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우리는 표범이자 사자였다. 우리를 대신할 사람들은 자칼과 하이에나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 표범, 자칼, 양 모두는 여전히 우리가 세상의 소금이라고 믿을 것이다." '표범'(민음사)은 19세기 중반 수많은 공국으로 분열돼 있던 이탈리아가 통일되는 과정에서 힘을 잃고 몰락하는 시칠리아 귀족 살리나 가문 이야기를 다룬 대하장편 소설이다. 이탈리아 국민작가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가 썼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소설 '표범'. [사진 = 민음사 제공] 2024.11.25 oks34@newspim.com |
살리나 가문의 수장인 돈 파브리초는 자신이 아끼는 조카 탄크레디가 이탈리아 통일을 추진하는 주세페 가리발디의 혁명군에 합류하는 것을 지켜보며 귀족 시대의 종말을 예감한다. 얼마 뒤 가리발디의 군대가 시칠리아를 점령하고, 전장에서 귀환한 탄크레디는 기회주의자의 모습을 드러낸다. 탄크레디는 과거 돈 파브리초의 딸과 약혼한 것이나 다름없는 사이였지만, 전쟁이 끝나자 새로이 떠오르는 부르주아 계급의 안젤리카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돈 파브리초는 탄크레디에게 자기 딸과 결혼하라고 강요하는 대신 부르주아 여성과 결혼할 수 있도록 자유를 준다.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맞서지 않고 그저 냉소하며 최후를 맞는다. 실제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귀족 출신인 작가는 자신의 증조부를 돈 파브리초의 모델로 삼아 소설을 집필했다. 생전에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을 거절당했다.
작가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1958년 발간된 소설(원제 'Il Gattopardo')은 이탈리아에서 큰 인기를 얻어 '국민 소설'의 반열에 올랐다. 1963년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동명 영화로 개봉되어 제16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민음사. 376쪽. 17,000원. oks34@newspim.com