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이지만 밸류에이션에 있어서는 매우 신장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국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글로벌 신흥시장 투자 디렉터 제임스 쿡은 "인도의 경제 성장은 비밀이 아니다"며 "인도에 대해 비중 축소 상태를 유지하면서 밸류에이션이 하락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