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EU(유럽연합)가 지난 4일 27개국 회원 투표를 통해 중국 전기차에 최고 45.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확정 관세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중국이 보복 조치를 개시했다. 첫 번째 보복 타깃은 프랑스산 브랜디이며, 추가적인 보복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상무부는 8일 홈페이지를 통해 'EU산 수입 브랜디에 대한 임시 반덤핑 조치 시행 공고'를 발표했다. 상무부는 오는 11일부터 EU산 브랜디를 수입할 때 수입업체들은 예비 판정에서 결정된 예치금 비율에 따라 중국 세관에 예치금을 내야 한다.
상무부는 "EU가 브랜디를 중국에 덤핑 판매해 중국 내 브랜디 산업이 상당한 피해를 볼 수 있으며, 덤핑과 실질적 피해 위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예비 판정됐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1월 EU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대상은 200리터 이하 용기에 담긴 포도주를 증류해 만든 증류주(브랜디)로 특정됐다. 이는 코냑 등 프랑스산 브랜디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됐다. 프랑스는 EU의 대 중국 전기차 고율 관세 부과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였다.
이와 함께 중국 상무부는 EU에서 수입되는 돈육과 돈육 부산물, 유제품 등에 대한 반덤핑 및 반보조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다시 한 번 밝혔다. 또한 상무부는 대배기량 수입 내연기관차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중국 산업과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확고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상무부가 브랜디 이외에도 EU산 돈육, 유제품, 프리미엄 세단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한편 지난 4일 EU 회원국 투표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10개국이 관세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독일과 헝가리 등 5개국이 반대표를 던졌다. 나머지 12개국은 사실상 찬성으로 간주하는 기권표를 던졌다.
투표 가결로 중국산 전기차에는 기존 일반 관세 10%에 더해 7.8%~35.3%포인트(p)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EU는 중국과 협상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며, 추가 협상이 타결된다면 확정 관세 부과가 중단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지난달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디브 돔브스로우스키스 EU 통상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중국 상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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