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재판 결과 나올 때까지 책임경영해야"
등기임원 복귀·컨트롤타워 재건 등 치열한 고민
사법리스크 부담 여전,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준감위 만큼 고민해 보셨습니까"
삼성전자의 생존을 위해 '쇄신'을 강조한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다시 한 번 쓴 소리를 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와 컨트롤타워의 재건을 촉구한 준감위 만큼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느냐는 취지다.
이 위원장은 이 회장이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책임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정례회의 참석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찬희 삼성 준감위 위원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리는 10월 정기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2024.10.18 syu@newspim.com |
이찬희 위원장은 지난 15일 발간한 준감위 2023년 연간 보고서 발간사에서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된 질문에 이 위원장은 "(발간사)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발간사에서 하고 싶은 말씀은 충분히 드렸다"며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 때까지는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준감위 만큼 고민해보셨습니까'라는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발간사에서 "2023 연간 보고서에 전부 담지 못할 정도로 지난 한 해 많은 업무를 수행했다"며 "간혹 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비판하는 경우 '우리만큼 고민해 보셨습니까?'라고 반문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를 비롯해 경영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를 책임경영의 과제로 꼽았다.
준감위 뿐 만 아니라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복합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전면에 나서 인수합병(M&A)이나 신규 투자, 지배구조개편 등을 직접 끌고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따른 사법 리스크 부담 등으로 현재까지 미등기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5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컨트롤타워의 재건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라는 거대한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는 과거 미래전략실과 같은 정규화된 조직이 책임감을 가지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 위원장은 컨트롤타워 재건과 관련 "내외에서 의견이 다양하다"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 물으신다면 저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지만, 위원회 내부에서도 생각이 다르고 삼성 안에서도 여러 가지 생각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다만 사법리스크가 걸림돌이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이 항소하면서 항소심이 시작됐다. 자주 법원을 오가야 하는 상황에서 등기임원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
이 위원장은 이 부분에서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책임경영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발간사에서도 "사법리스크의 두려움에서도 자신있게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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