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개발 중인 83종의 SMR 중 비경수로형 48개로 58% 차지
최수진 "SMR 노형 개발과 비경수로형 SMR 인허가 규제 기반 확보해야"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대한민국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인허가 경쟁력이 국제적인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물로 냉각하지 않는 비경수로형 SMR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관련 인허가를 진행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또 인허가 기반을 준비 중인 혁신형 SMR도 SMART100의 기술적인 개량형으로도 볼 소지가 있어 본질적으로 다른 SMR 기술에 대한 인허가 지침을 마련한다고 보긴 어렵고, 우리나라는 여전히 경수로형 SMR에 대한 인허가 경험만을 축적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핌 DB] |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동 중인 원전의 97%는 물로 냉각하는 900MW(전기 출력 기준)급 이상의 대형 경수로 원전인데, SMR의 경우 물로 냉각하지 않는 비경수로형 원전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 의원이 202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83종의 SMR 중 물로 냉각하는 원자로인 경수로형·중수로형은 각각 33개·2개, 비경수로형은 총 48개로 58%를 차지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는 현재 인허가를 추진 중인 21개 노형 중 8건이 경수로형, 13건이 비경수로형이다.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NSC)의 경우 현재 인허가가 진행 중인 9개 중 2건이 경수로형, 1건이 중수로형, 6건이 비경수로형이다.
대한민국은 비경수로형 SMR에 대한 인허가는 진행해 본 적이 없다. 다만 과거 탈원전 정책 추진 이전에 비경수로형 SMR에 대한 규제 기반 연구를 추진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 경수로형 SMR인 'SMART 원전'에 대한 인허가를 진행한 경험이 있고, 지난 9월 26일 SMART100(100MW급 전기출력 및 피동안전설계 반영)에 대한 표준설계인가를 받았다. 이는 건설과 운영 인가가 없는 1단계 수준이다.
일부 원자력 전문가는 "기존에 있는 경수로형 기술에 대한 심사를 SMART 노형에 맞추어 진행한 것이며, SMART와 SMART100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SMART100은 기술적으로 전자의 개량형으로 볼 소지도 있기 때문에 최신 기술을 접목한 SMR 노형을 심사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최 의원은 "현재 인허가 기반을 준비 중인 혁신형 SMR도 새로운 SMR 기술에 대한 인허가 지침을 마련한 것이 아니어서 여전히 경수로형 SMR에 대한 인허가 경험만을 축적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인허가를 담당할 신형로 규제심사 인력이 실질적인 전문성을 쌓거나 최신 글로벌 인허가 기준 및 기술개발 경향을 접하는 기회가 제한적이며, 혁신형 SMR에 대한 인허가 기반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는 인허가 및 규제심사 분야에서 글로벌경쟁력을 확보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의원은 "SMR 노형 다변화 없이 단일한 인허가 기준만을 고착시키면 도리어 국내 인허가 기준을 최신의 글로벌 기준과 호환되기 힘들게 고립시키는 악순환을 갖게 하고, 규제 인력의 전문성 및 글로벌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SMR 개발 및 인허가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조속하게 다양한 비경수로형 SMR에 대한 인허가 규제 기반을 확보하고, 국내에서 자체 개발을 하는 노형이 아니더라도 해외의 SMR 노형도 국내에서 설계·인허가부터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선도 SMR 기술이 대한민국을 거점으로 설계·인허가를 완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의 역량 있는 제조 및 건설기업들과 협력하여 육상과 해상 모두에서 SMR 제작 파운드리로서도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